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방공호 어디 있을까?

경남의 방공호는 믿을 수 있나?

북한의 포격으로 연평도에서 민간인 2명이 숨졌다. 해병대원 2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다쳤지만, 사람의 목숨을 두고 비교할 일이야 아니지만, 전투력이 없는 민간인이 숨졌다는 것은 북한에 대해 전범 책임을 물어야 할 일이다. 국제법상 아무리 전시라고 하더라도 민간인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은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일까? 억울한 죽음으로 역사에 희미하게 남는 것으로 끝이어야 하는가? ‘전범’으로 처벌할 능력도 의지도 없는 대한민국에서 억울하게 죽어간 그들에게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였을까?

연평도 포격 당시 주민들이 대피할 방공호가 제 역할을 못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 지역에는 그러한 방공호가 몇 개나 있을까? 주민들은 그러한 방공호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을까?

창원시 진해구 제황산 아래 있는, 일제강점기에 만든 것으로 알려진 방공호를 가봤다. 진해우체국에서 제황산으로 가는 도로가 끝나는 지점에 있는 방공호는 비교적 양호한 상태로 보존돼 있었다.

육중한 철문으로 닫혀 있는 방공호에 들어서자 오른쪽으로 구부정하게 굽은 방공호가 모습을 드러냈다. 입구에는 ‘비상함’이라는 상자가 놓여 있고 상자 안에는 손전등 1개와 양초 1상자, 곽성냥 1통, 목장갑 1켤레가 담겨 있었다. 내용물만 확인하고 가져간 손전등으로 내부 탐색에 나섰지만 동굴 탐방은 허무하게 끝났다. 높이 2m 남짓, 폭  5m 남짓한 동굴로 20여m를 들어가자 블록으로 동굴이 막혀 있고, 틈새로 불빛이 새어나왔다. 동행한 창원시 공무원 말로는 맞은편에는 상가가 있는데, 보안 차원에서 블록으로 막아둔 것이란다.

동굴을 돌아나와 막혀 있는 상가 쪽으로 가봤지만 상가는 문이 닫혀 있었다. 상가 소유주에게 물어봤더니 예전에는 창고로 쓰기도 했지만, 이제는 막아두고 있다고 말했다.

둘러본 바로는 100여 명은 여유 있게 피난할 수 있겠고, 좀 고생스럽게 빽빽하게 둘러앉는다면 300여 명은 무난히 피날 할 수 있을 정도는 됐다. 양쪽으로 입구가 있어 포격으로 한쪽이 무너지더라도 생매장 당할 우려도 없어 ‘방공호’로는 안성맞춤이었다. 단지 흠이라면 바닥과 천장, 벽면 모두가 ‘생얼’이어서 울퉁불퉁 튀어나온 돌멩이와 고르지 못한 바닥이 불편할 것 같았다.

현대전은 공중전이라고도 한다. 각종 포와 미사일 등으로 적진의 주요 타격 목표를 초토화 한 뒤 보병을 투입하는 만큼 한국전쟁 당시와 같은 보병의 육박전은 거의 벌어지지 않는 반면, 눈이 없는 포탄에 민간인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더 커졌다.

일제시대 때에는 민방공훈련이 시도때도 없이 벌어졌다고 들었다. 해방 후에도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한달에 한번씩 책상 밑에 숨기도 하고, 교정 나무 그늘 밑에 숨어 귀와 눈을 가리고 입으로 호흡하는 훈련도 하곤 했다. 언제부턴가 그런 훈련은 없어졌으며, 그만큼 사람들도 경각심을 잃어갔던 것 같다.

물론, 그러한 훈련이 독재정권을 연장하려는 옳지 못한 의도 아래 만들어진 측면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민간인을 보호하려는 정부의 노력은 폄훼할 일이 아니다. 위에 첨부한 뱃지는 일제시대에 주민들에게 나눠준 것이다. 방공호에 숨을 수 있는 자격 증명, 즉 비표였다.

경남은 후방이라며 방공호 관리에 소홀히 해도 될까? 창원은 군수산업이 밀집돼 있는 곳이도. 진해는 작전사령부가 부산으로 옮겨가긴 했지만, 대한민국 해군의 핵심 역량이 밀집된 곳이다. 수영비행장, 김해공상, 사천공항, 39사단, 그밖에 공수부대, 해병대 등등 온갖 부대가 밀집해 있어 장기전이 벌어지면 임시수도 역할과 그 보위 역할을 해야 할 경남은 전쟁이 벌어지면 미사일과 공습의 제1 타깃이 될 지역이다.

그러한 우리지역에는 이러한 방공호가 얼마나 있을까? 그런 방공호가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운영되는지 주민들은 알고 있을까? 작전을 지휘할 벙커야 곳곳에 있겠지만 민간인을 보호할 방공호나 대피소 관리를 제대로 하긴 할까?

연평도 포격으로 살상당한 민간인과 국군을 애도하고 위로하는 일 못지않게 국민 생명 보호를 위한 시설물을 점검하고 보완하는 계기로 삼지 않는다면 억울한, 역사에 기록으로도 남지 않을 그러한 억울한 민간인 희생은 감달 못할 정도가 될 것이다.

디지로그

경남도민일보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 체육부에 와서 경남FC, 내셔널리그 등 축구를 담당하고, 겨울시즌에는 창원LG세이커스 농구도 담당합니다. 물론 전국체전이나 각종 아마추어나 학교스포츠도 맡아 합니다. 원래는 뉴미디어, IT 등에 관심이 많고, 그에 따른 글을 많이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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