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왜 안철수에 열광하나

저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점도 알고 있습니다. 너무나 감사하고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민심을 쉽게 얻을 당연한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제게 보여주신 기대 역시 우리 사회 리더십에 대한 변화 열망이 저 자신을 통해 표현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성원해주신 분들을 잊지 않고 사회를 먼저 생각하고 살아가는 정직하고 성실한 삶으로 보답하겠습니다. 더불어 경쟁으로 살아가는 미래 세대들을 위로하고 싶습니다. – 안철수 교수 서울시장 불출마 기자회견문.

온통 안철수 열풍입니다. 2012년 말 있을 대한민국 맹주를 가리는 비무대회를 앞두고 일개 백면서생이었던 그가 쟁쟁한 방주들을 일초식도 제대로 펼쳐보이지 않고도 나가떨어지게 했기 때문입니다. 대선 비무대회를 앞두고 예선전 성격을 띤 채 진행된 서울시 맹주를 가리는 비무대회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방주가 온갖 초식을 전개하며 나경원 후보를 지원했지만 안철수 서생은 편지 한 장과 몇 마디의 말만으로 박원순 후보가 이기게 했으니 박 전 방주의 내상은 매우 깊을 것입니다.

민주당 손학규 방주도 큰 내상을 입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비무대회에 자신의 문파 사람을 내보내지도 못한 채 박원순이라는 서생을 대표로 출전시키면서 문파 체면이 말이아니게 됐으니 그러합니다.

한 때 대한민국 맹주를 보좌하며 무림을 주름잡았고, 무림을 떠나있다가 노무현재단이라는 문파를 기반으로 무림복귀를 노리는 문재인 서생도 자신이 온 힘을 기울인 부산동구청 비무대회에서 박근혜 전 방주에게 밀려 패했기 때문입니다.

안철수 서생이 일거에 이처럼 쟁쟁한 비무대회 출전 예정자들을 나가떨어지게 한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기존의 무림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한다는 얘기도 있고, 안 서생의 이른바 ‘공수권(空手拳)’이 지닌 파워에 있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그의 내공이 어느정도인지는 아직까지 초식을 펼쳐보인 바가 없어 알 수 없습니다.
이런 얘기도 눈길을 끕니다.

“앞으로 이 사회에서 살아갈 날이 많은 청춘세대들이 안철수에게 열광하고 있다. 대체로 전후세대가 그들에게 ‘왜 중소기업에 지원하지 않아 실업률을 높이고 외국인 노동자들이 들어오게 만드는가?’라고 힐난하고, 386 세대는 ‘왜 투표하지 않아 이명박을 만들었는가?’란 책임 전가를 했던 반면, 안철수는 ‘이런 사회를 만들어 미안하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안철수 밀어서 잠금해제> 서문 중에서.

‘안철수 현상’을 정면으로 다룬 책 두 권이 나란히 나왔습니다. 인터넷 논객 네명이 함께 쓴 <안철수 밀어서 잠금해제>와 이 땅의 민주화운동에 젊음을 바쳤던 필제 세명이 함께 쓴 <대한민국은 안철수에게 무엇을 바라는가>가 그것입니다.

<안철수…>는 인간 안철수 자체에 주목하고 그의 삶을 되짚어보면서 안철수 현상이 나타난 원인을 톺아봅니다. 반면 <대한민국은…>은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IT 등 안철수 바깥에서 안철수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었던 조건을 따져나갑니다. 씨실과 날실처럼 교차읽기의 즐거움까지 줍니다.

안철수 서생이 내년말 대선 비무대회에 출전하고 승리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과 건너야 할 강이 무수히 많습니다. 그 과정에서 무림 고수들의 암수(暗手)도 피해야 하고, 자신의 공수권도 더 단련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안철수 현상의 주인공은 안철수가 아니라 민심이라는 사실이다. 민심은 안철수라는 스타성만을 원하는 것도 아니고, 새로움만을 추구하는 것도 아니다. 민심은 새로운 패러다임과 새로운 대안적 리더십을 갈구하고 있는 것이다.”(<대한민국은…> 170쪽)는 분석은 끝까지 놓지 않고 가야 할 부분입니다.

또 안철수에 열광하는 청춘들에게 혹 안철수식 성공모델에 환각된 것 아니냐는 질문이나 ‘착한 이명박’이라는 지적(<안철수…>)도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무거운 주제입니다.

<대한민국은 안철수에게 무엇을 바라는가> 민경우 등 지음, 183쪽, 열다섯의공감, 1만 1000원.

<안철수 밀어서 잠금 해제> 한윤형 등 지음, 272쪽, 메디치미디어, 1만 4000원.

디지로그포유

IT와 최신 기술 동향에 관심이 많습니다. 세상이 하수상한지라 시사와 경제에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You may also li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