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 그 사이 우리가 놓친것은?
이번 주 극장가는 국산과 수입 블록버스터가 맞대결을 벌이는 가운데 모처럼만에 <써니>가 관객 700만을 넘겼다는 소식까지 겹치면서 국산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고조되고 있다.
21일 오전 6시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강형철(37) 감독의 <써니>가 올해 한국영화 최초로 700만 관객을 돌파했다. 5월4일 개봉 이래 78일 만이다. 올해 첫 700만 돌파의 영광은 19일 새벽시간대 개봉 21일 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트랜스포머3>(감독 마이클 베이)에 빼앗겼지만 무척 고무적인 현상이다. 특히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감독 롭 마셜), <쿵푸 팬더>(감독 여인영), <트랜스포머 3>,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부>(감독 데이비드 예이츠)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시리즈물이 집중된 5~7월을 굳게 버티며 거둔 성적이라 더욱 값지다는 평가다.
여기에 더해 20일 개봉한 100억 원대 한국영화 <고지전>과 <퀵>도 흥행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21일 오전 6시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고지전>은 566개 상영관에 9만 6338명을 불러 모아 479개관에서 6만 5304명이 본 <퀵>을 상영관 수, 관객 수 모두 앞섰다. 그러나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2부>에는 못미쳐 2·3위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이처럼 블록버스터 대작이 맹위를 떨치면서 김기덕 감독이 우려했듯이 한국 영화 <풍산개>(감독 전재홍)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같은 날 <풍산개>의 상영관 수는 7개로 격감해버렸다. 관객 수는 755명에 불과했다. 전날인 19일 <풍산개>는 105개 상영관에 5366명을 앉히며 마지막 항변을 해봤지만 끝내 분루를 삼켜야 했다.
어쨌거나 한국 블록버스터는 <고지전> <퀵>에 이어 올 여름 잇따라 개봉을 예고했다. 8월 들어 <7광구>와 <최종병기 활>이 한주 차이를 두고 개봉된다. 지난해 여름 개봉했던 한국 영화 <이끼> <아저씨> 같은 영화가 블록버스터라기에는 민망할 정도의 내용과 흥행성적을 보인 데 비해 올 여름이 유난히 기대되는 까닭이다.
20일 개봉한 <고지전>과 <퀵>은 그동안 한국 영화에서 보기 어려웠던 ‘볼거리’를 다양하게 보여주면서 한국 영화 수준을 높였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여러 면에서 대조적이어서 서로 관객을 잠식하지 않으면서도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고지전>은 이른바 ‘웰 메이드 영화’의 계보를 잇고 있다. 리얼리즘에 바탕한 전쟁영화이면서도 함양 백암산에서 두 달 넘게 촬영한 풍성한 볼거리가 압권이다.
<퀵>은 제목처럼 쏜살같이 진행되는 속도감이 강점이다. 영화를 보면서 진지한 사색을 하고 주제의식을 좇아가는 관객도 있겠지만 풍경이나 음악, 그 밖의 다양한 영화적 요소들을 보고 즐기는 관객도 많다. 이들이 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액션 영화다.
‘블록버스터는 스크린 90% 이상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라는 비판에서 수용할 부분이 적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한국 영화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맞설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는 점에서 올 여름 피서는 극장으로 향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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