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투표 안할래요? 투표공약 총정리

총선 투표일이 이제 20시간도 남지 않았습니다. 지난주부터 투표율을 끌어올리려는 여러 활동이 있어왔는데, 참 눈물겹기까지 합니다. 특히 유명인사들이나 영화까지 가세하면서 재미있는 사진들도 인터넷을 통해 급격히 퍼지고 있네요.

언론으로서는 최초로 제가 몸 담고 있는 경남도민일보에서 투표 인증샷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4월 11일 투표하신 후, 투표소 밖에서 인증샷을 찍어

경남도민일보 페이스북 페이지(https://www.facebook.com/idomin)
또는 독자모임(https://www.facebook.com/groups/dominreader/)에 올려주시거나
공식트위터(https://twitter.com/gndomin)에 멘션 주시면
12일자 신문 1개면을 여러분의 인증샷으로 꾸밉니다. 또한 가장 멋진 인증샷과 투표 독려 글을 올려주신 세 분을 뽑아 경남도민일보가 발간하는 월간지 <피플파워> 1년 정기구독권을 드립니다. 단 기표소 안에서는 사진을 찍으면 안 되고 특정후보 지지를 유도해서도 안됩니다.

총선을 이틀 앞둔 어제(9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은 투표율이 70%를 넘으면 미니스커트를 입고 노래와 춤을 추겠다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유명인사들의 투표 독려 발언은 안 원장이 처음은 아닙니다. 이외수 작가가 투표율 70$를 넘으면 삭발하겠다고 하자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는 자신이 직접 삭발을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탁 교수는 또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와의 딥키스를 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김 총수는 투표율이 70%를 넘기면 함께 〈나는 꼼수다〉를 진행하는 주진우 〈시사인〉 기자와도 딥키스를 했고, 지난 8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삼두노출 대번개 행사에서 1만5천 명의 관객에게 “투표율 70%가 넘으면 여러분에게 짜장면을 쏘겠다”는 통큰 공약을 내걸기도 했습니다.

방송인 김미화씨는 70% 투표율이 달성되면 1주일간 1자 눈썹으로 다니겠다고 공언했고 공지영 작가는 인기가수 아이유 코스프레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방송인 김제동 씨는 당초 투표율 65%가 넘으면 상의를 탈의하겠다고 공약했는데, 어제 ‘투표율 70%가 넘을 것으로 보고 미리 공개합니다. 온 몸으로 투표’라는 글과 함께 트위터에 자신의 상의 탈의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애초 김제동 매니저가 투표율이 70%가 넘으면 한 달 내로 결혼을 시키겠다고 말했는데요 투표일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외상’ 공개를 했네요.

해직언론인들이 제작하고 있는 〈뉴스타파〉팀은 빅뱅 코스프레를 공약했고 명진 스님은 투표율 70%가 되면 “빨간머리 가발을 쓰고 눈썹을 밀고 힙합바지에 개다리춤을 추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성인용 알몸 연극 〈교수와 여제자〉 주인공 엄다혜도 투표율이 60%를 넘으면 원하는 관객과 일일이 알몸사진을 같이 찍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엄다혜는 이에 앞서 투표율 70%를 넘으면 그리하겠다고 약속한 바가 있는데, 70%는 달성하기 어려운 수치라는 지적에 이처럼 희망 투표율을 낮춰잡았다네요. 엄다혜는 “내 공약으로 인해 투표율이 몇 퍼센트나 올라갈지는 모르나 국민이 투표하는데 보탬이 되면 무슨 짓을 못하겠느냐”는 자세랍니다.

정치인이 빠질 수는 없겠지요.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투표율이 70%가 넘으면 광화문 광장에서 후드티를 입고 티아라의 롤리폴리 춤을 추겠다고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고 심상정 통합진보당 후보는 지지자들과 살사댄스를 추겠다고 했습니다. 조준호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여성한복을 차려입고 당선자 수만큼 절을 하겠다는 이색 약속을 내놓았다.

정세균 민주통합당 후보는 투표율이 60%를 넘기면 노란색으로 염색을 하고,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의석 수에 해당하는 날짜만큼 보라색으로 염색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투표율이 70%가 넘거나 통합진보당이 원내교섭단체가 되는 날 ‘뽀글이 파마’를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투표율이 65%를 넘으면 태백산 정상에서 팬티만 입고 인증샷을 날리겠다고 약속했다.

이런 투표율 높이기 공약 못지 않게 눈길을 끄는 것도 많습니다.

4.11총선을 하루 앞둔 10일 오후 서울 중랑구 중화 2동 7투표소에서 현장점검을 하러 온 박원순 서울시장은 “4월 11일 투표안하실 검니까불이~ 투표합시다람쥐~ 박원순”이라는, ‘꺾기도’를 패러디한 손팻말을 들고 투표참여를 호소하며 인증샷을 찍었습니다.

영화 포스터 패러디도 눈에 띕니다.

국내 개봉해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영화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 패러디 포스터가 등장했습니다. 4월 11일 총선을 앞두고 온라인에 공개된 패러디 포스터는 두가지.

영화 속 이로인 캣니스가 활 시위를 당기는 모습의 메인 포스터 위에 “이제 승자의 룰이 바뀐다”는 원래 카피 대신에 “이제 투표의 룰이 바뀐다”는 재치있는 대사를 새겼네요. 또 티저포스터에서 ‘1600만 명을 사로잡은 베스트셀러 원작’ 대신에 ‘5천만 국민을 사로잡을 투표열풍’이라는 카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둘 다 영화 타이틀도 ‘판타지 액션 사부작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도 ‘선거 액션 4부작 헝거게임 투표의 불꽃’으로 바꿨습니다.

선거일인 4월 11일 개봉하는 김지운, 임필성 감독이 그린 인류 멸망의 3가지 징후 〈인류멸망보고서〉도 지난 주말 서울 시내에 재치있는 포스터를 붙였습니다.

“D-Day 4월 11일, 뿌린대로 거두리라!”는 큼직한 카피와 함께 좀비·로봇·혜성이라는 인류 멸망의 징후를 새겼는데요, 투표일에 개봉한다는 점에서 영화 홍보와 함께 정치권에 지난 4년간의 성과를 심판하는 날이라는 중의적 표현으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대한민국 대표 연기파 배우 윤제문이 주연을 맡은 영화 〈나는 공무원이다〉도 벽보 패러디를 공개했습니다. 공개된 두 개의 패러디 포스터는 ‘임금체불 X, 정년보장 O, 행복지수 200%, 화낼 일 없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라는 카피와 함께 훈남 미소를 짓고 있는 윤제문의 선거벽보 포스터와 화통하게 웃는 윤제문의 이미지 옆으로 ‘국민 여러분! 공무원을 잘 뽑아야 나라 행정이 잘 돌아가고 나랏일이 잘 풀려야 국민 여러분이 행복해집니다. 4.11 투표합시다’라는 투표 독려 카피가 들어있습니다.

여기에 제목을 활용해 새롭게 창당한 ‘나는 공무원이당’과 ‘평정심의 대가 윤제문, 저는 7월에 뽑아주세요~ 첫 주연작 개봉^^’이라는 코믹한 문구도 넣었습니다.

자 이처럼 선거가 축제 분위기로 바뀌고 있는데, 그래도 투표 안하시렵니까?

디지로그

축구가 좋은 축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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