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생각법] 로또 대박은 꿈이련가?

경제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담배, 술과 함께 대표적인 불황 상품으로 꼽히는 복권이 올 상반기에 엄청나게 팔렸다고 합니다. 지난 31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가 밝힌 올 상반기 복권판매동향을 보면 복권 판매액은 1조 7700억 원으로 작년 상반기 1조 6208억 원에 비해 9.2% 증가했습니다.

그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게 올 상반기 판매된 복권 10장 중 9장이 온라인복권(로또)이라는 점입니다. 상반기 로또는 1조 6111억 원이 팔렸습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910억 원이 증가한 것입니다. 인쇄복권도 작년 상반기 439억 원에서 올 상반기에는 942억 원으로 두 배로 늘었지만, 로또 증가액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죠. 특히 20년에 걸쳐 매달 500만 원씩 연금형태로 받는 결합복권(연금복권)은 485억 원어치가 팔려 작년 상반기보다 7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로또 추첨모습. ⓒ서울신문

로또 추첨모습. ⓒ서울신문

여기에는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재밌는 사실이 숨어있습니다. 연금복권 1등에 당첨되면 다달이 500만 원씩 20년간 12억 원을 받습니다. 요즘 로또는 대체로 15억 원 안팎에서 1등 당첨금이 결정됩니다. 수령액은 그다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데도 연금복권은 왜 인기가 시들하고 로또로 쏠리는 걸까요?

합리적 판단을 한다고 가정하면(아 물론, 복권으로 일확천금을 꿈꾸는 일 자체가 합리적 판단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만) 연금복권이 로또보다 더 좋은 이유가 제법 있습니다. 일단은 확률입니다. 로또 1등 당첨확률은 814만 5060분의 1, 연금복권은 315만 분의 1로 연금복권 당첨확률이 2.6배 높습니다. 세금 문제도 있습니다. 로또에 1등 당첨되면 세금이 33% 붙습니다. 하지만 연금복권은 3억 원 이하 당첨금을 매달 받으므로 세율이 22%로 줄어들어 1등 당첨금으로 세금 빼고 월 390만 원을 받게 됩니다. 요즘 같은 고령사회에서 노후 불안을 해소하기에도 목돈을 한목에 받았다가 사기라도 당하거나 하는 것보다는 연금형태로 매달 받는 게 훨씬 안정적입니다.

그런데도 로또에 쏠리는 것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확률이 더 낮더라도 예상 수익이 더 큰 쪽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온라인 쇼핑몰 같은 데서 경품 행사를 할 때, 1등은 보름 동안 1등에 응모한 사람 중 1명을 골라 100만 원 상품권을 주고, 참가상은 매일 응모자 중 50명을 추첨해 3000원 기프티콘을 준다고 할 때, 대부분은 1등에 응모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내 경험으로 보면 1등 응모자는 수만~10만 명을 넘어가는데도 참가상은 매일 100명을 넘기는 경우가 드물었습니다. 3000원 기프티콘을 받을 확률은 2분의 1이고 1등 당첨확률은 수만분의 1인데도, 걸린 상금이 큰 쪽으로 쏠린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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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나 복권은 구입하는 순간 기대수익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절반 정도는 버리는 돈이 됩니다. 그런데도 로또를 사고 나서 추첨할 때까지 온갖 행복한 상상을 할 수 있어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요인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살다가 벼락을 맞을 확률은 180만분의 1, 연간 40번 골프를 치는 아마추어 골퍼가 홀인원(한 번에 공을 홀컵에 집어넣는 일) 할 확률은 3만 3000분의 1이라는 건 기억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 이 글은 <경남도민일보> 2015년 9월 2일 자에 게재됐습니다. 기록 차원에서 재포스팅합니다.

디지로그

경남도민일보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 체육부에 와서 경남FC, 내셔널리그 등 축구를 담당하고, 겨울시즌에는 창원LG세이커스 농구도 담당합니다. 물론 전국체전이나 각종 아마추어나 학교스포츠도 맡아 합니다. 원래는 뉴미디어, IT 등에 관심이 많고, 그에 따른 글을 많이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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