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게가리장이 맛있는 하동 돌팀이식당

하동 명물 중 하나가 참게입니다. 이녀석은 양념게장으로 하면 별로 맛이 없고 간장게장으로 해야 제 맛을 낼 수 있지요. 참게탕도 일품입니다. 한데 처음으로 ‘참게가리장’이란 걸 먹어봤습니다.

어릴 때 참게를 동네 개울이나 무논에서 잡아서 간장게장도 많이 먹어봤고, 참게탕도 많이 먹어봤지만 참게가리장이라는 건 처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정 이야기를 들어보니 금방 이해가 되더군요.

하동지역에서는 ‘가루’를 ‘가리’라고 발음합니다. ‘밀가루’가 아니라 ‘밀가리’가 하동 표준어지요. 그밖에도 ‘ㅜ’와 ‘ㅣ’를 바꿔 발음하는 예가 많습니다. 여기에 얽힌 우스갯말 하나 하자면, 국수는 밀가루로 만들고 국시는 밀가리로 만듭니다. 밀가루는 봉지에 담겨있고 밀가리는 봉다리에 담겨 있습니다. 봉지는 침(입에 침)으로 붙이고 봉다리는 춤으로 붙입니다. 국수, 밀가루, 봉지, 침은 대한민국 표준어이고 국시, 밀가리, 봉다리, 춤은 하동 표준어지요.

하여튼 ‘참게가리장’은 ‘참게가루장’입니다. 참게를 껍데기째 통째로 믹서로 부드럽게 갈아서 탕으로 끓여낸 것이 ‘참게가리장이더군요.

돌팀이식당 참게가리장.

돌팀이식당 참게가리장.

주된 재료는 참게’가리’에 들깨’가리’, 토란뿌리입니다. 어릴때 많이 먹어본 재료입니다. 토란 뿌리를 얇게 썰어넣고, 들깨가루를 듬뿍 넣어 걸쭉하게 끓여낸 국입니다. 여기에 때로는 다슬기를 넣기도 하고, 논고둥 따위를 넣어 끓여먹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고둥 대신 참게를 갈아 넣은 것이지요.

들깨가루와 토란 뿌리를 비롯해 온갖 부재료로 맛을 더한 참게가리장.

들깨가루와 토란 뿌리를 비롯해 온갖 부재료로 맛을 더한 참게가리장.

들깨가루는 고소한 맛이 일품입니다만, 껍데기를 벗기지 않은 들깨가루는 약간 거칠어 입안에서 까끌거리는 느낌이 강합니다. 하지만 이집에서는 껍데기를 벗겨낸 들깨를 갈아 탕을 끓여냈더군요. 그래서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했습니다. 또한 매운 고추를 조금 썰어넣아 매콤했고, 부추와 대파가 들어갔더군요.

전날 술을 좀 마셨고, 밤잠을 설쳐 입안이 까끌까끌하고 피곤했던차에 이 국(말 그대로 국이었는데, 왜 ‘장’이라는 이름이 붙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두그릇을 뚝딱 해치웠습니다. 속이 화~악 풀리더군요.

반찬도 깔끔한게 맛있었습니다.

푸짐하게 차려진 밥상.

계절음식인 오가피순 나물과 취나물이 있었고, 풋고추 된장 버무림, 파래무침, 양념게장과 간장게장, 깻잎과 양파 장아찌, 버섯과 숙주나물도 나왔습니다. 그밖에도 김과 오징어젓갈, 김치가 있었지요.

돌팀이식당

오가피순 나물입니다.

취나물입니다.

참게로 담근 간장게장. 김에 밥을 싸서 이 장으로 간을 해 먹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죠.

참게로 담근 간장게장. 김에 밥을 싸서 이 장으로 간을 해 먹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죠.

간장게장.

양념게장.

양념게장.

이 양념게장은 참게가 아니고, 바닷게로 만들었습니다.

메뉴와 가격.

메뉴와 가격.

섬진강가에 있는 다른 식당과 마찬가지로 지역 특산음식은 거의 다 취급하고 있습니다. 참게, 재첩, 벚굴, 은어 같은 것입니다. 그러고보니 이 메뉴판에는 은어 메뉴와 가격이 없네요. 하지만 가게 앞 수족관에는 은어가 있더군요.

수족관 속 은어떼.

수족관 속 은어떼.

수족관에 있는 은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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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와 최신 기술 동향에 관심이 많습니다. 세상이 하수상한지라 시사와 경제에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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