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 지상파 TV로 ‘동네정보’ 얻어

서울 이외의 거주자 10명 중 6명은 지역신문을, 10명 중 2명은 지역방송 뉴스를 전혀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역 연고 매체보다 지상파 방송, 포털뉴스, 전국 일간신문 같이 전국 기반의 미디어가 제공하는 지역정보와 뉴스를 더 많이 이용하고 있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최근 ‘2010 국민의 뉴스 소비’ 보고서를 펴냈다. 이 보고서는 지난 2006년에 같은 주제의 연구를 진행한 뒤 4년 만에 나온 것으로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22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분석한 결과다.

연구 결과 부산·경남지역이 다른 지역보다 지역뉴스와 정보에 대한 수요도 많고 공급도 가장 많이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경남 지역은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 인구가 많아 독자적인 경제권이 형성돼 있어 지역매체도 그만큼 활성화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역정보를 가장 많이 얻는 매체로 지역거주 응답자의 55.2%가 지상파 TV 뉴스를 꼽았으며 14.1%가 포털뉴스, 13.1%가 전국일간신문이라고 응답했다. 정작 지역뉴스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지역 연고 매체들이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었다. 응답자의 5.4%만이 지역일간신문을, 2% 정도가 지역 주간신문을 지역 정보를 가장 많이 얻는 매체로 꼽았다.

특히 지역거주자들에게 지역신문과 지역방송 이용빈도를 물었을 때 전혀 이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지역신문 59.2%, 지역방송 뉴스 20.7%로 나타났다. 반면 거의 매일 이용한다는 응답은 지역신문 6.3%, 지역방송 16.7%에 지나지 않았으며 일주일에 3일 이상 이용한다는 응답까지 포함해도 지역신문 16%, 지역방송 뉴스 46.6%에 불과했다.

거주지역 규모별로 살펴보면 지역신문을 거의 매일 본다는 응답은 대도시 지역 응답자가 9.7%로 중소도시 4.8%, 읍면지역 4.0%보다 높았고 전혀 보지 않는다는 응답은 대도시와 중소도시가 비슷하게 높았다.

이는 지역 대도시 거주자의 지역정보에 대한 수요가 더 많고 지역신문의 발행 자체가 대도시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으로 분석됐다.엠바고? 오프 더 레코드? 재갈 채워!

우스갯소리 하나. 우리나라 최초의 엠바고는 무엇이었을까? 이순신 장군이 노량해전에서 전사하기 전 “내 죽음을 알리지 마라”고 한 것이란다.

취재원이 기자에게 보도를 유예하거나(엠바고) 보도하지 말 것을 요구(오프 더 레코드)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보도 유예는 특정 시점까지 정해서 요청하는데 대부분 미리 대중에게 알려짐으로써 일이 그릇되거나 사회 혼란을 불러오거나 하는 경우 요청하는 게 보통이다. 비보도 요구는 기자에게 일의 본질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설명하거나 지극히 사적인 견해이거나 할 때 요청하기도 한다.

이런 일은 자주 있진 않지만, 기자들은 대체로 이런 요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진 않는다. 기자로서 정보를 얻는 것은 개인이 아니라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해 위임된 일을 한다는 측면에서 ‘국민의 알 권리’를 앞서 생각하다 보면 비록 취재원과의 관계가 껄끄러워지는 일이 생길지라도 이런 요청을 거부하기도 한다.

이런 보도유예나 비보도 요청은 신사협정이지 법적 구속력이 있는 약속은 아니다. 국민이 알 권리를 충족하는 것이 일시적으로 일을 그르치거나 혼란을 가져올지라도 궁극적으로 사회의 건전성 유지나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다면 언제라도 깨어질 수 있는 약속이라는 뜻이다. 이순신 장군의 전사를 16세기에 기자가 이 사실을 보도했다고 해서 ‘군령 불복종’을 이유로 처벌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군령 불복종’이라며 출입기자 등록을 취소하거나 제한하는 조처가 벌어지고 있다.

청와대는 청해부대의 소말리아 인질 구출 1차 작전 실패를 보도한 부산일보에 대해 출입정지 1개월, 미디어오늘과 아시아투데이는 출입기자 등록 취소 결정을 내렸다.

이에 앞서 국방부도 같은 조치와 함께 사전 보도자료 제공 중단을 결정하고 다른 정부부처에도 이런 제재대열에 합류해 달라는 요청 공문을 보냈다. 일단, 청와대나 국방부 등 정부부처가 직접 출입기자 등록을 취소하거나 제한한 일은 언론탄압이 극심했던 5공 정권에서도 없었던 일이다. 보도유예나 비보도 약속이 깨졌을 때 출입 기자단에서 자율적으로 제재를 가하기는 했지만, 해당 기관이 직접 나선 일은 없었다는 얘기다. 일종의 ‘집단 지성’인데, 한 언론사가 이런 약속을 어겨야겠다고 판단한 것이 정말 합당한 이유가 있었는지를 거르는 장치이기도 하다. 그러한 ‘집단 지성’ 시스템에서 해당 언론사 제재가 거부당하자 정부 부처가 직접 나선 것이다.

여기서 따져봐야 할 일이 있다. 부산일보를 비롯한 3개 언론사는 엠바고 요청을 파기한 것인가? 엠바고 파기가 정보 제공을 중단할 만큼 중차대한 일인가? 나아가 엠바고 파기가 2차 작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우선 ‘엠바고 파기’에 대해서다. 일단 최초 보도한 부산일보나 미디어오늘, 아시아투데이는 국방부 출입기자로 등록돼 있지 않다. 국방부의 사전 브리핑과 엠바고 요청을 받을 위치에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부산일보는 제보로 1차 작전 실패를 알게 됐고, 선사와 선원들이 부산·경남에 있으므로 정보제공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보도했다는 견해다. 이후 국방부 요청을 받고 해당 기사를 인터넷에서 내렸다. 부산일보의 1보를 보고 미디어오늘이 보도했으며, 아시아투데이는 SNS인 트위터를 통해 소식을 접하고 보도했다. 이들이 요청받지도 않은 엠바고를 파기했다? 지나가는 개가 웃을 소리다. 1차 작전 실패 사실이 국민에게 당장 알려져서는 안 될 중차대한 기밀인가? 청와대까지 나서 출입기자 제재를 하는 모습을 보면 그럴 만하다 싶다. 실패한 소식은 국민에게 알려져서는 안 되고, 작전이 성공했을 때 주무부처인 국방부는 가만있고 대통령이 나서 소식을 전할 정도니 더 말해 뭣하겠나.

그러나 국민이 원하는 것은 정권 치적으로 내세울 소재가 아니라 우리 군의 현재 모습, 우리 국민의 생사와 안위, 국민을 지키고 보호하겠다는 정부 의지 같은 것이다. 실패했으면 어떤가? 전쟁에서, 전투에서 실패하고 패배했다고 반드시 잘못된 것일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럼, 부산일보를 비롯한 언론의 1차 작전 실패 보도가 이후 진행된 2차 작전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국방부는 1차 작전 실패 보도로 2차 작전에 지장을 초래하고 피랍선원 등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을 줬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비밀이라서 그랬다? 군 장비 제원과 성능까지 세세히 언론에 브리핑하고 작전 당시 동영상까지 제공해 비밀 중의 비밀인 한국군의 능력을 밝힌 국방부에 비하면 군 작전과 생명에 위협을 줬다는 주장 역시 동의하기 어렵다.

결국, 호재를 만난 정권이 비판적이거나 고분고분 따르지 않는 언론에 본때를 보임으로써 언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에 더도 덜도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 꼼수야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참 치졸하다.

※경남도민일보 2011년 1월 27일자 미디어면에 보도된 내용입니다. 기록차원에서 포스팅합니다.

디지로그

경남도민일보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 체육부에 와서 경남FC, 내셔널리그 등 축구를 담당하고, 겨울시즌에는 창원LG세이커스 농구도 담당합니다. 물론 전국체전이나 각종 아마추어나 학교스포츠도 맡아 합니다. 원래는 뉴미디어, IT 등에 관심이 많고, 그에 따른 글을 많이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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