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위해 뛰는 공무원 덕에 참 행복(?)한 김해시민

김해 시민은 참 행복하다. 소신껏 일하는 김해시 공무원이 있기에 그렇다. 시장이야 욕을 먹든 말든, 내년 시장선거에 영향을 미치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고 정해진 시정 방침을 원칙에 따라 엄격히 지키려는 한 간부공무원이 있기에 이 자리를 빌려 상찬하고 싶다.

김해시탁구연합회라는 생활체육 동호인 모임이 있다. 이 단체는 해마다 5번 김해시 구산동에 있는 체육관을 빌려 탁구대회를 열고 있다. 한두 해 한 것도 아니기에 해마다 2월이면 체육관을 관리하는 시설관리공단에 연간 체육관 활용 계획을 제출해왔고, 대체로 이것이 받아들여져 왔다.

그러던 것이 이번에 문제가 생겼다. 2월에 제출한 계획에는 오는 8일 구산동 체육관에서 연합회장기 탁구대회를 개최하기로 돼 있었다. 문제는 8월 초 갑자기 시설관리공단이 대관할 수 없다고 통보하면서 시작됐다. 이유는 애초 다른 날짜 다른 장소에서 행사를 하기로 계획했던 다른 생활체육 동호인 모임이 날짜와 장소를 탁구연합회장기 대회가 열리기로 돼있던 9월 8일 구산동 체육관으로 바꿔 개최하려고 했기 때문이었다. 시설관리공단은 조례에 따라 ‘김해시가 주관’하는 이 행사에 우선 대관해야 한다면서 미리 예약돼 있던 단체를 배제한 것이다.

탁구연합회는 한 달여를 김해시와 시설관리공단에 찾아다니며 부당하다고 호소하고 바로잡아달라고 요구했지만 요지부동이었다. 그 과정에서 탁구동호인들에게는 ‘오해’가 쌓여갔다. 김해시가 체육회와 생활체육회를 통합했는데 통합 체육회에 가입하지 않은 단체를 배제하려 한다고 ‘오해’했으며, 김맹곤 시장은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을 것이라고 ‘오해’했다. 시장이 이런 사실을 안다면 대회 참가인원만 500여 명, 동호인 1000여 명에 이르는 동호회를 이렇게 괄시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순진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해당 조례에 규정돼 있는 ‘김해시가 주관하는 행사’라는 규정에도 불구하고 탁구대회를 몰아내고 열리는 행사가 ‘김해시 주최 단체 주관’이라고 항의하는 것은 본질은 보지 못하고 ‘지엽말단’에 매달려 김해시를 흔들려는 것으로, 그 공무원은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

김해시 탁구연합회장기 대회.

그렇다. 행사 참가 인원만 500여명, 동호인이 1000여 명에 이르는 단체를 시정에 비판적이거나 적대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장의 재선에 큰 악재가 될 수 있다. 원칙을 지키려는 이 공무원의 업무 태도 어디에 시장 재선거 따위의 정치적 판단이 끼어들 틈이 있는가? 기껏해야 12년 재임하는 시장을 위해 ‘생횔체육회’라는 단체를 몽땅 들어다 시장에게 바치려는 ‘음모’가 끼어들 여지가 있겠는가? 자신에게 권위와 권능과 권력을 위임한 시민,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충정이 절절이 배어있다고 믿을만하지 않은가?

과연 그 간부공무원은 동호인들의 믿음과 ‘오해’에 걸맞게 대답했다. 동호인들은 그 공무원이 시설관리공단에 전화해서 대관 단체를 바꾸도록 ‘압력’을 행사했다고 ‘오해’했지만, 그 공무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기억나지 않는다. 전화는 하라고 있는 것 아니냐. 요즘 세상에 무슨 압력을 행사하며, 한다고 먹혀들겠느냐”고 말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화법이다. 전화를 했는지 안했는지 기억나지도 않는데 무슨 ‘압력’ 운운하느냐는, 일 하다 보면 전화를 할 수도 있는 거지 그게 뭔 문제가 되느냐는, 마치 국회 청문회 증인이 오리발 내미는 화법과 닮았다. 그는 또 통합 체육회에 가입하면 문제가 해결 될 것인데도 정치적인 이유로 가입안하고 있다며  답답하다 했고 짜증 난다고도 말했다. 시설관리공단에서도 “시에서 온 공문과 조례에 따라 처리했다”고 말했다. 따지고 보면 전화를 했고 안했고가 무슨 대수이겠는가? 그게 압력이었으면 어떻고 청탁이었으면 어떤가. 시정 방침을 실천하려는 과정에서 조금 시끄러운 소리가 난 것일진대.

시정이라는 게 그렇지 않은가? 시장이 누구냐에 따라 시정 철학이나 중점 방침 같은 건 달라질 수 있겠지만, 궁극으로는 시민의 삶을 행복하게 해주고 질을 높여주고자 애써야 하는 게 시정 목표 아닌가? 그런 큰 틀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방침이란 것도 나오는 것이다. 그러니 일부 시민이야 오해를 하든 말든, 일부 시정에 불만이 쌓여가건 말건 정해진 방침을 흔들림 없이 지켜나가는 공무원이 있다는 건 바람직하지 않은가?

단지 아쉬운 것은 김해시와 경남생활체육회 사이에 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시정이니 정치니 체육회니 그런 데 관심 없고 오로지 생활체육을 통해 건강도 지키고 사람과 어울리며 행복하게 살고자 하는 시민이 그런 공무원에 대해 오해하고 시장에게 반감을 키워가고 있다는 것이다. 50만이 넘는 인구가 있는 김해시정을 펴감에 있어 0.2%에 불과한 일부 시정에 따르지 않는 세력이야 좀 무시하고 나머지 99.8% 시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공무원을 칭찬해야지 않겠는가? 설마 이번에 그리했다고 해서 ‘김해시에 노인은 몇 안되니 노인정책은 필요없다’거나 ‘아그들은 표가 없으니 어린이 정책은 필요없다’는 식으로 오버야 하겠는가?

경남도생활체육회는 김해시 체육회와 생활체육회 통합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경남도생활체육회 관계자는 “생활체육회는 민법에 따라 설치된 기관이고 나름의 체계를 갖춰 지금까지 운영돼 왔다. 생활체육회와 경남생활체육회, 김해생활체육회는 그간 어그리먼트가 형성돼 있다. 대회 참가하려면 그런 구조 속에서 참가신청도 하고 행정 협조도 하고 하는 사이다. 그런데 김해시는 생활체육회와 시 체육회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합당한 절차를 무시하고 밀어붙였다. 그런 단체에 가입한 단체를 생활체육회 가맹단체로 인정할 수는 없지 않은가? 당연히 생활체육회가 마련한 행사에 참가할 수 없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니 통합 체육회에 가입하는 순간 도 생활체육회에서 제명되고, 이후로는 다른 지역에서 열리는 모든 생활체육행사에는 참가할 수 없게 된다.

“시민 행복을 위해 일을 추진하는 김해시에 경남생활체육회가 간섭할 일이 뭐 있겠는가? 그저 건강을 생각하고 친목을 도모한다면 굳이 김해 말고 다른 지역 행사에 꼭 가야할 이유도 없을 터이니 그런 불편쯤이야 접고 시민 행복을 위하겠다는 김해시정에 적극 협조해야지 않겠는가? 시민 1000여 명이 겪는 불편이야 인구 50만을 넘는 김해시민으로서는 감수해야 할 일이지 않겠는가?” 그 공무원이 이렇게 생각할 리는 없을 것으로 믿는다. 그렇기에 양껏 상찬한다.

※이 글을 발행하고 여러곳에서 피드백이 왔습니다. 아마도 글을 쓰면서 지나치게 꼬아 써서 그런가 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대부분 반어법으로 읽으면 해석상에 문제는 없을 것 같은데, 하여튼 내 글 솜씨가 많이 부족했나 봅니다.

디지로그

경남도민일보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 체육부에 와서 경남FC, 내셔널리그 등 축구를 담당하고, 겨울시즌에는 창원LG세이커스 농구도 담당합니다. 물론 전국체전이나 각종 아마추어나 학교스포츠도 맡아 합니다. 원래는 뉴미디어, IT 등에 관심이 많고, 그에 따른 글을 많이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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