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네팔 봉사활동 태봉고 학생 무사해 정말 다행”
4월의 마지막날 밤, 경상도블로거공동체(경블공) 소속 블로거와 박종훈 경상남도교육감이 간담회를 했다. 2014년 11월 27일 했던 블로거 간담회에 이어 두 번째로 블로거들과 만난 박 교육감은 5개월 전에 비해 훨씬 세련되고, 훨씬 안정돼 있었으며, 스스로도 인정한 게 정치인이 다 돼 있었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맨 오른쪽)이 경블공 블로거들과 간담회를 했다.대화 주제에서부터 많이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만남에서는 무상급식에 대한 대화가 주를 이뤘다면 이번 만남에서는 무상급식에 대한 얘기도 나눴지만 교육 커리큘럼이나 학부모교육, 고교 선발과 배정제도 개혁 등 교육현장과 관련된 다양한 얘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도 했다. 여러 대화 주제 가운데 이 글에서 풀어낼 것은 네팔에 현장학습 갔다가 지진으로 제대로 활동도 못해보고 정부가 보낸 특별기로 귀국한 학생들 얘기.
대화가 거의 끝나갈 무렵 교육감 비서가 들어와서 교육감에게 귀엣말로 보고한 게 네팔로 봉사활동 겸 현장학습 갔다가 지진으로 일정을 취소하고 특별기 편으로 귀국한 학생들이 방금 인천공항에 도착했다는 것이었다.
짓궂은 질문 하나를 던졌다. 물론, 이런 저런 생각이나 말을 떠나 태봉고 학생들이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라는 전제를 깔고. “아이들이 무사해서 정말 다행입니다. 만에 하나라도 아이들이 위험한 상황에 빠졌더라면 교육감도 위기에 부닥쳤겠지요?”라는 것이었다.
그러자 지진이 나고, 태봉고 학생들이 네팔에 가 있다는 보고를 받고 나서 특별기로 아이들을 데려오기까지 있었던 여러 일을 술술 풀어놨다. 처음에는 대수롭잖게 받아들이던 정부 관료들에게 화가 났던 얘기부터 그들을 설득하려 애썼던 얘기까지. 박 교육감은 정부 관료들에게 이런 얘기까지 했다고 털어놨다. “이번 일에 제대로 대처하면 세월호로 입었던 데미지를 단번에 극복할 수 있다”라고까지 했다고 했다. 구호물자 수송기로 네팔에 보내고, 그 비행기로 아이들을 무사히 데려오면 그렇게 될 수 있다고 했다는 것.
팔로 이동학습을 떠났다 대지진으로 발이 묶였던 창원 태봉고 학생들이 30일 오후 특별기편으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마중나온 선생님, 학부모와 함께 무사귀환을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박 교육감 기대대로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정부는 특별기를 띄워 아이들을 무사히 귀국시켰다. 그것도 애초 5월 1일 새벽에 인천공항 도착 예정이던 것을 서너시간 앞당겨 귀국시켰다. 아이들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서 그런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더나 아이들을 무사히 데려온 정부 노력에 대해서는 박 교육감뿐만 아니라 간담회에 참석한 블로거들도 ‘다행’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그리고, 정말 있어서는 안될 일이지만 ‘아이들의 신변에 문제가 생겼더라면’ 하는 아찔한 상황에 대한 얘기가 오갔다. 홍준표 지사가 산청 간디고등학교를 ‘귀족학교’라고 도의회에서 몰아부쳤던 얘기까지 나오며 “만약 문제가 생겼더라면 태봉고 학생들이 현장학습과 봉사활동을 하려고 네팔에 갔다는 것은 묻히고 히말라야 트래킹 갔다가 사고 당했다며 마녀사냥이 시작됐을 것”이라는 의견에도 참석자들 대부분이 동의했다.
아이들이 무사히 귀국해서, 정말 다행이다. 그리고 태봉고를 2년 전 졸업한 청년도 태국에 갔다가 소식이 두절됐는데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소식도 공유했다. 다행이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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