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3일 경남 정치권 소식(라디오 방송 대본)

이번에는 한주간의 도내 정치권 소식을 정리하겠습니다.

경남도민일보 정성인 기잡니다.

안녕하세요

Q.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문제가 지역은 물론이고 중앙정치권에서도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여당에서 재검토 또는 백지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고 하던데요, 어떻습니까?

한나라당 정두언 최고위원이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경제에 관한 대정부 질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동남권 신공항 입지를 언제 정할지 사람마다 말이 다 달라 지역민들이 혼란스러워 하는데다 심각한 지역 대결 구도까지 형성되고있는데요, 지난 설을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은 상반기에 정하겠다고 했고, 얼마전 정종환 국토부장관은 3월 내에 정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정두언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지난달 28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 이어 1일 방송에 출연해서 김해공항 확장론을 주장한 데다 백지화 주장까지 했습니다. (백지화 근거로 두가지를 들었는데요, KTX 완전개통으로 항공 이용객이 20% 정도 줄었다는 것과, 가덕과 밀양을 두고 지역 대결이 심각하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특히 이 사업이 이명박 대통령 공약사업이라 할지라도 수정할 수 있고, 또 수정하는 쪽으로 결론 날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도 비슷한 발언을 해서 여당과 정부인사들 사이에 사전교감이 있었던 게 아니냐… 이런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이 문제를 두고 한나라당 지도부가 내홍에 빠진 듯한 모습인데요, 안상수 대표도 언론과 인터뷰에서 타당성이 없으면 안 할 수도 있다면서 백지화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지역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중진 의원들로서는 거세게 반발했는데요, 이들은 당 최고중진회의에 참석, 안 대표의 발언 자제 요구에도 아랑곳 않고 “신공항 문제를 조속히 매듭지어 달라”고 촉구했답니다. 이처럼 한나라당 최고 지도부에서 백지화론이 자꾸 제기되는 것은 당과 청와대, 정부간에 모종의 깊숙한 의견교감아래 사업 자체를 백지화 하려는 시도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 밀양이나 부산 등 신공항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지역 출신의 국회의원들은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밀양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한나라당 조해진 의원의 경우, 대정부 질문에서 정부에 대한 비판을 제기했던데요?

그렇습니다. 조해진 의원은 근래 거의 신공항 유치에 정치생명을 건 듯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요 어제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정부가 ‘오락가락’ 하면서 불신과 반목만 쌓고 있다고 성토했네요. 정치권 내부의 다툼을 넘어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치닫고 있다는 판단인데요. 조 의원은 “신공항, 과학벨트, LH 이전 등 주요 국책사업과 관련해서는 정책관리 능력이 낙제점에 가깝다”고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Q. 김두관 지사도 정부, 여당을 향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어제 도청 직원정례조회에서 오락가락하는 정부정책에 비판을 쏟아냈죠?

예, 김두관 지사가 어제 오전 도청 정례 조회에서 작심하고 한 듯한 말로 어제 하루종일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에서 큰 관심을 끌었는데요, 정두언 최고위원 발언에 대해 김 지사는 “정부 여당이 갈등 조장해놓고 인제 와서는 아무 책임 없다는 듯 경남도민과 영남권 시·도민만 이상한 주민으로 몰아세우고 있다”면서 “정 위원은 경남도민에게 공개 사과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영남권 시도민들이 극도로 위기와 갈등이 조장돼 국론이 분열됐다고 한 정 최고위원의 말을 들며 “누가 국론을 분열시켰나, 영남권의 시·도민들이 국론을 분열시킨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정두언 최고위원에 대해서는 공개사과도 촉구했던데요?

김 지사가 할 말이 많은 듯했는데요, “국정을 책임지는 정부 여당의 엇박자, 신뢰할 수 없는 각종 발표 때문에 도민과 영남권 시·도민이 혼란스럽다면서 “정부 여당 스스로 이렇게 조장해놓고, 이제는 자신들은 아무런 책임이 없고 삭발과 언론 광고 등으로 노력하는 시·도민들을 마치 이상한 주민으로 몰아세웠다는 점에서 책임 있는 여당 최고위원으로 정 위원이 도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중앙일간지나 지역출신의 국회의원에 대해서도 소신 발언을 했지요?

아시다시피 김 지사는 마을 이장부터 남해군수 행자부 장관을 거쳐 도지사가 됐잖습니까. 그 과정에서 몸에 밴 지론을 말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가로막는 세력으로 중앙일간지, 지역 출신 국회의원을 꼽았습니다. 김 지사는 “중앙일간지는 지방을 다룰 수가 없는데다 중앙의 시각으로 보기 때문에 지역의 논리가 이해가 반영되지 못한다는 점을 들었구요,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면서 동시에 지역을 대표한다면서, 국회의원들은 지방자치에 대해 지원만 하고 간섭은 안했으면 좋겠다고 했네요.

Q. 4.27 재보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에서는 김태호 전 지사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요, 오는 5일 중국에서 귀국한다는 설이 있어요?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모레 오전 9시께 중국을 출발해 김해공항으로 입국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입국하면 이틀정도 거창에서 선영을 참배하고 입대를 앞둔 아들과 시간을 보낸 뒤 한나라당 공천 신청 마감 기한인 15일까지 김해에 머물면서 지역 여론을 살필 계획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무엇보다 김 전 지사 본인의 의중이 가장 중요할텐데요, 재보선 출마와 관련해서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원희룡 통화내용)

한나라당 원희룡 사무총장이 지난달 28일 김 전 지사와 전화통화 내용을 소개했는데요, 전화 통화에서 김 전 지사는 김해 을 보궐선거와 관련, “충분히 여론을 듣고 판단해보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네요. 김 전 지사는 또 “당의 고민은 충분히 알겠다”며 “현재 예비후보들 모두 훌륭하고 당을 위해 고생한 분인 만큼 공정한 규정에 따라 후보가 선정되기를 바란다”고 말해 불출마 가능성도 완전 배제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김 전 지사가 이번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의 히든 카드가 될 수 있을지, 정치권에서도 반응이 좀 엇갈리고 있던데요?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서울 종로구 자신의 집무실 로비에서 사퇴 기자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 전 지사가 과연 노 전대통령의 고향에서 당선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점치기 어렵겠지요.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한나라당 자체로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과 김태호 전 지사의 가상 대결구도 여론조사를 했는데, 정치 신인인 김경수 사무국장이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 것으로 나왔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그런 결과가 없더라도 봉하마을을 포함하는 선거구여서 ‘노풍’의 향배가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또 박연차 게이트의 장본인 박연차 씨가 사는 곳이기도 한데요, 박연차 게이트로 총리 인준에서 낙마한 김태호 지사가 출마했을 때 그와 관련된 각종 의혹을 헤쳐나가기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구요. 무엇보다 야당 도지사와 야당 시장에다 도의원, 시의원마저 야당이 장악하고 있는데요, 김맹곤 시장 역시 민주당이구요, 김해을지역 광역의원 4명 가운데 한나라당 출신은 1명에 불과합니다. 기초의원 9명 중에서도 한나라당 4명으로 야당이 더 많습니다. 이렇다 보니 걱정하는 한나라당 인사들도 있습니다만 일부에서는 청와대에서 경기 분당에 정운찬 전 총리, 김해을 김태호 전 지사 등 이른바 총리라인을 내세워 이번 선거에 임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구요, 현재의 저조한 지지세는 당 공천이 확정되면서 예비후보들이 정리되면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있긴 하네요.

– 야권에서는 재보선 전략을 어떻게 짜고 있습니까?

야권으로서는 오로지 ‘단일화’에 매달리고 있는데요, 오늘 민주노동당 경남도당이 기자회견을 하고 여론조사를 포함한 방법으로 후보 단일화를 다른 야당에게 제안했는데요, 아직 구체적인 답은 나온 것이 없습니다만, 다른 정당들도 단일화 해야한다는 데는 대체로 동의하고 있어 다음주 쯤 되면 어느정도 접촉이 이뤄지지 않겠는가 짐작합니다.

Q. 그리고 어제 국회도서관에서 한나라당 김재경 의원의 출판기념회가 열렸는데요, 한나라당 의원들은 물론이고 각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을 했다고?

예, 국회 대정부질문 마지막 날이었지요. 어제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김재경 진주 을 국회의원이 <산업 강국으로 가는 길> 출판기념회를 열었는데요, 박희태 국회의장, 정의화 부의장,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김무성 원내대표, 서병수 최고위원, 나경원 최고위원 등 현직 국회의원만 해도 50여명이었구요 이재오 특임장관, 최중경 지식경제부장관,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진수희 보건복지부장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김동선 중소기업청장 등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대거 모였습니다. 반면 같은 시각 대정부 질문이 벌어진 국회 본회의장은 썰렁했다고 하네요.

– 어떤 말들이 나왔나요?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11월24일 연평도 피격 현장을 방문, 보온병을 보고 포탄이라고 말했다. (사진=YTN 돌발영상 캡쳐)

예, 역시 안상수 대표였습니다. 보온병 포탄이니 자연산 발언 등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바가 있잖습니까? 이날 그런 물의에 대한 반성을 뜻하는지, 그런 물의마저도 대화 소재로 쓴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우리는 가끔 사고도 치고 하는데, 김재경 의원은 사고도 치지 않는다”고 추켜세웠다네요. 그러면서 지금은 김의원이 재선이지만 앞으로 3선 4선 하면 당 대표도 할 수 있고 큰 일을 해 나갈 수도 있다고 추켜세웠답니다. 박희태 의장도 “진주에서 대통령도 좀 해야지”라 했고 김무성 원내대표도 “국회의원이 돼 4번째 책을 출판하는데 저는 아직까지 한 권도 못냈다”며 “저보다 훨씬 좋은 의원인 것 같다”고 말했답니다.

Q. 최근 눈에 띄는 기사 중에 거제시장 집무실 바닥에 동판이 깔려있었다는 보도가 있더군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 어떻게 된 겁니까?

이 일이 언론에 보도되고 한때 포털 검색어 10위권에 들기도 하면서 누리꾼들이 큰 관심을 보였는데요, 지난달 초 거제시장실 보수공사를 하던 중 바닥 카펫 아래서 0.01mm 두께 동판이 118제곱미터 집무실 절반 정도에 깔려있더랍니다. 시에서 어찌된 일인지 알아봐도 설치 예산이나 시기 등 근거 자료가 아무것도 없었는데요, 권민호 시장이 직접 지시해서 직원들에게 수소문해 보니, 어이없게도 한 역술가의 조언에 따라 설치했다고 합니다. 지난 2003년 보궐선거로 당선된 김한겸 시장이 “시장실 아래로 수맥이 흐르고 있어 그대로 두면 큰일난다”는 역술가 말에 따라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그렇게 동판 작업을 한 뒤에도 역대 거제시장들이 줄줄이 비리에 연루되는 등 풍파가 많았던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거제시장은 초대부터 4대까지 3명의 민선시장이 줄줄이 검찰에 구속됐는데요, 초대 조상도 시장은 장목면 석산개발 골재채취 허가 과정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구요, 2대 양정식 시장도 칠천도 연륙교 공사와 관련해 시공사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자진 사퇴 후 구속됐습니다. 이후 김한겸 시장이 보궐로 당선됐는데요, 그런 상황이다 보니 수맥이 어쩌고 하는 역술가 얘기가 솔깃했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렇지만, 극비로 동판을 설치한 김 전시장 역시 비리에 연루돼 지난해 11월 검찰에 구속됐으니, 동판 효과는 없었나 보네요.

Q. 한편 민노당의 강기갑 의원도 임시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정부를 강도높게 비판했는데요. 특히 전세문제와 관련해서 국토부 정종환 장관의 투기 의혹을 제기했어요?

지난달 28일 경제 분야 대정부 질의에서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이명박 정부 3년’에 대해 “서민 곳간 갉아먹는 쥐인 줄 알았던 정부가 서민을 잡아먹는 탐욕스런 늑대였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는데요, 특히 전세대란 문제와 관련, 국토해양부 정종환 장관이 지난 2007년 분양받은 아파트를 전셋값이 급등하던 지난해 11월 5억 원짜리 전세로 임대한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강 의원은 또 구제역 사태와 관련해 축산농가 책임으로 몰아가는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를 지적하며 2차 피해 대책과 국회 내 국정조사, 추경예산 편성이 필요함을 주장했네요.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경남도민일보 정성인 기자였습니다.

예 고맙습니다.

※ 이 포스트는 진주MBC 라디오 프로그램 ‘오늘의 경남’ 프로그램 중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40분부터 10분 여동안 진행되는 인터뷰 원고입니다. 2011년 3월 3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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