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핀 지리산 진달래, 철없는 것들이 너뿐이랴
지리산 해발 1300m에 진달래꽃이 활짝 폈답니다.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소장 김태경)는 해발 1300m에 일원에서 진달래꽃이 초겨울 날씨에 개화했다고 밝혔습니다.
진달래꽃은 4~5월에 피는 대표적인 봄꽃으로 이상기후에 따라 저지대에서는 흔히 볼 수 있었지만, 고지대에서 이렇게 개화한 것은 처음이라고 하네요.
이러한 현상은 생물학적으로 ‘불시개화’라고 하는데 외부자극으로 식물들의 생리현상에 영향을 주고 이상 생육을 유도해 꽃이 피는 시기가 아닌데 꽃을 피우는 현상을 말합니다. 잎눈보다 꽃눈이 먼저 나오는 식물들에서 주로 나타나죠. 개나리나 철쭉도 불시개화가 종종 일어나 눈에 띕니다.
과학적으로 보자면 가을 단풍 후 갑자기 따뜻한 날씨가 지속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자연 현상을 보고 나를, 우리 동네를, 우리 사회를, 우리나라를, 인류와 전지구를 빗대 생각하는 것도 자연스럽다 하겠습니다.
해발 1300m에 핀 진달래하기야 내가 한 번씩 운동 삼아 오르는 우리 동네 굴암산에도 지금 철쭉이 피었으니 어디 철없는 게 지리산 진달래뿐이겠습니까. 흔히 개나리, 철쭉, 진달래 이 녀석들이 철도 모르고 시도 때도 없이 피어댄 것도 근 10년 가까이 된 듯합니다.
처음 늦가을에 이 녀석들을 만났을 때는 신기하기도 했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철없는 인간이 경상도 말로 ‘천지삐까리’인데 어디 꽃을 철없다고 탓하겠습니까. 우리나라를 민주화시키고자 흘린 피땀이 얼마인데, 이제와서 다시 유신시대로 되돌아가려는 듯한 몹쓸 짓거리를 일삼는 세력이야말로 제대로 철없는 녀석들이겠지요.
누가 뭐래도 꽃이고 과일이고 사람이고 제철을 알고 철 들었을 때 아름답겠지요. 저렇게 철없이 핀 꽃이 제대로 제 수명인들 누리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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