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가지 쌈밥을 함께 맛보는 남해 승원정
4월 30일, 경상대학교 출판부가 마련한 남해 숲 기행에 따라갔다 왔습니다. 몰랐던 곳을 새로 발견하는 기쁨은 없었지만 – 대부분 알고있던 곳이었습니다 – 제가끔 간직한 이야기를 알아가는 기쁨은 새록새록했습니다.
오늘 얘기는 먹방(^^)입니다. 당일치기 여행이었지만, 그래도 먹는 일은 빼놓을 수 없죠. 남해군 삼동면에 있는 ‘승원정’이란 곳에서 점심을 해결했습니다. 남해에 가면 누가 뭐래도 지족.창선 쪽 죽방렴에서 건져올린 멸치쌈밥을 꼭 먹어봐야 할 겁니다. 하지만 단체로 가는 여행이었던만큼 멸치쌈밥을 즐기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는 주최측 배려에 따라 마늘약선보쌈정식을 함께 먹을 수 있는 이 식당을 선택했다고 하네요.
일단 입구 간판은 ‘멸치쌈밥이 맛있는 집’이라고 붙어 있습니다.
멸치쌈밥이 맛있는 집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는 승원정.주소는 경상남도 남해군 삼동면 동천리 1029-7이고요, 삼동초등학교 맞은편에 있습니다. 남해원예예술촌이나 독일마을에서 차로 3~5분 거리에 있습니다. 본디 은성쌈밥이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테이블당 멸치쌈밥 2인분과 약선보쌈 2인분을 각각 시켰습니다.
밑반찬은 정갈하게 나왔습니다. 양이 약간 부족한 듯했는데, 더 달라고 하면 얼마든지 리필해주더군요.

깔끔한 밑반찬.
쌈도 상추와 깻잎, 다시마가 나왔습니다. 쌈은 테이블당 두접시가 나와 크게 부족하지는 않았지만, 이것도 달라는대로 추가해 주더군요.
상추와 깻잎, 다시마가 기본으로 나왔다.여기까지는 첫 인상이었습니다. 먼저 마늘약선보쌈이 나왔습니다. 차 마실 때 보온용으로 쓰는 양초로 보쌈 보온을 하더군요.

마늘약선보쌈 보온용 받침대
하지만, 화력이 지나치게 쎈 것 같았습니다.

보온을 위해 촛불 위에 얹은 마늘약선보쌈 돼지 수육.
수육 위에는 마늘로 만든 소스가 얹혔고, 가운데는 무 말랭이 무침이 함께 나왔습니다. 하지만 화력이 지나치게 세어서인지 반쯤 먹었을 때에는 무 말랭이 무침이 익은데다 너무 뜨거워 별로였습니다.

마늘약선보쌈. 12가지한약재를 넣어 쌂아냈으며 해풍 맞은 남해마늘을 숙성시킨 소스를 곁들여 향긋한 풍미가 좋았다.
무말랭이 무침이 익어버린다는 것을 제외하면 맛은 별점 4개 정도는 됐습니다. 특히 저 위에 얹힌 마늘 소스가 일품이었습니다.
다음은 멸치쌈밥. 얼마 전 남해에서 멸치쌈밥을 먹으러 간 한 식당에서 냉동멸치도 아닌, 마른 멸치를 물에 불려 쌈밥을 해주는 곳이 있어 질겁을 했던지라 깐깐한 잣대를 들이댔습니다. 우리가 갔던 시기는 아직 멸치가 대량으로 잡히는 때가 아니었던만큼 당근 냉동멸치를 썼더군요. 일단 마른멸치 불린 것은 아니므로 평가를 계속하기로 했습니다.

냉동멸치를 썼지만 고사리를 넉넉하게 넣은 게 특징이었던 멸치조림.
일단, 2인분이었는데 양이 적었습니다. 마산이나 삼천포에서 먹는 멸치쌈밥으로 치자면, 1인분 정도밖에 안될 것 같았습니다.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멸치 마리를 세려면 셀 수도 있겠더라구요. 대신 요즘 남해 특산물로 떠오르고 있는 고사리를 넉넉하게 넣은 것은 좋았습니다.

내가 하도 맛있게 멸치쌈밥을 먹으니 다른 사람들이 멸치쌈밥은 안먹고 약선보쌈만 먹더군요.
조림 국물 간도 적당했고요. 하지만 간판에 나와 있는 ‘멸치쌈밥이 맛있는 집’이라는 데는 동의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냥 고만고만한 식당이었습니다. 특히 관광지에 흔한 단체손님만 전문으로 받는 식당이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멸치쌈밥은 별 3개. 그나마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멸치쌈밥 못 먹는 사람과 함께 가서 멸치 쌈밥을 눈치 안보고 먹을 수 있게 괜찮은 다른 메뉴가 있다는 점은 좋았습니다.
자세한 정보는 식신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구글에서 찾아보니 이렇게 많이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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