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안개가 환상적인 서당골 오토캠핑장

지난 11월 18~20일 2박3일동안 밀양 서당골 오토캠핑장에서 캠핑을 하고 왔습니다.

지난 1년간 재수하느라 맘고생 몸고생 했을 딸래미 수능 치른 것을 축하하고 위로하는 자리였습니다. 대학 휴학하고 알바하느라 바쁜 지 오래비도 이번 캠핑 기간에는 알바 쉬고 함께 해줘서 모처럼 우리 네가족이 여유롭게 힐링할 수 있었습니다.

대학때는 여름방학 두달동안 집에서 자는 기간이 열흘도 안됐고, 겨울방학 두달동안도 적어도 한달은 캠핑을 할 정도로 열혈 캠퍼였지만, 먹고사느라 한동안 잊고 있었던 캠핑을 다시 다니기 시작한 지 3년이 다돼가네요. 그동안 늘어난 것은 장비고 짐이었지요.

어쨌거나, 이번 캠핑에서 가지고 있는 최고의 장비를 총동원했고, 그동안 캠핑 다니면서 해왔던 최고의 먹거리를 준비했습니다.

뭐 그래봤자 삼겹살·목살 구이가 기본이긴 했지만 말입니다.

삼겹살 숯불구이를 준비했습니다.

치즈떡에 소시지, 버섯, 새싹 베이컨말이 등으로 꼬치구이도 했습니다. 새싹 베이컨말이에는 파프리카와 맛살도 함께 넣었습니다.

감자와 고구마, 밤도 숯불에 구워 먹었죠.

서당골 오토캠핑장에는 이번이 세번째 방문이었습니다. 첫번째는 지난해 10월 말에 아내와 나 단둘이 1박2일도 다녀왔고, 12월에는 부모님과 동생들 가족을 죄다 초청해서 2박3일을 보냈습니다. 수능 친 딸래미와 조카 둘을 위로·격려하는 자리였지요.

서당골 오토캠핑장은 사실 캠핑을 다시 시작할 때부터 가볼만한 곳으로 여러 지인에게 추천을 받았지만, 실제 가보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 곳입니다.

이번에 가보니 위 배치도보다도 사이트가 훨씬 많이 늘어났더군요. 미래·희망 사이트 아래쪽으로 사이트를 더 개설한 것 같았습니다. 나는 자유 사이트와 행복 사이트를 좋아합니다. 대부분 3~4개 사이트가 붙어있는데 이 둘은 독립 사이트이거든요. 뭐 그래봐야 몇미터 거리이긴 하지만, 그래도 독립된 공간에서 지낸다는 것은 굳이 동물적인 본능이 아니더라도 좋잖아요.

사이트별로 대나무 울타리를 설치해뒀는데 자체로 운치가 있습니다.

3번의 캠핑 중 2번은 자유사이트, 이번에는 행복 사이트에 베이스캠프를 차렸죠. 내가 볼 때 최고의 자리는 자유 사이트인 듯합니다. 3~4인용 텐트와 타프 하나를 설치하고도 충분한 여유공간이 있는 곳입니다. 행복사이트는 텐트+타프 일체형 하나를 설치할 정도의 폭이어서 사실 조금 불편하더라고요.

지난해에 갔을 때는 캠핑장 화재사고 영향인지 사이트별로 소화기가 설치돼 있었는데, 이번에 갔을 때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안전은 지나칠정도로 꼼꼼한 게 더 좋겠죠? 특히 내가 캠핑 다녀오고 이 글을 쓰는 사이에 텐트에 불이 나 얼라 둘이 화상을 입은 사고도 났으니 말입니다.

이곳 캠장은 지난해 갔을 때는 부산에 살면서 주말이면 밀양으로 와서 캠핑장을 관리한다고 들었습니다. 캠장 부모는 이곳에서 살았고요. 지난해 캠장 부친과 잠깐 얘기를 나눴는데 참 간직한 얘기가 많은 듯했습니다. 언젠가 인터뷰를 해보고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가서 보니 안계시더군요. 캠장은 부산서 살다가 이곳으로 돌아와 산다는 얘기를 모친께 들었습니다.

이곳은 사명대사 비가 있는 표충각 뒤편 산너머 마을입니다. 작년에 어르신께 들은 얘기로는 한국전쟁 중에도 공산군이 이곳까지는 못들어왔다더군요. 못들어온 건지 안들어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전화(戰禍)를 피해갔다는군요.

어린 아이가 있는 가족에게는 여름철에 최고의 캠핑장일 듯 싶습니다. 여름철이면 수영장도 개장하고 트램플링도 개장하니 말입니다. 하지만 아내와 내가 힐링하기에는 이곳도 이제는 아닌 듯 합니다. 캠핑 다니시는 분들은 다들 아시겠지면, 캠핑장에서는 얼라들이 진짜 일찍 잠에서 깹니다. 그리고 시끄럽습니다. 얼라들 델고 오는 부모를 탓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시끄러운 건 딱 질색이니 또 어디 조용한 캠핑장을 찾아봐야겠습니다. 새벽에 시끄러운 것 빼면 최고의 캠핑장이라고 강추합니다.

아래는 세번에 걸쳐 다녀온 서당골 오토캠핑장 사진 모음입니다.

디지로그

축구가 좋은 축구입니다.

%d 블로거가 이것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