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불출마 선언, 촌놈 정치인의 두번째 좌절인가?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어느정도 예견했던 일이긴 하지만 시기가 묘한 여운을 남깁니다.

왜 그의 불출마를 예견했느냐면, 그는 상당히 승부사 기질이 강합니다. 그의 정치 이력을 살펴봐도 그렇습니다.  그는 서울대 강사로 있다가 돌연 이강두(거창)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옮겨간 뒤 1998년 경남도의원이 됐습니다. 도의원을 1번 하곤 곧바로 거창군수에 출마해 당선했지만 임기 2년도 채우지 않고는 2004년 당시 김혁규 경남도지사 사퇴에 따른 보궐선거에서 군수직을 버리고 출마해 당선했습니다.

2004년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서 장인태 새천년민주당 후보(사진 오른쪽)와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왼쪽에서 둘째)가 선관위에서 후보등록한 뒤 악수하고 있다. ⓒ 경남도민일보.

도지사 재선을 하고는 또 불출마를 했는데요, 당시 크게 두가지 설이 있었습니다. 당시 논란이 됐던 박연차 게이트 연루(실제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부담감으로 불출마했다는 시각과 총리나 장관 입각설이 있었습니다. 지나고 보니 어느 시각이 맞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로 그는 곧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되면서 김종필 총리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40대 총리 후보가 됐습니다. 그는 줄곧 지방에서 정치를 해왔고 4차례 선거를 거치면서 흔히 고위 공직자 임용시 문제가 되는 부정부패 3종세트(병역.위장전입.부동산투기)와도 거리가 멀었지만 결국 박연차 게이트 관련 거짓말이 들통나고 계속되는 말바꾸기로 총리가 되지는 못했습니다.

총리 낙마 후 그는 중국으로 유학을 갔다가 2011년 4.27 재보궐선거에서 최철국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치르게 된 김해 을 선거에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당당히 당선했습니다. 특히 이 지역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묘소가 있는 봉하마을을 포함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젊은 인구가 밀집한 장유지역을 포함하고 있어 그의 당선은 이변으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그는 주요한 정치적 변곡점이 있을 때마다 보통사람과는 다른 승부수를 띄웠고, 그렇게 정치 역정을 개척해온 것을 볼때 이번 불출마 역시 어떤 노림수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나중에 살펴보기로 하고요.

불출마를 예견했던 두번째 이유는 그가 새누리당 최고위원으로 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지역구(김해을) 관리에 소홀하면서 내년 총선에 출마하더라도 당선을 낙관할 수 없어보였다는 것입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그와 맞붙어 낙선했고,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홍준표 후보와 붙어 경남도지사에서 낙선했던 김경수 새정치민주연합 경남도당 위원장이 그간의 정치 실패를 바탕으로 재기 발판을 꾸준히 다져오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었습니다. 그래서 지역 호사가들 사이에서는 낙선 위험성이 있는 김해을을 버리고 그의 고향인 거창함양산청 지역구 출마로 방향을 돌릴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특유의 승부사 기질로 볼 때 그렇게 피해서 도망가는 정치인은 아닌 걸로 볼 때 김해을 출마나 아니면 불출마일 가능성이 컸습니다. 단, 불출마한다면 그것을 지렛대로 100% 활용할 것이 확실해 보였습니다.

또다른 이유는 그가 최근 거창지역 지인들과 함께 지리산 등산을 했는데, 이자리에서 불출마 가능성을 흘렸다는 점입니다.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3일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어쨌거나 조심스럽게 예측할 수 있었던 불출마 선언을 불쑥 하고보니 그의 노림수가 무엇인지가 궁금해집니다. 일단 그는 총선 불출마 이유로 자신의 부족함을 맨 먼저 꼽으면서 공부의 깊이를 더하겠다고 했씁니다. “최연소 군수, 도지사를 거치면서 몸에 밴 스타의식과 조급증은 지나치게 많은 사람을 만나게 했고, 반대로 몸과 마음은 시들어 갔다”며 “초심은 사라지고, 국민의 목소리를 들을 귀가 닫히고, 내 말만 하려고 하고, 판단력이 흐려지고, 언어가 과격해지고, 말은 국민을 위한다지만 그 생각의 깊이는 현저히 얕아졌다”는 겁니다. 정치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보고 우선, 하반기 개각에서 입각하거나 정부 출자.출연기관장으로 갈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당장 현 정부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최경환.황우여 부총리 등이 당으로 복귀하면 하반기 개각이 필요합니다. 인력풀이 얕은 여권으로서는 김 최고위원을 차출할 가능성도 점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김 최고위원이나 주변에서는 이를 부인합니다. 총선에서 낙선하면 정치생명이 끝날 수 있는데, 입각 역시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어쨋든 정치 생명을 이어가야 하는 김 최고위원으로서는 최악의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대선 행보를 예측해볼 수 있습니다. 한때 유력(!)하지는 않았지만 새누리당 내 차기 대선주자 반열에 올랐지만 지금은 존재감이 없는 그가 승부수를 띄웠다는 겁니다. 불출마를 선언하면서도 최고위원직은 성실히 수행할 것이라는 그의 이번 회견을 보면 그런 심증이 듭니다. 내년 총선에 구애받지 않고 최고위원이라는 현실적 힘을 십분 활용하려는 노림수일까요? 기자회견 일문일답에서 “좀 많은 사람들 만나고 더 이렇게 바닥 부터 민심 속에서 저 자신을 한번 성 찰해 보는 그런 시간들을 갖고 싶다”고 했다는데 이 말은 곧 밑바닥 행보를 통한 세규합 의지로도 읽힙니다.

마지막으로 진짜 제대로 공부하는 길입니다. 몇년 전 총리후보에서 낙마했을 때 일각에서는 촌놈 정치인이 중앙 정치권에 진출하려다 좌절했다는 시각이 있었습니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직에 오른 후 보여준 그의 행보는 전형적인 ‘촌놈 정치인’으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돌아가는 물정도 모르고 불쑥 불쑥 내지르기만 할 뿐 어느 것 하나 책임지고 거둬들이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이번 그의 불출마 선언을 촌놈 정치인의 두번째 좌절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광역단체 시장.지사는 국회의원 선수로 인정해 줍니다. 그렇다면 김 최고위원은 당내에서 4선 의원 급입니다. 그정도 되면서, 최고위원에까지 올라놓고도 그 ‘촌놈 정치인’ 때를 못벗었다면 그에게 정치인으로서의 싹수는 없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그를 지지하고 안하고를 떠나서 이번에는 그의 말 액면 그대로 제대로 공부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디지로그

경남도민일보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 체육부에 와서 경남FC, 내셔널리그 등 축구를 담당하고, 겨울시즌에는 창원LG세이커스 농구도 담당합니다. 물론 전국체전이나 각종 아마추어나 학교스포츠도 맡아 합니다. 원래는 뉴미디어, IT 등에 관심이 많고, 그에 따른 글을 많이 썼습니다.

5 Responses

  1. 익명 댓글:

    김태호가…..교육학박사라는 거 처음으로 알았다……….김태호가 옳은 말했다.( 공무원 주머니 채워준 ) 공무원연금법 통과시킨 김무성.문재인 비판하던데………김무성.문재인 담합으로 국민세금 낭비하게 생겼다.

  2. 익명 댓글:

    김태호같은 종합비리종합세트가 정치생명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 새누리 정치의 현주소.

  3. 최수현 댓글:

    김태호최고위원 같은 인물이 여야를 막론하고 많이 나와야 이나라 정치가 발전 할 것이다..생즉사사즉생 // 살려고 하는자는 죽을것이오 죽을려고 하는자는 살것이다 ////

  4. 익명 댓글:

    등치값을 좀 하시요…그 체격에 여우짓하는걸 보면 예전에 내시가 아니였나 하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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