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2만불 시대, 나는 왜 요모양일까?

사람들은 평균값을 좋아합니다. 생활 수준을 묻는 말에 ‘중산층’이라는 답변이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지만 가장 많은 걸 보면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런 평균, 중간 같은 것들은 통계학으로 따져볼 때 많은 허점을 안고 있습니다.

한 대중 레스토랑에 연봉 1000만 원을 받는 사람부터 1억 원을 받는 사람까지 각각 1명씩 해서 모두 10명이 있습니다. 이 경우 이 식당 안에 있는 손님의 연봉 평균은 5500만 원이 됩니다. 이것만 해도 1000만 원을 버는 사람이나 1억 원을 버는 사람이나 자신의 소득과는 현저한 차이를 보이는 것입니다.

한데 여기에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들어왔습니다. 기업정보분석 전문업체 CEO스코어는 이 부회장의 2015년 연봉이 최소 95억 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 부회장이 들어서는 순간 이 레스토랑에 있는 사람들의 연봉 평균은 9억 원을 훌쩍 넘어서게 됩니다. 이런 결과에 대해 앞서 있던 10명이 동의할 수 있을까요?

ⓒ알바천국

평균은 그렇다 치고, 우리나라에서 소득 수준을 평균으로 나타낼 때 빠지는 함정을 피하고자 쓰는 ‘중위소득’ 개념도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집니다. 중위소득이란 소득이 있는 모든 사람을 한 줄로 세웠을 때 딱 중간에 서 있는 사람의 소득을 말하는 것입니다.

위 예에서 보면 6000만 원을 버는 사람이 해당합니다. 통계학 용어로 ‘중앙값(median)’은 ‘절반 이상의 숫자들이 이 값보다 크거나 같고, 동시에 절반 이상의 숫자들이 이 값보다 작거나 같은 수’로 정의됩니다.

이런 현상에 대해 네덜란드 경제학자 얀 펜(Jan Pen)은 1971년 펴낸 <소득 분배>라는 책에서 가설을 통해 설명했습니다. 1시간 동안 가장행렬이 진행되는데 여기에는 소득이 있는 모든 영국 사람이 참가해야 하며, 소득과 키는 정비례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소득이 적은 사람이 앞에 서고 많은 사람이 뒤에 서서 행진을 합니다.

맨 처음에는 빚쟁이, 파산한 사업가가 나섭니다. 이들도 마이너스(-)이긴 하지만 소득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는 시간제로 일하는 주부, 신문 배달 소년 같은 이들이 나서는데 이들은 바로 서긴 했지만 키는 땅에 착 달라붙은 몇 ㎝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점점 키가 더 큰 사람이 등장하지만 30분이 될 때까지도 등장한 이들의 키는 1m를 간신히 넘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48분이 지나자 2m가 넘는 사람이 등장하면서 키는 거침없이 커집니다. 몇십 초를 남겨두고는 수십m가 넘는 거인이 등장하고 마감 몇 초 전에는 구름에 얼굴이 가릴 정도로 큰 사람이 행진합니다.

이 행진에서 구성원 절반 이상은 1m 남짓합니다. 하지만 평균 키는 48분에야 등장한 170㎝입니다.

우리가 통계정보를 볼 때 속지 않으려면 더 많은 정보와 함께 이해하고 분석해야 합니다. 얀 펜은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평균’이라 착각하는 가운데 수 즉 ‘중앙값’과 정보가 가장 많이 밀집한 ‘최빈값(mode)’을 함께 고려하지 않은 평균은 대푯값이 될 수 없다”고 말입니다.

내 경험에 비춰볼 때 연봉이나 키, 성적, 나이 등등 평균값은 대체로 상위 30% 정도에서 왔다갔다 하는 듯합니다. 평균에 든다는 것이 어려운 이유이지 않을까요?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가 넘는다는데, 왜 4인가구인 우리집 소득은 8만 달러가 안되는지도 여기에 답이 있지 싶습니다.

※이 글은 <경남도민일보> 2016년 3월 30일 자에 ‘경제적인 생각법’ 칼럼으로 게재된 글을 약간 고치고 보완한 것입니다.

디지로그

경남도민일보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 체육부에 와서 경남FC, 내셔널리그 등 축구를 담당하고, 겨울시즌에는 창원LG세이커스 농구도 담당합니다. 물론 전국체전이나 각종 아마추어나 학교스포츠도 맡아 합니다. 원래는 뉴미디어, IT 등에 관심이 많고, 그에 따른 글을 많이 썼습니다.

%d 블로거가 이것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