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남천 유출사건 주먹구구 대처(2001-02-04)

창원시 남천으로 이어지는 샛강에 유독물로 추정되는 오염물이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 1일 오후 1시께였다. 창원시에서 위촉한 환경감시원이 남지천에 녹색 물이 흐르는 것을 보고 창원시에 곧바로 신고했으며, 창원시는 관리청인 낙동강환경관리청에 이를 통보해 낙동강 환경관리청에서 이를 확인하고 시료 분석에 들어가는 한편 유출지점 색출에 나섰다.

그러나 여기서 한계에 부닥치고 말았다. 최악의 경우 봉암 갯벌을 거쳐 마산만에까지 중금속인 크롬이 흘러들어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인데도 이후 방제작업은 ‘이렇게 굼뜰 수는 없다’의 전형이었다.

인근 오염물 배출시설을 대상으로 탐문조사를 벌여 처음 유출 지점을 찾는 것도 중요한 일이기는 하지만 물막이공사를 하고 더 이상 오염물이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조처 역시 분초를 다투는 화급한 사안이다. 그런데도 2일 오후가 돼서야 중장비와 인력을 동원, 남지천에 물막이 공사를 벌이고 오염물질 회수작업을 벌였다. 남지천에서 서너시간이면 봉암갯벌에 이르기에 충분한 시간인데도 무려 꼬박 하루를 방치해 둔 것이다.

유출지 색출 작업은 더했다. 35개 인근 업체를 대상으로 탐문조사를 벌였지만 발견하지 못하고 다시 시료분석 결과에 따라 3개 업체로 압축, 유출 지점을 찾아내는데까지는 하루 반이 걸렸다. 그러고도 굴착을 통한 근원지 방제작업은 다음날이 돼서야 가능했다.

도시가스 관로가 매설 돼 있으니 가스공사에서 입회해야 하고, 도로를 굴착해야 하니 시로부터 도로굴착 허가를 얻어야 했다. 굴착하고 보니 도시가스, 오수, 우수 관로가 1m쯤 차이를 두고 층층이 매설돼 있는데도 이에 대한 제대로 된 도면 한 장 없어 작업은 더욱 더뎠다.

처음 발견된지 4일째까지도 정확한 누출양이 얼마나 되는지, 농도가 얼마이며, 어디까지 파급됐는지 어느 누구도 책임있는 답변을 하지 못할만큼 ‘주먹구구’식 대처에 급급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들이 ‘봉암 생태갯벌’을 신뢰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심해도 많이 심한 과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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