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날치기, 신 시일야 방성대곡

신(新)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

지난 번 명박 대통령이 방미하여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합의했을 때 에 우리 인민들은 서로 말하기를, “광우병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기로 한 것은 옳지 못한지라 오늘 이처럼 쇠고기를 전격적으로 수입하기로 결정한 것은 국민 건강을 크게 해칠 수 있는 일이요, 나라의 검역 주권을 남의 나라에 내맡기는 꼴이라 절대 해서는 안될 일이다”하여 서울에서 전국 방방골골에 이르기까지 관민상하가 촛불을 들고 반대하여 마지 않았다. 그러나 천하 일 가운데 예측키 어려운 일도 많도다. 천만 꿈밖에 온갖 독소조항이 즐비한 한미FTA 조약이 어찌하여 제출되었는가. 이 조약은 비단 나라 경제를 결딴낼 뿐만 아니라 헌법보다 더한 위력을 발휘해 나라를 통째로 미국에 갖다 바치는 꼴인 즉, 그렇다면 명박 대통령의 본뜻이 어디에 있었던가?

그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 국민의 성의(聖意)가 강경하여 거절하기를 마다 하지 않았으니 조약이 성립되지 않을 것인 줄 명박 대통령 스스로도 잘 알았을 것이다. 그러나 슬프도다. 저 개돼지만도 못한 소위 우리 정부의 협상대표란 자들은 자기 일신의 영달과 이익이나 바라면서 위협에 겁먹어 머뭇대거나 벌벌 떨며 나라를 팔아먹는 도적이 되기를 감수했던 것이다.

아, 반만년의 강토 사직을 남에게 들어 바치고 4천만 생령들로 하여금 남의 노예되게 하였으니, 저 개돼지보다 못한 협상대표단들이야 깊이 꾸짖을 것도 없다 하지만 명색이 국회의원이라는 자들은 국민의 뜻을 받들어 정부의 잘못을 꾸짖고 바로잡아야 할 자리에 있음에도 단지 정부가 제출한 안을 통과시키고자 국회를 파행으로 몰고가고 날치기 처리하고도 책임을 면하고 내년 총선에서 다시 국회의원이 되려 했더란 말이냐.

김청음(金淸陰)처럼 통곡하며 문서를 찢지도 못했고, 정동계(鄭桐溪)처럼 배를 가르지도 못해 그저 살아남고자 했으니 그 무슨 면목으로 4천만 동포와 얼굴을 맞댈 것인가.

아! 원통한지고, 아! 분한지고. 우리 4천만 동포여, 노예된 동포여! 살았는가, 죽었는가? 단군·기자 이래 반만년 국민정신이 한시간 사이에 홀연 망하고 말 것인가. 원통하고 원통하다. 동포여! 동포여!

11월 22일 한미FTA 및 부수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것을 보면서 100년 만에 나라를 다시 미국에 팔아먹은 역적도당을 꾸짖고자 장지연이 을사오적을 향해 날렸던 시일야 방성대곡을 패러디하다.

아래는 원문.

장지연의 시일야방성대곡이 실린 황성신문 1905년 11월 20일 자.

지난 번 이등(伊藤) 후작이 내한했을 때에 어리석은 우리 인민들은 서로 말하기를, “후작은 평소 동양삼국의 정족(鼎足) 안녕을 주선하겠노라 자처하던 사람인지라 오늘 내한함이 필경은 우리 나라의 독립을 공고히 부식케 할 방책을 권고키 위한 것이리라.”하여 인천항에서 서울에 이르기까지 관민상하가 환영하여 마지 않았다. 그러나 천하 일 가운데 예측키 어려운 일도 많도다. 천만 꿈밖에 5조약이 어찌하여 제출되었는가. 이 조약은 비단 우리 한국뿐만 아니라 동양 삼국이 분열을 빚어낼 조짐인 즉, 그렇다면 이등후작의 본뜻이 어디에 있었던가?

그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 대황제 폐하의 성의(聖意)가 강경하여 거절하기를 마다 하지 않았으니 조약이 성립되지 않은 것인 줄 이등후작 스스로도 잘 알았을 것이다. 그러나 슬프도다. 저 개돼지만도 못한 소위 우리 정부의 대신이란 자들은 자기 일신의 영달과 이익이나 바라면서 위협에 겁먹어 머뭇대거나 벌벌 떨며 나라를 팔아먹는 도적이 되기를 감수했던 것이다.

아, 4천년의 강토와 5백년의 사직을 남에게 들어 바치고 2천만 생령들로 하여금 남의 노예되게 하였으니, 저 개돼지보다 못한 외무대신 박제순과 각 대신들이야 깊이 꾸짖을 것도 없다 하지만 명색이 참정(參政)대신이란 자는 정부의 수석임에도 단지 부(否)자로써 책임을 면하여 이름거리나 장만하려 했더란 말이냐.

김청음(金淸陰)처럼 통곡하며 문서를 찢지도 못했고, 정동계(鄭桐溪)처럼 배를 가르지도 못해 그저 살아남고자 했으니 그 무슨 면목으로 강경하신 황제 폐하를 뵈올 것이며 그 무슨 면목으로 2천만 동포와 얼굴을 맞댈 것인가.

아! 원통한지고, 아! 분한지고. 우리 2천만 동포여, 노예된 동포여! 살았는가, 죽었는가?단군.기자 이래 4천년 국민정신이 하룻밤 사이에 홀연 망하고 말 것인가. 원통하고 원통하다. 동포여! 동포여!

디지로그

경남도민일보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 체육부에 와서 경남FC, 내셔널리그 등 축구를 담당하고, 겨울시즌에는 창원LG세이커스 농구도 담당합니다. 물론 전국체전이나 각종 아마추어나 학교스포츠도 맡아 합니다. 원래는 뉴미디어, IT 등에 관심이 많고, 그에 따른 글을 많이 썼습니다.

1 Response

  1. 마도사친구 댓글:

    너무 좋은글 담아갑니다
    http://stooory.tistory.com/511
    앞으로도 좋은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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