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O 출현? 엄청난 특종 기대에 들떴던 하루

좀 오래된 얘깁니다. UFO를 촬영했다고 들떠 온종일 여기저기 들쑤시며 알아보고 했던 일이 있습니다

파란색 원으로 표시된 안에 뭔가가 있습니다. 공중에 붕 떠 있지요.

이런 사진이 한둘이 아닙니다. 당시 초당 7.5매를 찍는 카메라로 연사를 했는데 일정한 궤적을 그리며 날아가더라구요.

이 사진입니다. 왼쪽 위에 떠 있는 미확인 비행물체(?)가 궤적을 그리며 날아갔습니다.

원래는 궤적이 생생하게 나오는 연속 촬영 사진이었는데, 하드 디스크 용량의 압박에 못이겨 사진을 많이 지우는 과정에서 다 지워지고 이것 한장만 남았네요.

지난 2005년 5월 4일의 일입니다. 당시 김해 한림면의 한 마을에서 노는 논에 자운영을 심어 땅위의 자운영은 베어 사료로 사용하고, 자운영이 콩과 식물이다보니 땅 속 뿌리와 인근에 질소를 붙잡아 두어 땅심을 북돋운다 해서 의욕적으로 자운영 재배를 시작했다는 보도자료를 보고 현장 취재를 나갔더랍니다.

풍물패가 자운영 꽃 속을 누비며 한바탕 신명을 풀어냅니다.

풍물패까지 동원해 한바탕 잔치를 벌였더랍니다. 인근 유치원 아이들도 소풍삼아 나와서 신나는 하루를 보냈지요.

이녀석은 지금도 그 모습이 선명하게 기억납니다. 온 몸이 끼로 똘똘 뭉친 아이인 듯 정말 신나게 놀면서 그런 신나는 분위기를 주변으로 팍팍 전해주는 재주가 있었지요.

하여튼 한나절을 투자해 주민 이야기도 듣고, 농업기술센터 직원, 마을 이장 등의 간단한 인터뷰를 하고 기자실로 와서 사진을 보니, 헉 미확인 비행물체(UFO)로 추정되는 날것이 사진 곳곳에 남아 있더라 말입니다.

당장 김해공항 관제센터에 전화를 했습니다. 그날 오후 시각에 일대를 비행한 기록이 있는지를 물었고, 또 비행물체를 띠울만한 39사, 경남경찰청, 도 소방본부, 양산 산림항공대, 해군 작전사 등에 일일이 전화를 했습니다. 또, 인터넷에 있는 UFO 동호회에도 해당 사진을 보내 자문을 의뢰하기도 했습니다.

메일 보낸 결과가 나오기까지 여러곳에 전화하는 과정에서 UFO일 가능성이 점점 짙어갔습니다. 그러고보니 다른 언론사 기자가 찍은 사진에도 하나씩 그런 이상한 점 같은 비행물체가 찍혀 있더군요.

비행체를 띠울만한 기관들에서는 하나같이 그 시각에 그 일대에 비행한 사실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혼자 찍은 것도 아니고, 그 일대에 비행체가 떴을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고, 이거야 말로 UFO를 촬영했다고 한참 업됐지요.

근데, 에궁 망했습니다. 결정적으로 UFO 동호회 관리자가 메일을 보냈는데 비슷한 사진을 여러장 첨부했더군요. 오래돼 받은 사진은 찾지 못하겠는데 하여튼 비슷하게 아래쪽에는 꽃이 흐드러지게 폈고, 위에는 뭔가 이상한 비행물체가 점으로 나와 있는 것이었습니다.

결론은 이렇습니다 “날아가는 벌을 찍어놓고 호들갑 떨지 마라”. 그렇게 호들갑 떨면서 한나절을 일했는데도, 결국 종이신문에 기사로 못나갔답니다. ㅠㅠ 당시 썼던 기사 원문입니다.

4일 오전 11시 35분께 김해시 한림면 안하리 상공에 확인되지 않은 비행물체가 사진에 찍혔다. 이에 대해 공군과 김해공항 관제센터에 이 시각 이 지역을 비행한 기록을 확인해 달라고 했지만 당장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안하리 들판에서는 한림농협이 마련한 ‘자운영 농법 쌀 생산단지 자운영 꽃축제’ 행사가 열리고 있었으며 한림면 장방리 에 있는 파랑새 자연어린이집 원아 30여명이 자운영 꽃이 활짝 핀 논 가운데서 ‘꽃싸움’을 하며 놀고 있었다.

그렇습니다. 대부분 꽃밭에서 사진 찍을 때는, 카메라 노출을 자동으로 맞췄더라도, 화창찬 날씨이기에 적어도 1/125 또는 1/250 정도 속도로 활영하게 되므로 벌이 그 순간 렌즈에 포착됐다면 점으로 표시된다고 합니다. 연속 촬영을 하면 일정한 궤적도 그리게 됩니다.

이제 완연한 봄입니다. 혹시 꽅밭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이상한 점 같은 것이 찍혔다. 그렇더래도 놀라지 마십시오. 거의 대부분 벌이 찍힌 것입니다. 그래도 뭔가 미심쩍고 쪽팔릴 각오가 돼 있다면 전문 기관에 사진을 보내서 한번 판정을 받아 보는 것도 괜찮을 것입니다. 혹시 압니까? 정말 UFO를 촬영했을지도.

그러고보니 작년 가을에 우리 신문사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코스포스 꽃밭에서 찍은 사진인데 뭔가 점 같은 것이 떠 있는 것이었지요. 이것 역시 전문가 판정 결과 벌이었습니다.

꽃밭에 나갈 때는 벌에 쏘이지 않게 조심하세요.

디지로그

경남도민일보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 체육부에 와서 경남FC, 내셔널리그 등 축구를 담당하고, 겨울시즌에는 창원LG세이커스 농구도 담당합니다. 물론 전국체전이나 각종 아마추어나 학교스포츠도 맡아 합니다. 원래는 뉴미디어, IT 등에 관심이 많고, 그에 따른 글을 많이 썼습니다.

%d 블로거가 이것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