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창원 통합 지역별 시각차 극명

황철곤 마산시장이 마산·창원시 통합 논의에 불길을 댕겼다. 보도에 따르면 황 시장은 지난 14일 점심때에 시청 출입기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하는 자리에서 “행정비용 절감과 연담 도시 간 중복투자 예방을 위해 박완수 창원시장과 양 시의회 등의 협의를 통해 마산 창원 통합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황 시장은 이런 통합방안은 마산이 지역구인 안홍준 의원과도 교감이 있었음을 내비쳤다.

마산과 창원을 축으로 하는 자치단체 통합 방안은 오래전부터 논의돼오긴 했다. 이해관계에 따라 때로는 함안을 포함하기도 하고, 때로는 진해를 포함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주영 국회의원이 자치단체 통합과 관련된 법을 제정하는 문제를 검토할 의향이 있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창원시가 마·창 통합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상황에서 황 시장의 발언은 뜬금없었을 수도, 정치적으로 계산된 발언일 수도 있었다.

문제는 이런 황 시장의 발언 배경이나 진의와는 관계없이 행정구역 변경(통·폐합을 포함)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지역 사회의 이슈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가 우왕좌왕하는 가운데서도 한결같이 강조하는 지역 정책이 기존 행정구역 단위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5+2 광역경제권’이나 ‘초광역권 개발’ 같은 경우가 그렇다. 특히 지난 14일 시·도 부단체장 회의에서 제시된 방안을 살펴보면 해묵은 이슈쯤으로 치부되던 ‘도농 통합’이라는 말도 등장한다.

마산시장으로서는 바다를 메우거나 그린벨트를 침범하지 않고는 변변한 산업단지를 조성할 땅이 없다는 점에서 답답할 수밖에 없다. 창원이라고 해서 별다르지 않다. 창원시가 2013년까지 대산면 가술리와 반계동, 성주동, 동읍, 북면 등에 공업용지를 조성한다고 발표하자마자 환경단체가 주남저수지와 재두루미 서식지에 너무 가깝다며 재고를 요구했다. 그래서 마·창 뿐만 아니라 함안군까지 통합한다면 3개 자치단체 모두 윈윈하는 정책이라고 구미가 당길 만도 하다.

황 시장의 이번 발언은 그래서 물 밑에서 이뤄지던 여러 논의를 물 위로 끌어올린 긍정적인 요인이 있다. 그렇지만, 자칫 이런 논의가 ‘경남도’라는 자치단체를 그대로 두면서 ‘마창 광역시’로 방향을 튼다거나 기초단체로 남더라도 다른 지역을 배려하지 않고 경남의 중추적 기능을 그대로 가져가는 식으로 된다면 다른 시·군의 반발을 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일을 보도하는 매체에도 눈길이 간다. <경남신문>이 15일 자 1면 머리기사로 보도했으며 <경남도민일보>와 <경남매일>은 하루 늦긴 했지만 16일 자 1면에 주요기사로 보도했다. 그러나 <경남일보>는 아예 보도하지 않아 마·창 통합을 보는 시각에 지역별로 차이가 있음을 짐작게 한다.

<경남도민일보> 2008년 7월 17일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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