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모바일 환경 적응 ‘우왕좌왕’

“지난 2.14 창원전역의 강설시 시민여러분의 도움으로 원활한 대처가 이루어 졌다는 기사내용이 트위터에서 RT 되었내요.. 시민 여러분 감사합니다. RT @jgija: 폭설 대처도 이젠 트위터가 대세”

“@cwopenspace 헉, 퇴근도 안하시나요? 것도 토욜밤 늦은 시각에 트윗이나 들여다보고 있는 당신은 가족사랑에서는 빵쩜. ㅋㅋㅋ”

“@jgija ㅋㅋㅋ 오늘 비온다고 해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기사를 잘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전화통화 했던 담당자입니다. 지난 2.14이후 앞으로 비가 눈이오나 트윗질과 페북질을 해야 할것 같습니다. “

지난 2월 26일 밤 11시 넘어 창원시청 트위터 운영자와 내가 주고받은 트위터 멘션이다. 당시 경남지역에도 많은 비가 예보돼 있어 창원시청 공무원들도 비상근무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일러스트-경남도민일보 서동진 기자

이 일을 계기로 경남도내 각 지방자치단체가 SNS나 모바일 환경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살펴봤더니 일부 모범적인 사례를 제외하곤 대부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SNS 대표주자로 꼽히는 트위터는 그나마 안착한 것으로 보이지만 페이스북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지자체가 대부분인데다, 그나마 활용하는 자치단체도 본래 기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시늉만 하는 경우도 있어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최근들어 경남도를 비롯해 각 시군청이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QR 코드에 바탕한 모바일 페이지는 주로 일본인 관광객을 모집하는데 도움이 되게 일본어로 된 페이지로 연결되지만, 정작 직접 브라우저에 해당 주소를 입력하면 오류가 뜨거나 접속 자체가 안되는 경우도 많아 대표적인 모바일 환경 예산 낭비 사례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허술했다.

◇SNS 대응 우왕좌왕

지난 2월 14일 기습 폭설에 창원시청 트위터 운영은 지금까지 선례가 없는 훌륭한 운영이었다. 트위터를 모르는 시민이라면 이런 표현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창원광장(@cwopenspace)을 팔로잉 하는 트위터 사용자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최대 80mm 폭우가 예고되자 트위터 운영자가 밤샘 비상근무를 모니터 앞에서 하는 일이 생긴 것이다.

창원광장은 트위터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도 운영하고 있다. 폭설 같은 비상 상황에서는 트위터로 보낸 내용을 페이스북에도 그대로 보내지만, 평소에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분리운영해 두 매체의 특성을 잘 활용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경남도도 뉴 미디어 환경에 잘 대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남도청에서 운영하는 트위터 계정만 해도 4개에 이른다. 도정 홍보를 총괄하는 공보관실 계정(@gyeongnamdo), 정보화담당관실 계정(@feelgn), 도 소방본부 계정(@gnfire), 대장경 천년문화축전 계정(@tripitaka2011)이 그것이다.

그밖에도 창원시, 남해군, 하동군 등이 트위터를 잘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페이스북으로 오면 사정이 확 바뀐다.

지금까지 확인한 바로는 페이스북에 어떤 형태로든 계정을 개설한 지자체는 경남도, 창원시, 진주시, 김해시, 하동군 정도이다.

이들 중에는 개인이 운영하는 ‘프로필’로 페이스북을 운영하는가 하면, 공식 페이지가 아니라 팬 페이지로 운영하면서 한계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블로그와 트위터, 페이스북을 연동해서 운영한다면서도 정작 블로그에는 SNS로 보내기나 ‘좋아요’ 버튼마저 설치되지 않은 경우도 있고, 페이스북에 올린 정보에 대해서도 독자들의 반응 자체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대응 방법을 바꿔야 할 것으로 보인다.

 

◇QR코드, 왜 만들었니

사천시는 QR 코드를 통한 모바일 페이지 제작을 두고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벌였지만, 정작 사천시청 공식 홈페이지에는 해당 QR 코드가 등재돼 있지 않았다.

창원시는 시청 홈페이지에 QR 코드가 등재돼 있긴 했지만, 시 전체 관광 페이지가 아니

라 곧 열릴 진해 군항제 페이지 코드가 등재돼 있었다.

QR 코드를 통해 접속되는 페이지는 ‘http://gntour.mobi/해당지자체’ 주소를 갖고 있지만, 컴퓨터 웹브라우저에서는 접속할 수 없고 일본어 웹페이지(http://anabakorea.com/)로 바로 연결됐다. 스마트폰 브라우저에서는 해당 주소를 입력하고 직접 접속을 시도하거나 즐겨찾기 해서 볼 수는 있었지만 제한적으로 제작된 페이지여서 해당 지역의 풍부한 관광정보를 제공하는데는 한계를 보였다.

확인한 바로는 경남도내에서는 경남도를 비롯해 창원시, 진주시, 사천시, 거창군, 고성군 등 15개 시군이 해당 페이지를 개설했다. 그 중에서도 서울·부산·여수시 등 6개 지자체를 제외하곤 모조리 경남도내 자치단체였다.

사천시는 이처럼 QR 코드와 모바일 웹페이지를 개설하는데 1300여만 원의 예산을 들였다. 1년간 유지보수 계약이 포함돼 있긴 하지만, 대규모 콘텐츠 업데이트나 계약기간 종료 후의 관리에는 따로 예산을 들여야 하는 구조다. 이는 서버를 사천시가 소유하지 않고 있는데다 도메인 주소마저도 독립 도메인이 아니어서 사천시 소유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치단체마다 1000만 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놓고도 그것이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대한 최소한의 기술이전이나 시스템 관리운영마저도 외주업체에 맡겨두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일본의 피처폰(스마트폰이 아닌 일반 휴대전화기)에서도 인식 할 수있게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독자들이 댓글을 달거나 질문을 하는 등 소통할 창구가 마련돼 있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전담인력 배치 고려해야

이처럼 지방자치단체 SNS 운영이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전문가와 전담 인력이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남도 페이스북을 담당하는 김상원 인터넷홍보담당은 “페이스북 통해 질문도 많은데 해당 실과에 문의해 답변하고 있다”며 앞으로 “원스톱 민원 창구로 활용해볼까도 행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부서에는 6명이 일하면서 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 인터넷 방송 등을 한 명씩이 맡고 있지만 모두 다른 업무와 병행하다 보니 실제로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시간은 하루 1~2시간에 불과하다. 실시간 소통을 위해서는 모니터만 들여다보고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보니 답변이 늦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하동군청 하인성 씨는 인터넷 홍보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오래전부터 ‘긱스’ 블로그 운영으로 블로거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한 이다. 그렇지만 하동군 페이스북 페이지는 그가 개인적으로 테스트용으로 만든 것이다. 블로그와 트위터 운영도 하루 1시간 정도밖에 할애하지 못하는데 페이스북을 배워가며 운영하기에는 힘이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치단체에서 SNS를 직접 운영하는 당사자들은 전담인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 이 글은 경남도민일보 3월 3일 자 17면에 보도된 내용의 원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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