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생각법] 사람들은 왜 남을 따라할까

남해안고속도로가 4차로로 확장하기 전이었고, 자동차 번호판에도 경남이나 부산 같은 지역명이 표기될 때였으니 10년쯤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주말 진주에서 마산으로 오는데 고속도로가 꽉 막혀 꼼짝을 하지 않더군요. 그 전에 고속도로 막힐 때 우회로를 들은 기억이 있어서 지수 나들목에서 빠진 뒤 지방도로를 따라 의령까지 왔고, 의령서는 다시 군북을 향해 달렸습니다.

그때까지는 아무 문제 없었는데 어느 순간 보니 그 길도 꽉 막혀 있었습니다. 왼쪽으로 보니 장지나들목으로 가는 길이 보이는데 그쪽은 원활하게 통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논길로 차를 몰았습니다. 그러자 내 차 뒤로 줄줄이 따라 오는 겁니다. 사실 나는 그 길로는 초행이었기에 자신이 없었지만, 내 뒤로 차가 줄줄이 따라오는 것을 보곤 이 길이 맞다고 착각하고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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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뿔싸! 강 둑에 가로막힌 막다른 길이었습니다. 그제서야 차를 돌리려 했고, 많은 차가 막다른 길에서 차를 돌리려다보니 몹시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냥 밀리는 길을 그대로 따라간 것보다 더 시간이 걸렸습니다.

먼저 간 사람은 자신은 없지만 뒤에서 따라오니 바른 길이라 생각하게 되고, 뒤따르던 사람은 앞 사람이 가니 바른 길이라 생각하면서 모두가 잘못된 길로 갔고 오히려 시간과 연료까지 더 허비하게 됐습니다.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대구에 사는 동생이 어느날 옷 가게를 차렸습니다. 빙빙 돌아 100m 남짓한 골목이었는데, 그전까지는 막창구이집, 통닭집, 삼겹살집 등등 먹고 마시는 업종만 있던 곳이었는데 동생이 옷 가게를 차리자 그야말로 ‘대박’이 났습니다. 하지만 2년이 채 안돼 비슷한 가게가 4개나 더 생겼습니다. 한 개 생길 때마다 매출은 뚝뚝 떨어졌습니다. 2개가 생길 때까지는 그래도 주인 취향이 다르다 보니 공존공생할 수 있었지만 그 이후로는 이익을 낼 수가 없게 되자 동생은 옷 가게를 접고 업종 전환을 했습니다. 2번째까지 따라 한 사람은 많지는 않더라도 이익을 남겼겠지만 그 이후로 따라 한 사람은 별 이익을 못 남겼거나 손해봤기 십상일 겁니다.

살아가면서 이런 경우를 종종 만나게 됩니다. 특히 경제에서는 주식 같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입니다.

주식시장에서 보면 가끔 특별한 재료가 없는데도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고 주가가 상승세를 타면서 때로는 상한가까지 단숨에 치고올라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개미 투자자는 ‘저 주식에는 뭔가 알려지지 않은 재료가 있을 것이야’라는 생각에 추격 매수에 나서게 됩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별다른 재료가 없는데도 강한 매도세가 유입되고 잇달아 주가가 빠지면서 하한가로 처박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아깝지만 손절매를 하면서 손해를 보게 됩니다. 다행히 추격매수에 나섰는데 하루 이틀 더 상한가를 칠 때 손 털고 나올 수 있다면, 급작스런 하강세 장에서 반등할 때까지 시간이 짧고 버틸 수 있다면 이익을 남길 수 있겠지만 대부분 개미투자자가 그런 정보를 미리 알고 대응하기는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어쨌거나 정보 없이 앞 사람을 무작정 따라가다가는 큰 손실을 보기 십상입니다. 따라해야 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정확히 판별하는 것이 경제적인 생각의 기초라 하겠습니다.

디지로그

경남도민일보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 체육부에 와서 경남FC, 내셔널리그 등 축구를 담당하고, 겨울시즌에는 창원LG세이커스 농구도 담당합니다. 물론 전국체전이나 각종 아마추어나 학교스포츠도 맡아 합니다. 원래는 뉴미디어, IT 등에 관심이 많고, 그에 따른 글을 많이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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