다음 정권을 생각한다고? 헛웃음만 나온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16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서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ICL) 재정비 요구가 잇따르자 “이자율을 낮추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음 정부에게도 부담을 주기 때문에 심각하게 고려해야할 사항”이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ICL 제도 자체가 높은 이자율과 일정 수준 이상의 학점 평점 등 까다로운 조건으로 대학생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장관의 이런 발언 자체도 따져볼 부분이 많습니다.

그러나 오늘 여기서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장관이 “다음 정부에 부담을 준다”는 부분입니다. 엄격하게 따지자면 어떠한 정부도 다음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는 정책만 시행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정부 주요 각료가 다음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는 정책을 펴려는 소신을 갖고 있다면 이는 그대로 좋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될 수 있다면 지금 정부에서 마무리 짓고 빚이나 부담을 다음 정부에 넘기지 않으려는 것은 국민에 의해 권한을 위임받은 기간에 공약을 실천하고 마무리 지어 다음 정부 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에까지 악영향을 주지 않으려는 것은 ‘책임’을 진다는 점에서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안 장관의 이날 발언이 목에 가시처럼 켁 걸리네요. 이 정부 들어 한 일 중 중요한 것을을 살펴보면 모조리 다음 정부는 물론이고 다음 세대에까지 큰 부담을 지운 것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전 정부인 참여정부도 현 정부에 많은 부담을 지운 것은 사실입니다. 국민 복지 개념을 강화하고 법령으로 강제하는 것들 때문에 MB정부의 기업프렌들리, 비즈니스프렌들리, 강부자 고소영 프렌들리 정책에 부담을 준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인이 현 정부는 과거 정부의 부담을 걷어내면서 다음 정부에는 그보다 큰 부담을 지울 일들을 애써 추진해왔습니다.  가장 중요한 4대 강 사업만 해도 그렇지요.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는데 그 돈을 제대로 충당할 수 없으니 수자원공사에 떠넘기고, 수자공은 사채를 발행해 조달하려 합니다. 결국 빚내서 공사하는 것이지요. 문제는 그런 금융 쪽의 빚만이 아닙니다. 강을 파헤치고 생태계를 교란시키며 보를 쌓아 보 주변이 상습 침수지역이 된다면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하느라 더 많은 돈이 들 것이니다. 이런 부담을 다음 정부나 다음 세대에 지우면서도 ICL 이자율 인하가 다음 정부에 부담을 지우므로 안된다는 말은 섭천 소가 웃을 일입니다.

세종시 수정도 그렇습니다. 세종시 수정안을 홍보할 무렵, 다음 정부에서 일르 다시 뒤집으면 어쩌겠느냐는 비판이 일자 정부는 “그렇게 할 수 없도록 현 정부 임기 내에 마무리 지을 것은 짓고 착공할 것은 착공하겠다”고 했습니다. 세종시 계획을 수정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여론은 과반에 못미칩니다. 곧 국민 절반 이상이 원안에 동의한다는 얘기인데, 그걸 되돌릴 수 없게 하겠다니요. 다음 정부에서 뒤집을 가능성도 큽니다. 얼마나 큰 부담을 지우는 일입니까.

흔히 말하는 ‘부자 감세’도 그렇습니다. 종부세니 법인세니 하는 것 뿐만 아닙니다. 현 정부 들어 간접세 비중이 현저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담배를 사도, 술을 사도, 마트에서 과자 하나 양파 하나 사도 붙는게 간접세입니다. 이건 소득이 많으나 적으나 사 쓰는 데 비례해 세금을 매기게 되지요. 그만큼 세금 매기기도 쉽고 거두기도 수월합니다. 반면 소득세니 재산세니 하는 것은 매기기도 어렵고 거두기는 더 어렵습니다. 반면 이는 소득이나 재산이 많은 사람이 많은 세금을 내고 적은 사람은 세금도 적게 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MB 정부는 부자들이 많이 부담할 수밖에 없는 직접세 비중을 낮추고 있습니다. 세금이란게 그렇습니다. 낮추기는 쉽지만 높이기는 어렵습니다. 그만큼 조세저항이 커지기 때문이지요. 높아진 간접세 비중(비율이 아니라)을 낮추려면 직접세 비중을 늘일 수밖에 없는데, 이미 감세한 세율을 상향조정하려면 다음 정부는 큰 모험을 해야합니다. 물론 해당되는 사람은 얼마 안되겠지만 조중동을 비롯한 족벌언론이 총대를 메고 ‘세금폭탄’ 어쩌고 하면서 국민을 호도하고 강력한 조세저항을 불러일으킬 거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다음 정부에 부담이 되기에 이자율을 낮출 수 없다고요? 좋습니다. 이자율을 낮추는 것이 다음 정부에 부담이 된다면 낮추지 않아도 좋습니다. 이자율을 낮출 것이 아니라 국립대 무상교육 같은 다른 대안도 있으니 말입니다. 사립대야 망하든 말든 비싼 수강료 받고 그에 상응하는 교육해서 귀족학교가 되든 말든 냅두고 국립대 무상교육만 한다면 대학 문제 자동으로 정리됩니다.

그러니 몇푼 되지도 않는(4대 강 삽질에 비하자면) 부담을 다음 정부에 지우는 것을 우려하는 만큼, 정말 큰 부담을 지울 4대강 삽질 그만하시고, 세종시 원안대로 추진하시고, 결자해지라 했으니 부자감세 철회하고 원래대로 되돌려 놓으십시오. 그게 정말 다음 정부, 다음 세대에 부담을 주지 않는 길입니다.

디지로그

경남도민일보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 체육부에 와서 경남FC, 내셔널리그 등 축구를 담당하고, 겨울시즌에는 창원LG세이커스 농구도 담당합니다. 물론 전국체전이나 각종 아마추어나 학교스포츠도 맡아 합니다. 원래는 뉴미디어, IT 등에 관심이 많고, 그에 따른 글을 많이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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