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감, 너 어디까지 변신할거니

이맘때쯤이면 최고 제철과일은 뭐래도 단감일 겁니다. 물론 오곡백과를 수확하는 결실의 계절이니 단감뿐만 아니라 사과 배 밤 같은 과일도 거의 수확이 끝나갈 철이긴 합니다. 또 조생종 감귤은 벌써 시중에 유통되고 있기도 하지요.

하지만 다른 과일과 달리 단감은 아무리 잘 보관한다 하더라도 내년 5월까지 밖에 먹을 수 없습니다. 5월 이후면 다시 10월까지는 아무리 먹고싶어도 단감을 먹을 수 없게 된다는 얘깁니다. 그러니 제철에 많이 먹어 두는 것이 내년에 먹을 수 없는 기간에 먹고 싶은 욕구를 참아낼 수 있는 힘이 되지 않을까요?

사실 단감 저장방법을 찾아낸 것도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닙니다. 영도 정도로 저온창고에 저장하더라도 금방 홍시가 돼버리곤 했는데 ‘랩핑’이라고 비닐로 포장해서 저장하는 방법을 찾아내고서야 비로소 해를 넘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러니 농민들은 단감으로 할 수 있는 다른 것은 없을까 궁리를 했고, 몇가지 꽤 괜찮은 성과도 거뒀습니다. 다만 흠이라면 ‘단감’이 아니라 대봉감이니 고동시니 하는 다른 감과 차별화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이긴 합니다만, 같은 감끼리 키재기 놀이 할 일도 없는 것이니 단감 재배 농민들이 좀 더 나은 소득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되겠네요.

◇단감 말랭이

농촌에서 자란 나는 어렸을 때 말린 식품을 많이 접했습니다. ‘빼때기’라고 해서 생고구마나 삶은 고구마를 말려서 먹기도 했고 ‘올배쌀’이라 해서 찐 쌀을 바싹 말려서 먹기도 했습니다. 생고구마 빼때기는 소주 만드는 주정공장에 팔았고, 삶은 고구마 빼때기는 간식으로 씹어먹기도 하고, 춘궁기 보릿고개에는 죽을 쑤어서 먹기도 했습니다.

감은 크고 좋은 것은 잘 깎아 곶감으로 만들고 그렇지 못한 것들은 얇게 썰어 말려 역시 감 빼때기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단감이 아닌 떫은 감도 썰어 말리면 곶감처럼 단맛이 나는데, 겨울철 간식으로 그만이었지요.

두레박 사슴 단감 농장에서 단감으로 만든 감 말랭이

단감 판로를 걱정하던 창원시 동읍 용강리 두레박 사슴 단감 농장 이삼문 황해연 씨 부부가 단감을 말려 말랭이를 만들었습니다. 지난 1일 블로거 팸투어로 농장을 방문했을 때 황 씨가 맛보라며 준 단감 말랭이는 여느 떫은 감으로 만든 감말랭이하고 비교해도 단감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전혀 모를만큼 단맛도 좋았고 쫄깃한 식감도 최고였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곶감이나 감 말랭이에 단 맛이 나는 것은 떪은 맛을 내는 타닌 성분이 분해됐기 때문인데, 단감은 감나무에 달린채로 그런 변화가 일어나고, 곶감이나 말랭이, 홍시는 후숙 과정에서 타닌이 분해되기 때문에 단 맛이 나는 것입니다. 결국 모든 감에서 나는 단 맛은 타닌이 분해된 것이어서 똑같은 것이지요.

단감 1개를 4조각 내서 말린 것이라니 저래봬도 4조각 먹으면 단감 하나를 먹는 것입니다. 단감의 풍부한 영양소와 비타민 등을 섭취할 수 있다네요.

◇감 즙

이삼문 황해연 씨 부부는 농장 이름처럼 사슴도 기르고 단감 농사도 합니다. 그리고 두레박 힘찬 액기스, 두레박 힘찬 홍삼, 두레박 단감 말랭이, 두레박 단갑즙 같은 사슴과 단감 추출물을 직접 만들고 있습니다.

두레박 사슴 단감 농장 농장지기 이삼문 씨가 단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층 건물 1층에는 즙을 추출하는 착즙기가 4대, 감 깎는 기계 1대, 대형 냉장고까지 갖추고 있더군요. 꽤 투자를 한 듯했습니다. 특히 이들 부부는 오는 손님을 기다리지 않고 직접 블로그를 영하면서 적극적인 판로개척도 하고 있었습니다. http://blog.naver.com/lsmdeer1 여기가 그 블로그입니다.

팸투어에 가한 블로거들이 두레박 사슴 단감 농장에서 단갑즙을 시식하고 있다.

배즙, 무즙, 양파즙 등등등 온갖 농산물로 즙을 내어 먹지만 단감즙은 좀 생소한데요. 친환경으로 재배한 단감을 직접 가공해서 판매한다고 합니다. 한 봉지 시음해봤더니 지나치게 달지 않고 경상도 말로 ‘우리하게’ 달면서 한약재 맛도 크게 받치지 않는 게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었습니다. 영양분이나 가격 등은 위 사이트에 가서 알아보시고, 좋겠다 싶으면 주문도 하고 그러면 되겠네요.

◇단감 식초와 감초란

감 식초야 널리 알려져 있지요. 단감이라고 해서 식초를 못 만들 까닭은 없겠지만, 아쉽게도 이번 블로거 팸투어에서는 단감식초 만드는 농가를 방문하진 못했습니다. 다만 2~3일에 열린 창원 단감 축제 행사장에서 감초란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창원 단감축제장에서 금동농원 농장지기 구일모 씨가 감초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직접 단감으로 만든 식초에 달결을 띄워 만들었다고 하니 이 농가를 갔더라면 감식초 만드는 것도 볼 수 있었을 겁니다.

◇냉장 보관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단감도 이제는 저장기술이 발달해 수확 다음해 5월까지는 저장할 수 있습니다. 보관이 어려운 까닭은 다른 과일과 달리 단감은 수확 후에도 호흡을 하며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보통 과일은 꼭지를 떼면 바로 숨을 멈추지만 단감은 꽃받침도 붙어있고 숨을 쉬면서 홍시로 돼 간다고 합니다.

창원시 북면 감사농장 저온창고에 보관중인 단감.

하지만 0도 정도로 온도를 맞추고 랩핑이라고 해서 비닐로 포장한 뒤 보관하면 저장 가능하다고 합니다. 실제 내가 방문했던 창원시 북면 감사농장에는 저온 저장 창고를 갖추고 있었고, 품질에 따라 선별한 단감을 착착 쌓아가고 있었습니다.

어쨌거나 이번 블로거 팸투어를 통해 단감도 보통 감처럼 다양하게 활용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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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로그

경남도민일보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 체육부에 와서 경남FC, 내셔널리그 등 축구를 담당하고, 겨울시즌에는 창원LG세이커스 농구도 담당합니다. 물론 전국체전이나 각종 아마추어나 학교스포츠도 맡아 합니다. 원래는 뉴미디어, IT 등에 관심이 많고, 그에 따른 글을 많이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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