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신문은 없어질 것인가?

창간 11주년 경남도민일보, 10년 후를 내다본다

1999년 5월 11일. 6200여 도민 주주가 힘을 모아 창간한 <경남도민일보>가 세상에 첫선을 보였다. 당시 <경남도민일보>는 ‘도민에게 드리는 21가지 약속을 했다. 그 중 맨 마지막 21번째 약속이 ‘쉽고 예쁜 신문을 만들겠습니다’였다. 그 약속을 구체적으로 “최신 컴퓨터 편집기(CTS)를 통해 편집하므로 신문을 스크랩하다 보면 잘 정돈된 한 권의 책이 됩니다. 미래의 신문은 시와 그림이 가득한 신문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미래의 신문은 과연 이처럼 환상적이고 예술적이고 독자의 구미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인가? 아니, ‘신문’이라는 매체가 살아 있기나 할 것인가? 사실은 아무도 모른다. 라디오가 발명됐을 때 신문은 없어질 것이라고 했으며, 텔레비전이 발명됐을 때 신문과 라디오는 없어질 것이라고 했지만, 아직도 두 매체는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매체 영향력이나 ‘건강한 생존’이라는 점에서 약간의 변화 내지는 위기가 있기는 하지만 생존은 하고 있다. 과연 10년 후에도 그럴 것인가?

◇지나온 10년

경남도민일보가 창간하기 10년 전인 1989년. 대한민국에는 비로소 퍼스널컴퓨터(PC)가 개인용으로, 업무용으로 막 보급되기 시작했다.

1980년대 초반 8비트 컴퓨터인 ‘애플’이 나오면서 PC의 가능성이 열렸다. 그전까지는 상당히 발달한 컴퓨터라고 해도 꽤 큰 덩치의 메인 컴퓨터가 있고 그에 연결된 모니터와 키보드만 있는 터미널 정도였던 시기였다. 그런데 내 책상 위에서 모든 일이 처리되는 중앙처리장치, 메모리, 저장장치, 입출력장치를 갖춘 컴퓨터가 출현한 것이다.

미국에서 애플 컴퓨터가 큰 인기를 끌면서 우리나라에도 애플을 복제한 PC가 출시됐다. 아울러 삼성이 SPC-1000, 당시 금성이 마이티 등 8비트 컴퓨터를 출시하면서 마이티는 업무용으로, SPC1000은 교육용으로, 애플은 개인용으로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8비트 피시는 그다지 오래가지 못했다. 1987년 무렵 IBM사가 16비트 컴퓨터를 내어놓으면서(286XT) 8비트 피시는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인텔의 공동 설립자인 고든 무어가 내놓은, 반도체 집적도가 18개월마다 두 배로 늘어난다는 ‘무어의 법칙’이 적용되던 시기였다. 그러나 2002년 2월 당시 황창규 삼성전자 기술총괄사장은 메모리 반도체의 집적도가 1년에 두 배씩 늘어난다는 ‘황의 법칙’을 내 놓으면서, 2007년까지 이를 실증 해보였다. 그만큼 하드웨어적인 기술 발전에 힘입어 소프트웨어에서의 발전도 눈부시게 이뤄졌다.

경남도민일보가 창간된 1999년은 이제 막 컴퓨터라는 녀석이 정보화 사회를 열어젖히고 있을 때였다. 당시 신문도 정보화 바람을 타기 시작할 때였다.

1990년대 들어 신문 제작에도 컴퓨터가 이용되기 시작했다. 기자들에게 노트북이 지급되고 초기형태의 전자조판시스템이 도입된 것이다. 제작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으며 더 다양한 정보를 손쉽게 제작할 수 있게 되면서 신문사 간 증면 경쟁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신문의 영향력은 최상이었다. PC 통신을 통해 신문 기사를 온라인 제공하게 됐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온라인에서 신문을 보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 아니었다.

정보 콘텐츠를 생산하고 보급하는 구실은 대부분 신문과 방송의 몫이었다. 그러나 세계적인 시사주간지 TIME이 지난 2006년 ‘올해의 인물’로 웹2.0시대의 능동적인 네티즌을 총칭하는 ‘You’를 선정할 때부터 더는 콘텐츠 생산 주권은 기존 미디어 독점물일 수 없게 됐다.

사용자제작콘텐츠(UCC)·블로그를 넘어 이제는 인맥 서비스(SNS·Social Network Service)로까지 사용자 참여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으며 이러한 서비스는 속보성과 정확성·신뢰도에 이르기까지 올드미디어를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대표적인 SNS인 트위터 한국인 사용자만 50만 명을 넘어섰으며 페이스북도 마찬가지다. 그러다 보니 기존 미디어 종사자들이 거꾸로 트위터를 통해 취재하는 등 취재 관행마저 바뀌고 있다.

이처럼 인터넷 환경·미디어 환경은 상전벽해의 변화를 겪고 있지만, 지역신문의 변화 속도는 그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경남도민일보의 대응

창간 이듬해인 2000년부터 인터넷 홈페이지를 구축해 본격적으로 온라인 영역으로 영역을 넓힌 경남도민일보는 그동안 변하는 뉴미디어 환경에 적응하고자 다양한 노력과 시도를 해왔다.

2004년부터 홈페이지를 리뉴얼하면서 객원기자 제도를 활성화 시키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하여 한때 객원기자로 온라인 기사 쓰기에 참여하는 사람이 100여 명에 이를 정도로 활성화됐다. 그러나 곧 1인 미디어인 블로그가 활성화되면서 객원기자들도 신문사에 기사를 써주기보다는 자신의 블로그에 소식을 올리는 것을 선호하게 되면서 객원기자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해졌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자 2008년 언론사로서는 최초로 메타블로그인 ‘갱상도 블로그'(http://metablog.idomin.com)를 개설하고 올드 미디어인 신문과 뉴미디어인 블로그와의 융합을 실험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에서의 컨버전스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종이신문에도 매주 1면씩 활자화함으로써 지면에 다양한 1인 미디어의 시각을 담고자 노력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의 블로그 활용은 그뿐만 아니다. 기자들이 생산한 기사를 다음 뷰 등 메타블로그로 전송함으로써 지역을 넘어 전국 이슈로 만들기도 했다. 대표적인 것이 2008년 4월 11일 메타블로그로 전송한 ‘친박연대 비례대표 1번 양정례 미스터리’ 기사는 당시까지만 해도 주류 언론이 전혀 눈길을 주지 않고 있던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결국 그가 의원직을 박탈당하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 또 그해 12월에는 크루존 증후군을 앓는 형제 소식을 블로그로 전송함으로써 하루 만에 3000여만 원을 모금해내기도 했다.

2007년에는 동영상 활용 보도를 도입해 경남TV 페이지를 개설하고 취재 현장의 다양한 동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SNS의 대표주자로 부상한 트위터에 경남도민일보 공식 계정(@gndomin)을 개설하고 다양한 소식을 트위터 이용자들에게 전하는 한편, 사회적 이슈가 되는 기사 발굴 등 소통에 직접 나서고 있다. 아울러 경남도민일보 기사를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SNS로 전송하는 것은 물론, 구글이나 라이브, 네이버 등의 즐겨찾기로 바로 보내기 기능을 추가해 소통 지수를 높였다.

그뿐만 아니라 아이폰 등 스마트폰 확산에 부응해 웹 표준을 따르는 모바일 페이지(http://m.idomin.com)를 구축해 서비스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진화하는 미디어 환경이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로 바뀌는 데 대한 대응으로, 기자가 취재한 내용을 단순히 종이신문에 인쇄해서 배포하거나 온라인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정도에서 벗어나 다양한 이용자 환경에 맞춤형으로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다.

◇앞으로 10년

그렇지만, 경남도민일보의 10년 후를 예측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지역신문뿐만 아니라 종이신문 자체가 사라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있는 만큼 10년 후의 도민일보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 한 일일 수도 있다. 세계 각국에서 진행 중인 미디어산업 재편 소식을 보면 신문산업의 앞날은 암담하다. 미디어 천국이랄 수 있는 미국에서 강력한 지방지들이 잇따라 폐간하거나 인터넷 신문으로 전환하고 있다. 유럽이나 일본 사정도 만만치 않은데 세계 금융위기 여파였다고는 하지만 지난 2008년 일본 최대 신문 아사히가 적자를 낼 정도로 사정은 나쁘다. 전 세계적으로 유료 독자 및 광고 매출 감소는 신문사의 직접적인 경영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생존가능성이 가장 희박한 것은 종이신문이다. 최근 아이패드 출시를 계기로 전자책 시장에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종이처럼 구부리거나 접을 수 있는 모니터도 가격 때문에 양산되지 않을 뿐 개발은 됐다. 뉴스 콘텐츠를 전달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종이’는 고비용·저효율 매체이다.

신문사와 그에 고용된 기자는 어떠할까? 최악의 시나리오는 둘 다 없어진다는 것이다. 그를 대신해서 전문적인 영역에서 활동 중인 블로거들이 신디케이트를 형성하고 온라인과 전자책 등을 통해 뉴스 콘텐츠를 제공하는 식으로 뉴스 생산과 전달 방식이 바뀔 것이라는 예상이다.

‘뉴스’나 ‘콘텐츠’ 자체는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더 중요한 정보로 될 가능성이 큰데도 ‘신문의 위기’가 거론되는 까닭은 전문적 저널리즘이 위기에 봉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즉 인터넷에서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는 넘쳐나는데도 신문은 그와 차별화 될 만큼 전문적이거나 심층적인 콘텐츠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속보성은 인터넷 뉴미디어와 경쟁 자체가 안되므로 결국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심층적인 분석을 곁들일 수 있느냐에 미래 신문의 사활이 걸려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순천향대 장호순 교수의 분석이 흥미롭다. 그는 원가를 적게 들이면서 양질의 신문을 만드는 저비용 고품질 전략이야말로 지역신문이 살아남을 방안이라고 보고 있다. 주민참여형 신문으로서 비용을 줄이고 주민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과 지역 뉴스의 포털 기능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남도민일보의 앞으로 10년도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외부의 끊임없는 변화와 도전에 반응하고 응전해나갈 것이다. 경남을 대표하는 미디어 기업으로 자리 잡기까지 여정은 험난하겠지만,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기에 경남도민일보의 변화는 계속될 것이다.

디지로그

경남도민일보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 체육부에 와서 경남FC, 내셔널리그 등 축구를 담당하고, 겨울시즌에는 창원LG세이커스 농구도 담당합니다. 물론 전국체전이나 각종 아마추어나 학교스포츠도 맡아 합니다. 원래는 뉴미디어, IT 등에 관심이 많고, 그에 따른 글을 많이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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