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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 근본적 변화 없인 생존 불투명

# 사례 하나. 스포츠 의류와 운동화 등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나이키(NIKE)의 최대 라이벌은 다음 중 어느 것일까? ①Reebok ②Adidas ③Puma ④닌텐도 Wii.

#사례 둘.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 4강 신화를 만들어냈던 2002년으로 돌아가 보자. 너도나도 붉은악마가 돼 ‘대~한민국’을 외쳤던 감동의 장면을 담은 사진 한두 장쯤 가진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 사진은 무엇으로 찍었을까? ①디지털 카메라 ②폰카메라 ③필름카메라. 또, 그때 가지고 있었던 휴대전화가 폴더였는지 슬라이드였는지 플립이었는지 바였는지 기억해보자. 컬러 휴대전화를 언제부터 가졌는지도 생각해보자.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부산에서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로 언론인 연수가 있었다. 연수 주제부터가 심상치 않다. ‘모바일 혁명과 미디어 전략’이다. 인터넷 환경변화도 아니고, 모바일을 ‘혁명’이라고 표현했다. 솥단지를 뒤집어엎듯 목숨을 바꾸는 것이 혁명이다.

그런 혁명적 상황 앞에서 지역 미디어가 살 길이 무엇인지 찾아보자는 것이었다.

다시 앞의 사례를 살펴보자. 2002년 당시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사진을 찍었다면 상당한 얼리어답터이다. 폰카로 찍은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2002년에는 삼성전자에서 월드컵 기념 에디션으로 금색과 은색 폴더형 휴대전화를 출시했다. 그 전에는 대부분 플립형 또는 바형 휴대전화였다. 2002년 말 쯤 해서 비로소 컬러 액정화면을 단 휴대전화가 출시됐다. 그러니 폰 카메라는 당시에는 상상 속에나 있던 개념이었다.

모바일 기술 발전을 얘기하면서 10년 전을 되돌아 보는 것은 의미가 없다. 불과 1년도 채 안 된 기술이 대중화되기도 하고, 사용한 지 몇 달 안된 기기를 마치 평생을 써왔던 것처럼 착각하기도 한다.

언론재단이 연수 제목에 ‘혁명’이라는 말을 넣은 것은 이런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인터넷을 넘어 ‘모바일’로 주도권이 옮겨가고 있으며, 모바일 혁명은 사람들의 삶을 통째로 뒤바꿔놓을 것이다.

그 단초를 앞에 든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모바일 혁명이 가속하면서 나이키의 최대 라이벌은 닌텐도의 게임기인 Wii가 되고 있다. 운동화는 개발 단계에서 수명을 600㎞로 한다는 말이 있다. 그 정도 걸으면 디자인에 물려 새 신을 신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많이 걷거나 달리는 사람은 1년도 안 돼 새 신을 사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닌텐도 Wii에 빠져 운동을 하지 않으니 신발이 팔리지 않는 상황이 온다.

이런 분석이 우스개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올 초 우리나라에 모바일 혁명을 불러온 아이폰에는 나이키 앱이 기본으로 탑재돼 있다. 지울 수도 없다.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iPod 음악을 들으며 운동을 권장하는 앱이다. 자신의 체중을 입력하면 걸은 거리, 체중 변화 등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이미 나이키는 산업 경쟁이 산업 내부에서가 아니라 서로 다른 산업간에 일어난다는 것을 예측하고 애플사와 제휴를 한 것이다.

그러면 ‘신문’ 그중에서도 ‘지역 신문’의 경쟁상대는 누구일까? 경남도민일보의 경쟁상대는 경남신문? 부산일보? 조선일보? 다 맞는 말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들과 경쟁해야 한다. 그러나 더 큰 경쟁은 뉴스 콘텐츠를 가지고 영화나 음악, 여행 등 각양각색의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소셜미디어와 벌여야 한다.

누구나 동등한 24시간이라는 한정된 시간을 가진 소비자들이 뉴스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간은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다. 뉴스보다 훨씬 재미있고, 훨씬 알차며, 훨씬 보람된 콘텐츠가 넘쳐나는데 뉴스를 보고 있을 사람은 드물다. 꼭 필요한 범위에서만 뉴스를 소비하고 다른 콘텐츠로 옮아갈 것이다.

급속한 IT 기술 발전은 이제 변화 주기를 분기로 단축했다. 이는 예측 가능한 미래가 3개월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번 연수에서 얻은 결과는 지역신문도 미래 모색의 패러다임을 혁명적으로 바꾸지 않고는 살길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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