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법원 판사는 변리사 자격 있는 사람으로 해야

특허법원 판사는 특허에 대해 얼마나 알까요? 판사라면 아마도 대한민국 안에서 법에 대해서는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특허법은 커녕 법원 근처도 가보지 않았던 경영인이 생각하는 특허법원 판사는 정말 “특허법에는 젬병”이랍니다.

24일 오전 창원호텔에서는 경남 IP 경영인 포럼이 열렸습니다. 특허 상표권 등 지식기반 재산권을 어떻게 확보하고, 어떻게 지켜 갈 것이며, 경영에 어떻게 접목시킬지를 고민하는 그런 자리였습니다.

이날 주제발표를 한 이는 IP 경영을 통해 제품 생산 관련 특허는 물론, 상품 제조 기계와 생산라인 등에도 특허를 갖고 있는 등 모범으로 꼽히는 회사 대표였습니다. 건강보조제품을 생산해서 국내에는 전혀 판매하지 않고 전량 수출하는 회사인데요, 그가 회사에서 어떻게 IP 경영을 도입하게 됐는지를 설명하고 실제 적용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문제를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생생한 노하우를 들으면서 때론 화도 나고, 때론 그가 존경스러워 보이기도 했습니다. 감탄도 했구요.

그 중에서도 특허 상표권 등과 관련된 소송에 대한 얘기를 그의 목소리로 전하겠습니다. 소송과 관련된 일인만큼 상대가 있기에 익명으로 처리했습니다. 또 일방적인 주장일 수도 있고, 특허 소송과 관련한 법원 판결이 다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만, 직접 당한 생생한 목소리는 경청할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강연을 들으며 메모했던 내용을 중심으로 그의 목소리를 재연해 봅니다.

창원상의 경남 IP 경영인 포럼. /창원상공회의소

특허 등록을 하지 않으면 분쟁이 일어나도 보호할 수가 없더라. 그래서 특허와 상표권 등 지식재산에 관심을 갖고 숱한 특허를 확보했다. 그러나 법의 맹점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변리사 자격증 가진 판사를 특허법원 판사로 하는 등 조처가 필요하다는 생각 많이 했다. 특허 소송 붙었는데 가사 전문 판사거나 형사 전문 판사 만나면 정말 답답하다. 특허재판 해보면 너무 힘들다.

바이어를 만났는데 우리 상표로, 심지어 회사 명칭까지도 똑같이 만들어 수출하는 업체가 있다고 알려주더라. 그러면서 어떤게 진짜인지 묻는데 황당했다. 수소문해서 해당 업체를 찾았고 소송을 시작했다. 재판 과정은 시간과 돈 뺏기고 피를 말리는 과정이다. 판사가 뭘 모르니 전부 다 우리가 증명해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상표권을 침해했다는 점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다.

상표권은 승소하고도 손해배상소송에서는 조정으로 끝나고 말았다. 판사가 상표권 침해로 손해를 봤다는 증거를 가져오라더라. 상표권은 연기와 같이 날아다니는 것이다. 상표권을 그들이 도용함으로써 우리가 손해를 봤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나. 여기다 상대 전략도 치사했다. 상대는 변론을 손으로 써서 내는데 일부러 틀리고 삐뚤삐뚤하게 써 내더라. 내용도 나는 아는 것도 없고 정말 가난한 회산데 저쪽이 법을 좀 잘 안다고 큰회사가 죽이려고 든다고 쓰더라. 그러곤 판사 앞에서 펑펑 운다. 그런 모습 보면서 할복자살하고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결국 피해액을 증명하지 못했고, 판사는 조정하라고 하더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특허분쟁에서 손해배상은 판사가 판결 안내려준다. 판사도 부담스럽다. 손해배상으로는 이길 확률이 0%일 것이다.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미국은 FDA, 유럽은 CE 검사를 받아야 수출할 수 있다. 1억원을 들여 FDA 성적서를 받았다. 그런데 또 우리 성적서 내용에 위쪽 상호만 다른 것으로 해서 만든 성적서를 한국 업체가 보여주더라는 얘기를 해주더라. 역시 어떤 게 진짜인지 묻는데 미치겠더라. 경찰에 고발했다. 우리나라 검찰이고 경찰이고 정말 힘 없다. 쌍방 눈치만 보면서 고발한 사람이 다해주기를 바란다. 고발했더니 증거를 우리보고 내놓으라 했다. 조작한 내용이 상대 회사 컴퓨터에 들어 있을 것인데 내가 어떻게 그걸 알아내나. 우리에게 알려준 바이어는 태국 사람인데 말레이지아에서 자료를 받았다고 했다. 경찰에 그렇게 얘기했더니 그 사람에게 가서 확인서를 받고 공증을 받아오라더라. 직원을 말레이지아로 보내 사정을 설명하고 확인서와 공증을 좀 해달라고 했지만, 한국 여러 업체와 무역을 하는 그가 해줄 리가 없지 않나. 결국 헛걸음하고 왔다. 그렇게 허술하게 조사 끝나고 검찰로 송치됐는데 무혐의 처리되더라. 돈과 시간만 날리고 남은 게 아무 것도 없다.

특허 소송 뿐만 아니라 특허 등록에도 문제가 많다. 액체나 분말 등 뭔가를 서로 섞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특허는 희석 비율이 매우 좁다. A시약이 5%, B 시약이 3% 들어간 제품이 있을 때 A시약 4~6% 처럼 범위 지정하는 것도 안된다. 딱 맞아 떨어져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특허 등록되면 성분이 다 공개된다. 다른 업체가 A시약 4%, B 시약 5% 식으로 특허 등록하면 된다. 따라서 액체나 화학물 첨가 같은 특허는 정말 보호해야 할 기술이라면 특허 등록하면 안된다.

정부 사업을 하려고 하면 특허 없이는 할 수 없다. 그러니 특허가 꼭 필요하다. 그러나 진짜 보호해야 할 기술은 특허를 냄으로써 기술이 유출되고 유사 특허를 방어할 수 없게 된다. 기업은 이러한 지적 재산을 스스로 지켜야 한다. 정부도 안지켜준다.

디지로그

경남도민일보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 체육부에 와서 경남FC, 내셔널리그 등 축구를 담당하고, 겨울시즌에는 창원LG세이커스 농구도 담당합니다. 물론 전국체전이나 각종 아마추어나 학교스포츠도 맡아 합니다. 원래는 뉴미디어, IT 등에 관심이 많고, 그에 따른 글을 많이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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