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우리 동아일보’ 발언
21일 자 경향신문은 3면 사진기사에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20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쇠고기 추가 협의 관련 브리핑을 하는 도중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언론들이 ‘우리 동아일보’ 같이 정확하게만 보도한다면…”이라 말했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 2008년 5월 21일 자 3면 보도.
이 자리에는 경향신문 기자만 있었던 것도 아니고, 동아일보 기자만 있었던 것도 아니다. 국내외 주요 언론사 취재기자들이 각사의 대표성을 갖고 참석했는데도 정부 관계자가 특정 언론사에 대한 우호적인 감정 또는 ‘내 편 의식’을 그대로 드러냈다.
현장에서 이 말을 들은 동아일보 기자는 기분이 어땠을까? 이렇게 정부에 몸담은 한 사람에게서 대놓고 내 편이라는 말을 들은 동아일보의 보도는 어땠을까?
####공식 석상서 편애 표시…입맛 맞춘 기사로 화답
동아일보 2008년 5월 21일 자 1면 보도.
동아일보는 21일 자 1면 머리기사가 “한미 ‘쇠고기 검역주권’ 문서로 확인”이라는 제목 아래 양국 통상장관 서한 교환…’수입금지 SRM’에 6개 부위 추가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기사에 붙여놓은 도표만 살펴봐도, 양국 통상장관이 서한으로 합의한 것의 외교적 실효성에 대한 검증은 제쳐놓더라도 국민이 걱정하는 30개월 이상 소의 수입에 대한 어떠한 논의도 없었다는 것이 드러난다.
결국, 국민 반대 여론이 빗발치니 소나기는 피한다는 시늉만 낸 것이라는 것이 뻔히 들여다보이는데도 정부 입맛에 딱 맞는 기사를 내보냈다. 정부가 편애해주는 데 대해 이런 기사로 부응했다.
설령,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에 대한 국민의 생각이 잘못되거나 과장된 정보에 따라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고, 백번 양보해 인정하더라도 그들이 모인 집회에서 “전기 요금 아깝다. 동아일보는 불 꺼라”고 외쳤다는 것은 이미 국민은 동아일보가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서는 국민 편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번에 정부가 나서서 ‘동아일보는 우리 편’이라고 대놓고 말한 셈이다.
이명박 정부는 이미 국민의 뜻과 대치되는 지점에 자리를 잡았다.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다. 양쪽에서 대립하고 있는 진영에서 모두 ‘동아일보는 정부 편’이라고 했으니 이제 남은 것은 동아일보의 응답이다.
“우리는 그래도 정부를 지지합니다”라거나 “우리는 국민의 뜻을 따를 것입니다”라거나, 이도저도 아니라면 “우리는 엄정중립으로 객관적 사실에 바탕해 보도하고 논평할 것입니다”라거나 하여튼 뭔가 답을 내놔야 할 것이다.
이런 사정에 대해서 미디어스 민임동기 기자는 수다떨기 블로그에서 통렬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
저기요.. 통상교섭본부장이 답변하기 전에 기자가 먼저 질문할때 “문화일보 기자 ***입니다”를
교섭본부장이 “동아일보기자 ***입니다”로 잘못들어서 그런겁니다. 비약하려거든 사실상황을 좀 파악이나하고하시죠.
김종훈 통상교섭 본부장 어무이가 돌아가셨던데… 이번을 기회로 정신차려야 할텐데… 생긴것도 뭐 같이 생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