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이 대한민국 대표 물놀이 고을인 까닭
경상남도 합천군 하면 많은 사람이 해인사를 떠올릴 것입니다. 신라시대 때 건립된 천년 고찰인데다 조계종 삼보사찰 중 하나이다 보니 합천군내에서 해인사 영향력은 절대적입니다. 어떤 조직이든 특정한 부분에 지나치에 얽매인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합천군은 해인사와 불교에 집중돼 있는 지역 관광산업을 다변화하고자 무척 애를 쓰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합천댐과 황강을 이용한 물놀이입니다.
사실 여름철이면 바다를 끼고 있는 여러 자치단체가 제가끔 특색을 살린 해변 축제를 개최해 피서객을 유혹하고 있습니다만, 바닷물이 아닌 민물에서 열리는 여름 축제로는 합천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고 봅니다. 전남 장흥군이 탐진강과 장흥댐을 중심으로 펼치는 장흥 물축제를 개최하고 있어 합천군과 쌍벽을 이룰만하다고 봅니다. 여름 레포츠 활동으로 손꼽히는 래프팅을 두고 보면 동강래프팅과 산청군 경호강 래프팅을 꼽을 수 있겠지만 오늘은 황강 래프팅에 대해 써보려 합니다.
황강 래프팅에 나선 블로거 팸투어단. @실비단안개7월 25~26일 이틀간 합천 황강 블로거 팸투어에 나선 우리는 26일 오후 황강에서 래프팅 체험을 했습니다. 합천호 하부댐 수문 아래서 시작해 2.3km 코스였는데 조금 빨리 진행해 1시간 남짓 걸렸습니다. 경호강에서 래프팅을 몇차례 해봤던 나로서는 다소 밍밍한 코스였습니다만, 경호강 래프팅과는 다른 매력이 넘쳐나는 곳이더군요.
래프팅 도중 선장의 명령으로 물에 빠진 선비님. 본인은 아니라고 극구 부인했지만 우리 배에 태우고보니 살짝 탈진 비슷하게 한 것 같았습니다. 물이 지나치게 차가웠던 것도 원인이지 싶습니다.우선 수온입니다. 1분 이상 물에 발을 담그고 있기가 어려울 정도로 매우 차가웠습니다. 알루미늄으로 된 노를 물 속에 그냥 쑥 밀어넣었다가 꺼내 만져보면 마치 갓 냉장고에서 꺼낸 맥주 캔 마냥 잡고 있으려니 손이 시릴 정도였습니다. 이유가 있었는데 합천호 하부댐에 고여 있는 물 중 상층부는 햇볕을 받아 따뜻해지겠지만 아래쪽은 햇볕이 들지 않다보니 저온을 유지하고 있답니다. 그 댐에서 수문을 통해 아래쪽 물을 하류로 흘려보내니 이처럼 저온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둘째는 풍부한 자연 풍광입니다. 우리는 오후 2시쯤 래프팅에 나섰지만 오후 4시 이후면 서쪽에 있는 절벽때문에 그늘이 지면서 물안개가 자욱하게 피어오른다고 합니다. 물안개와 어우러진 무지개까지 환상적이라고 했는데 그걸 보지 못해 아쉬움은 남았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갔을 때는 태풍이 온다는 예보가 틀리면서 마치 가을 하늘같은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이 아쉬움을 달래주었습니다. 아울러 경호강이나 동강 래프팅에서는 볼 수 없는 갈대숲이나, 합천호가 생기면서 물길을 잡느라 한 마을이 통채로 수몰됐다는 얘깃거리-스토리 텔링도 흥미를 끌었습니다.
다소 심심하다 싶은 코스도 장점이 될 수 있겠다 싶습니다. 코스 전체에서 한군데를 빼고는 마치 호수에서 뱃놀이 하듯 잔잔한 물결이었습니다. 모험과 스릴을 즐기려 했다면 실망스럽겠지만, 반대로 노약자나 여성, 어린이도 큰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는 코스이기도 했습니다. 노를 힘써 젔지 않더라도 잔잔하게 흐르는 물결에 따라 흘러내려가는게, 맥주와 치킨을 사와서 수상에서 파티를 벌여도 될 정도였습니다. 실제로 그리 하는 사람도 많다고 래프팅 지도자가 전해줬습니다.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그래도 코스가 너무 단조롭고 짧다는 점이었습니다. 지명은 정확히 모르겠는데 다리 아래로 보가 있는곳까지가 래프팅 코스였습니다. 래프팅을 마치고 보니 다리 아래 보는 물이 수직으로 떨어지는 그런 보가 아니라 완만하게 제법 물살을 일으키며 흘러내래는 보였습니다. 그 보를 보트를 타고 내려간다면 나름 스릴을 느낄 수있겠다 싶었습니다. 더 아래쪽까지 코스를 개발해 선택할 수 있게 하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래프팅 체험은 모아레벤트(0110-887-5271)로 문의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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