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10층, 저러다 떨어지면 어쩔려고…

일요일, 느즈막하게 아침을 먹던 중 아내와 딸래미가 비명 비슷한 소리를 냅니다. 뭔가 싶어 창문 너머를 보니 그럴 만 하네요. 10층 높이에서 에어컨 실외기 수리를 하는 모양인데 안전벨트고 뭐고 아무것도 없이 그냥 난간에 매달려 작업을 합니다.

이렇게 실외기 위에 엎드려 배관 나사를 푸는 듯 합니다.

저렇게 왼손 하나로 자기 몸을 지탱하면서 안에 있던 사람과 둘이서 실외기를 들어올려 집 안으로 끌어들입니다. 한참 뒤에 보니 저 역순으로 실외기를 밖으로 꺼내서는 다시 그 위에 엎드려 배관을 연결하는 듯했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저기는 아파트 10층입니다. 다행히 별 일 없이 일을 다 마친 듯해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만, 만약 정말 만에 하나라도 무슨 일이 생겼더라면 싶은 놀란 가슴이 한참동안 진정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저런 안전불감증이 우리 주변에서는 흔히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한 보름쯤 전 우리 아파트 단지 재활용품 수거 차량에 정말 위태하게 탑승한 노동자 모습입니다.

오른쪽 위쭉에 걸터앉아 있는 사람 보이시나요. 물론 차는 서행했습니다. 시속 20키로도 안되는 속도였지요. 그렇지만 아파트 단지 안에는 불과 2~3미터 단위로 과속 방지턱이 곳곳에 설치돼 있습니다. 덜컹 잘못한다면 저 위에 있는 이는 중심을 놓치고 추락할 위험이 언제든지 있는 곳이죠.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걸터앉아 다닐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그닥 맘에 드는 구호는 아닙니다만, 여기 인용합니다. 점심먹고 30분 남짓 산책하는 창원대학교 안에 공사 현장이 있는데, 그곳에 붙어 있는 구홉니다.

안전사고 발생하면 나 자신만 서럽다는데요, 고용주가 저렇게 말할 처지는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어쨌든 안전사고가 나지 않게 노력해야할 주체가 저처럼 책임을 떠넘기듯 할 일은 아지겠지요. 그렇지만 정말 따지고보면 틀린 말은 아닙니다. 고용주가 안전에 대해 소홀하더라도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주장해야 할 일입니다.

제발, 사업장에서 지게차에 깔려 죽었네, 쓰레기 수거차량 안으로 빨려들어가 죽었네, 폐기물 수거차량에서 떨어져 죽었는데도 한참 지날 때까지 아무도 몰랐네, 탱크 안에서 질식사했네 하는(실제로 최근 1년 사이 내가 사는 경남에서 일어났던 사곱니다) 얘기는 그만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디지로그

경남도민일보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 체육부에 와서 경남FC, 내셔널리그 등 축구를 담당하고, 겨울시즌에는 창원LG세이커스 농구도 담당합니다. 물론 전국체전이나 각종 아마추어나 학교스포츠도 맡아 합니다. 원래는 뉴미디어, IT 등에 관심이 많고, 그에 따른 글을 많이 썼습니다.

1 Response

  1. 이윤기 댓글:

    보는 사람이 더 아찔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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