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특보 출신의 매체 장악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 프로젝트가 어디까지인지, 끝모를 ‘언론특보’ 출신들의 언론사·언론단체 낙하산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신문유통원장에 임은순 전 경향신문 논설위원이 내정됐다. 그는 이명박 캠프 언론 특보 출신이다. 임 씨 뿐만이 아니다. 사장 취임 이후 기자 6명 해고 등 대형 징계를 단행한 구본홍 YTN 사장은 이명박 캠프 방송 상임특보 출신이다. 이미 이몽룡 스카이라이프 사장, 양휘부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 사장, 정국록 아리랑TV 사장, 김인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 회장, 최규철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 등이 안착했다. 현재 언론재단 상임이사 4명이 사표를 낸 데 따른 인선에서도 특보 출신들간의 경합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낙 언론 특보단이 많았기에 빚어지는 일이다.
이명박 캠프는 대선을 앞두고 지난해 한나라당을 통해 언론·방송 특보단 30명의 명단을 발표한 적이 있다. 이들 외에도 전·현직 언론인이 대선 캠프에 관여했다. 이들이 모두 한 자리씩 꿰차려면 지금 있는 언론사·기관·단체로는 부족할 것이다. 앞으로도 언론재단 이사장, 서울신문 사장, 교육방송 사장 등 이명박 정부의 낙하산 투하가 끊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이유다.
실제 <미디어 오늘>은 “이명박 대통령 선거 캠프에 있던 언론인 출신 인사 41명을 추적한 결과 4일 현재 23명이 공직에 있거나 언론계에 재직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피감 기관에도 다수의 전직 언론인이 포진해 있었다. 김종완 전 동아일보 편집국 부국장은 국민체육진흥공단 상무이사, 김현일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한국방송광고공사 감사, 신재민 전 주간조선 편집장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양휘부 전 KBS 창원방송 총국장은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 임은순 전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신문유통원장에 임명됐다.
이밖에 재외동포재단 사업이사로 강남훈 전 국제신문 정치부장이, 한국토지공사 감사에는 김용한 전 CBS 본부장이, 코레일 감사에는 김해진 전 경향신문 정치부장이 임명됐다. 각각 상임언론특보, 뉴미디어팀장을 맡은 김효재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과 진성호 전 조선일보 미디어 전문기자는 국회에 입성했다.
대통령 선거를 치르자면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그같은 역할을 할 특보단이 정권 창출 후 관련 기관단체장으로 진출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구본홍 YTN 사장이 잘 보여주고 있다. 그는 입만 열면 YTN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보장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지만, 정권 실세들과 코드를 맞추면서 대규모 해고 등 징계를 하는데 망설임도 없었다. 그렇게 대량해고함으로써 그는 정권 실세에게 눈엣가시 같았던 ‘돌발영상’ 프로그램을 폐지시키는 효과까지 거뒀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프로젝트가 어디서 어떻게 마무리될지 예측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쉽게 이루지는 못할 것이라는 점을 말해둔다.
<경남도민일보>2008년 11월 06일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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