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조장하는 쌍용자동차 티볼리 광고

몇일 전 TV를 보다가 눈을 의심했습니다. 어쩌면 저런 광고가 버젓이 공중파 방송을 탈 수 있는가 싶어서였습니다.

광고 콘셉트는 단순합니다. 2017년 형 티볼리에 옵션으로 장착할 수 있는 ‘스마트 드라이빙 패키지’를 광고하는 것입니다.

 

광고를 보면 여성 운전자가 눈을 감고, 커피를 마시며, 화장도 하는 모습을 중첩해서 보여줍니다. 그렇게 해도 차가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게 한다는 거죠.

쌍용자동차 2017년형 티볼리 광고 캡처.

쌍용자동차 2017년형 티볼리 광고 캡처.

나레이션은 이렇습니다.

티볼리는 운전중에도 바쁜 당신을 위해 차선을 알아서 지켜주고 위급할 땐 스스로 멈춰주고

이건 아예 불법을 조장하는 광고라고 봅니다. 운전 중 가장 기본은 전방주시입니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자동차 앞쪽에는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으므로 운전자는 언제든지 앞쪽을 잘 살펴야 합니다. 그런데 창밖을 보면서 커피를 마시고, 룸미러를 보면서 화장을 하거나 고치고 이런 일은 운전 중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일입니다. 운전 중 스마트폰 조작은 음주운전보다 몇 배 더 위험하다고 하죠.

도대체 무슨 광고인가 싶어 유튜브에서 티볼리 광고로 검색을 해봤습니다. 비교적 2017년형 티볼리 안전장치에 대해 잘 설명해 둔 동영상이 있더군요.

 

하지만 이 동영상을 보면 ‘스마트 드라이빙 패키지’는 한계가 있는 시스템이라는 게 나타납니다. 야간 운전시 상향등과 하향등을 자동으로 바꿔주는 HBS 시스템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레인 키핑 어시스턴스 스시템(LKAS·Lane Keeping Assist System)은 시속 60km 이상으로 주행할 때만 작동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시내 주행에서는 거의 쓸 일이 없는 것이죠. 특히 시내에서는 교차로 통과가 많은데, 만약 시내에서도 작동한다면 교차로에서는 직진 차선이 그어져 있지 않고 회전 차선만 있으니 그리로 따라가버리는 황당한 일도 있을 수 있을 겁니다.

이런 시스템을 믿고 운전중 백미러 보면서 화장도 하고, 커피를 마시며 창밖 풍경도 감상하라고? 이건 뭐 미치지 않고서야 그리할 수 없겠지요.

유튜브 동영상 아래 달린 댓글이 의미심장합니다.

택시 버스 렉카에 이어 피해다녀야할 차가 하나 더 늘었네

물론 자율주행차 시대가 그리 먼 미래는 아니라고 봅니다. 이런 기술들이 더 발달하고 종합되면서 자율주행차도 가능하겠죠. 하지만, 적어도 인간이 직접운전하는 게 불법이 되는 시대 이전까지는 운전자라면 운전에 집중해야 합니다.

쌍용자동차는 이 광고를 그만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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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와 최신 기술 동향에 관심이 많습니다. 세상이 하수상한지라 시사와 경제에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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