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들인 국제적인 행사·축제, SNS 홍보는 걸음마 단계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 is the economy, stupid!)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이 후보시절, 당시 현직 대통령인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에게 날린 이 통쾌한 한마디가 그의 운명을 바꿔 놓았다. 여기에 빗대 다양한 패러디가 유통되기도 했다. 다시 이 말을 패러디하자면 이렇다. “문제는 마인드야, 바보야!(It is the mind, stupid!)”

도내에서 ‘국제’ 글자가 붙는 여러 행사가 있다. 당장 올해 가을에 열릴 대장경 천년엑스포나 산청 한방약초 축제, 통영 국제음악제 같은 것을 들 수 있겠다.

명색이 ‘국제’ 축제라는데, 누구를 상대로 홍보해야 할까? 이를테면 산청 한방약초 축제가 열리는 산청 군민들에게는 언제쯤, 어떻게 홍보해야 할까? 가까이 사는 경남이나 전북 주민에게는 언제 어떻게 홍보하는 것이 좋을까? 대한민국 국민에게는? 전 세계 지구인에게는?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사람이 사는 모습은 지구촌 어디라 해서 크게 다르지는 않다. 가령 한국인 중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국제 축제나 행사에 참가하고자 할 때, 이번 주말이 행사인데 바로 항공권 끊어서 갈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합천 대장경 엑스포가 10월에 열린다는데 일본에, 미국에, 중국에, 이집트에 있는 지구인이 행사에 참가하려면 어느 정도 준비기간이 필요할까?

적어도 오가는 시간, 비행기에서 허비하는 시간에다가 실제 행사장에서 즐길 시간을 포함해서 넉넉하게 계획을 잡아야 한다. 게다가 하는 일을 멈추고 휴가를 내거나 해야 하기에 적어도 반년, 넉넉하게는 1년쯤 전에 충분히 홍보해야 많은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대부분 국제 행사를 기획하면서 영문 홈페이지 하나쯤은 만들어두고 있다. 그리고 한국관광공사 등을 통해 국외 홍보에도 나름 애를 쓰곤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 세계에 수십억 개가 넘는 홈페이지가 운영되고 있고, 그 중 하나에 아주 흥미롭고 유익한 축제 홈페이지가 하나 있는데 누가 관심을 둘까를 생각해보면 그렇다.

발상을 바꾸면 길은 보인다. SNS다. 소셜네트워크의 장점은 실시간 소통과 무한대로의 네트워크 확장에 있다. 그런데도 지방자치단체나 행사 준비 주체들의 SNS 대응은 초보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시쳇말로 ‘안습’이다. 제대로 된 영문 페이지 구성이 안 돼 있으니 처음부터 외국인들과 소통할 기회가 없다. 전담요원도 없다. 그나마 담당하고 있는 사람도 적극적인 소통 마인드가 왜 중요한지, 어떻게 네트워크를 확산하고 ‘좋아요’를 이끌어 내는지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 한 번 받은 적도 없다.

반면 보령머드축제 조직위원회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오래전부터 페이스북에 영문으로 된 페이지를 마련하고 외국인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행사내용이 무엇이고 언제부터 어디서 하는지 등을 알리는 것은 그 나름대로 큰 의미가 있겠지만, 그런 정보를 접한 외국인들이 실제로 행사장에 찾아오게 하는 일은 교감과 소통이 없이는 어렵다. 그런 측면에서 외국인들의 질문과 댓글에 실시간으로 응대하면서 꼭 와보고 싶은 행사로 각인시켜가는 머드축제 조직위 활동을 보고 배워야 할 일이다.

그러면 경남에서는 왜 그리 못할까? 그건 바로 ‘마인드’가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경남 도내 SNS 운영 현황을 취재하면서 “전담 요원이 아니다. 다른 업무에 쫓겨 하루 1시간쯤 SNS 업무를 보고 있다”는 한결같은 담당자들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대부분 업무량이 많은데다 정책적 결정을 하고 방향을 잡아나가기에는 하위직이다 보니 어려움이 많다는 얘기였다.

지방자치단체라는 공무원 조직을 운영해가는데 신경 써야 할 일이 어디 한두 가지일까. 인사니 예산이니, 사업 추진이니 해야 할 일은 넘쳐나는데 특정 업무만 전담할 사람을 배치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는 것은 안다. 그러나 유행처럼, 다른 지자체가 하니 따라 하는 식이어서는 아니함만 못하다. 자치단체장, 적어도 국장급 이상의 인식 개선과 그에 따른 결단 없이는 지자체 SNS 대응은 겉돌 수밖에 없다.

문제는 마인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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