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학년도 대입 수능 4단계 대처법

오는 17일이면 수학능력고사가 치러진다. 초등학교 입학하면서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12년간은 오로지 이날을 위한 것이라고 쳐도 될만큼 이날의 성과가 중요하게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이 12년으로도 모자라 재수나 삼수를 해서 다시 시험을 치는 경우도 많다. 학원 경력만 35년, 그중에서도 오로지 수험생만을 위한 기숙학원 운영만 해도 14년째인 김향돈(59) 서울케이스사관학원 원장을 만나 수능을 앞두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수능 당일은 어떻게 하는 것이 더 좋은 성과를 거두는 데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들어봤다.

숱한 재수생을 가르쳐 대학에 보낸 경륜을 바탕으로 한 달 남짓(인터뷰를 지난 10월 14일에 했다) 남은 수능일을 앞두고 대응방법을 알려달라고 했다.

창원 성주사에 수능대박을 기원하는 문구가 붙어있다. ⓒ경남도민일보

수능 치기 전까지

떨지 않고 당당한 아이가 성적도 좋다 교무실 용어로 ‘이제 시작’입니다. 지금까지 경험으로 보면 참 희안하더라고요. 1년 가까이 재수하면서 각종 성적을 검토해보면 과목마다 서열이 정해져요. 그런데 대입 끝나고 지난 자료를 정리해보면 한달 이전까지 정리돼있던 서열하고 다른 결과가 많이 나오더라고요. 서열이 바뀌는 학생을 보면 딱 두가지입니다. 하나는, 다 불안할 때인데 ‘내가 놀았나?’하고 당당하게 얘기하는 아이가 시험을 잘 치더군요. 그만큼 당당하게 했다는 거죠. 자신감을 갖고 내가 아는 문제만 나오면 나도 만점이라는 긍정적 마인드로 임한 결과입니다. 반대는 한 달 내내 할 게 많아요 점수가 안 나와요 무서워요 이런 애들은 점수도 안 나옵니다. 수능은 육체가 아니라 뇌를 측정하는 것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마지막 기간에 해야 할 것은 학생이 자신감을 가지고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 싶어요. 히딩크가 말한 것처럼 5-0으로 지고도 앞으로 이길 거라고 했던 기자회견 끝말이 지금도 기억나는데, 그 말처럼 마인드가 중요합니다.

약은 자제 이때쯤 되면 아이 위한답시고 한약 다려먹이고 하는 부모님도 많이 봤습니다만,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음식도 가벼운 것 위주로 먹이고요.

마음 편히 먹게 격려를 어느 대학 꼭 가야 돼. 누구는 갔어 그런 얘기는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아요. 교육적으로 좋지 않아요. 수능 보러 가기 마지막 날 손을 꼭 잡고 시험은 잘 볼 수도 있고 못볼 수도 있다. 오늘 알았던 문제를 내일 모를 수도 있다. 겁내지 마라. 또 못 보면 못 보는 대로 길이 있는 거니 절대 겁내지 말고 최선을 다해라. 이것이 가장 수험생에게 해야 할 얘기고 그래야만 효과도 볼 수 있지. 잘 봐 못 봐 이런 얘기는 아닌 것 같아요. 편안한 마음으로 시험을 치면 자기 실력보다도 더 잘 치더라고요.

올해는 기출문제 점검 조심 이때쯤 되면 시중에 봉투모의고사라는게 많이 나와요. 올해도 7~8종을 검토해봤는데 상당히 조심해서 구입해야겠더라고요. 올해는 교육과정이 바뀐 것은 없지만 교과과정이 일부 변화가 있어요. 그런데 옛날 문제 편집해서 나온 것도 있더라고요. 전문가와 의논해서 선별해서 하는 게 좋겠습니다. 특히 탐구과목은 교과과정이 변했으므로 기출문제 많이 풀면 안 되는데 자꾸 푸는 애들 많습니다. 서점이나 출판사도 계속 홍보하는 데 그거를 조심해야 합니다. 대체로 남은 한 달간은 학생들이 기출문제 풀고 정리하는데 올해는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올해만큼은 기출문제 피하는 게 좋고, 기출문제를 굳이 하려면 올해 교육청과 평가원 모의 수능 기출문제만 활용해야지, 전년도 것은 교과과정 내용이 바뀌었기에 안보는 게 더 좋습니다.

많은 것보다 정확하게 남은 기간에는 많은 것보다 정확하게 아는 게 중요하거든요. 요즘 애들은 책만 많이 사서 많이 보려고 하면 다 보지도 못하고 시험장 갑니다. 지금까지 모의고사 친 것 중 틀린 것 개념정리 확실히 하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남은 기간에는 많은 것보다 깊이 해라는 얘기를 자주 합니다.

김향돈 서울케이스사관학원 원장이 수능 단계별 대응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수능 당일

떨지 않게 옷은 여러겹으로 시험장에 갈 때 생각보다 기후 변화가 심할 수 있으니 떨 면 안 되잖습니까. 얼마나 중요한 시험입니까. 마음만 해도 떨리는데 날씨가 추워 육체까지 떨어서는 절대 좋은 점수 못 얻습니다. 옷을 생각보다 많이 껴입고 가는 게 좋습니다. 껴입은 옷은 더우면 벗으면 되지만 없으면 떨어야합니다.

미리 먹어보지 않은 약물은 절대 금물 학생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게 약물 사용입니다. 가끔 시험장 앞에서 학부모가 우황청심환도 건네고 하는데, 주의할 점은 반드시 먼저 복용해봐야 한다는 겁니다. 시험 치기 전에 이런저런 약을 먹어보고 몸에 맞는 것을 먹어야지 아무 생각없이 먹었다가는 시험 치다가 잔다거나 속이 울렁거린다는 애도 있어요.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미리 먹어보고 경험해보지 않았다면 당일은 안 먹는 것이 좋습니다.

쉬는 시간에 공부할 자료를 가져가라 쉬는 시간 20분 정도는 절대 앞 시험 기억하지 말아라고 얘기합니다. 모여서 답이 몇 번이고 그런 얘기 절대 하지 말고 다음 시간 책을 보든지 메모장을 보든지 다음 시험을 생각하라는 겁니다. 우리 학원에서는 수험장에 학생들에게 빈손으로 못 가게 합니다. 책을 가져가라고 하는데 그 20분간 보는 게 시험 성적을 올리는 효과가 있다기 보다는 앞에 친 시험을 기억하지 않도록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시험은 이렇게

가장 좋아하는 선생님을 옆에 앉혀뒀다고 생각하고 시험 칠 때 수능장에서 어떻게 치느냐에 따라 점수 굉장히 차이가 크게 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마다 그 과목에 제일 좋아하는 선생님을 마음속에 옆에 불려 앉혀두고 두런두런 질문하듯이 문제를 풀어가는 게 가장 좋습니다. 어떻게 배웠는지를 떠올리는 것이 좋다는 거죠. 배운 선생님 중에서 어떻게 배웠는지를 떠올리는 게 중요합니다.

감독관과 트러블 없게 감독관이 요구하는 대로 그대로 따라야지 조금이라도 예외 가지려고 하다가 감독관과 충돌해 기분 상해 시험 망치는 경우가 많아요. 절대 시키는 그대로 하는 게 좋습니다. 아니면 꼭 손을 들고 문의해서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감독관이 유독 내 앞에서만 왔다 갔다 하면 아주 신경 쓰이거든요. 손을 들고 의사표시 하면 반드시 해결되니 손을 들고 의사표시를 하면 됩니다.

수학은 시간안배 절대 주의 수학은 시간 안배 잘못하면 쉬운 문제가 뒤에 있는데 앞에 문제에 발목 잡혀 풀 수 있는 문제를 놓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출제위원들이 어려운 문제를 앞에 두는 경우가 많아요. 수학 1~10번은 항상 같은 유형이 나옵니다. 문제를 딱 펴자 말자 11~30번 문제 쭉 보면서 평소 다뤄봤던 문제는 표시하고 평소에 다뤄보지 않은 문제나 느낌이 안 오는 문제는 x표시를 해둡니다. 그다음에 다뤄본 문제부터 풀고 나머지 시간이 있을 때 다뤄보지 않은 문제 풀어야 뒤에 내가 풀 수 있는 문제를 놓치는 경우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점심은 적게 먹고 이후 20분쯤 자라 점심 먹고 치는 영어에서 학생이 무너지기 시작해요. 긴장을 많이 하고 와서 점심 먹고 영어 치는데 체력적으로 고갈되거나 정신적으로 힘들어지므로 반드시 점심 먹고 20분은 자야 합니다. 자고 나면 꼭 세수하고 새롭게 오후 시간 맞아야 합니다. 안 그러면 영어고 탐구고 다 버립니다. 점심은 평소보다 좀 적게 먹고요.

영어 빈칸 추론을 먼저 공략 영어에서 애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게 빈칸 추론 문제입니다. 38~40번에 배열되는데, 빈칸추론이 결정적으로 시간을 많이 소요하고 그것을 맞혀야 승리할 수 있어요. 빈칸추론은 시간 부족하면 답이 안 나옵니다. 먼저 빈칸 추론 공략하라고 얘기합니다. 그것을 먼저 공략하면서 어느 정도 시간을 소요해도 나머지 문제는 시간 많이 잡아먹는 문제 없어요.

탐구는 지문에 답이 있다. 그것도 뒤쪽에 탐구는 가장 중요한 것은 지문 안에 답이 있다는 것입니다. 100% 제시문 안에 답이 있으니 꼼꼼히 읽어야 해요. 탐구과목 출제는 미괄식을 원칙으로 하거든요. 질문 중 잘 모르는 것이 있으면 아래쪽을 집중적으로 읽어보고 거기서 답을 찾아보면 됩니다. 미괄식인데다 지문에 답을 다 주게 돼 있으니까요

표기, 0(영)도 숫자다 빼먹지 마라 마지막으로 표기문제인데, 표기는 어쨌든 기계가 읽기 때문에 정성껏 해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빈칸이 있거나 하면 기계가 못 읽는 수가 있는데, 못 읽는 것을 수작업은 못 하게 돼 있거든요. 표시란이 많은데 빠짐없이 기재하고 0도 숫자라는 것을 빠뜨리지 말고 표기해야합니다.

수능 이후

엄친아와 비교 절대 금지 수능 이후에 절대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 모든 면에서 완벽하게 잘해내는 가상 속의 대상)와 비교하면 안 됩니다. 해마다 수능 끝나고 나면 극단적인 선택을 해서 안타깝게 하는 소식이 전해지곤 하는데요, 내 자식을 엄친아와 비교해서 얘기하면 그럴 수 있어요. 시험은 자동차 면허시험도 떨어질 수 있고, 그러니 잘못 칠 수 있다는 것을 시험 치고 나면 주지시켜야 합니다. 자꾸 엄친아만 얘기하면 비교할 데가 없으니 아이가 내몰리는 겁니다.

운전면허 시험도 떨어질 수 있다 몇 점 맞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못 칠 수도 있다는 것을 주지시켜야지요. 저는 수능 치러 출발할 때 항상 학생들에게 그 얘기 해요. ‘최선을 다하고 와라. 그런데 못 볼 수도 있다. 겁내지 마라. 또 길이 있다’고 얘기합니다. 우리 아들이 시험 치러 갈 때도 그랬어요. 시험은 못 칠 수도 잇다. 어제까지 알았던 것을 오늘 모를 수도 있고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시험을 치는 대로 못 치면 못 치는 대로 그때 가서 결정하자. 그 말에 아이 표정이 굉장히 밝아지더라고요.

김 원장은 마지막으로 “오래 하면서 느낀 것은 일관되게 열심히 하는 애들에게는 누구도 못 이기더라. 실력이 아무리 있고 머리가 좋고 하더라도 일관되게 열심히 하는 친구는 누구도 이길 수 없더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 이 글은 <경남도민일보>가 발행하는 인터뷰 전문 월간지 <피플파워> 2016년 12월호에 게재된 인터뷰 중 일부입니다. 인터뷰 전문은 여기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참고로 유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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