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코스 한달 넘게 써봤더니 정말 좋다

전자담배 아이코스 I-QOS에 대한 논란이 많습니다. 그냥 담배보다 건강에 더 나쁘다는 얘기도 있고, 세금이 적게 매겨진다며 더 많은 세금을 매기겠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9월 27일에 아이코스를 구매했군요.

추석 전이었네요. 거의 두 달이 다 돼갑니다. 그동안 열흘 정도 아이코스 없이 살기도 했습니다.

처음 아이코스 사면서  HEETS 한 갑을 따로 샀습니다. 그 이후 10갑이 든 보루 2개를 샀고, 또 멘솔 한 갑을 샀습니다. 그 이후 두 보루를 사서 지금까지 2갑을 다 피웠습니다. 총 24갑을 피운 셈입니다.

◇ 히팅 블레이드가 부러지면

히팅 블레이드가 부러졌는데, 마침 충북에 일주일간 출장 갈 일이 있었습니다. 뒤에 알고보니, 내가 주로 머물렀던 충북 충주시에서도 충분히  AS를 받을 수 있었는데, 출장 갔다가 집에 와서 AS받으려다 보니 열흘 정도를 아이코스가 아닌 그전에 피던 에쎄를 피웠습니다.

히팅 블레이드가 부러졌다고 AS센터에 전화를 했더니 한 번은 그냥 무상으로 교환해 준다네요. 마산에도 AS센터가 있어서 바로 교체했습니다.

두번째 부터는 따로 구입해야 한다더군요.

히팅 블레이드는 참 약하게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빠진 건 줄 알았는데, 부러진 게 맞다네요.

내가 부르뜨린 것은, 처음에는 그냥 면봉에 아내가 쓰는 아세톤을 뭍혀 찌꺼기를 닦아내곤 했는데, 출장 가면서 청소 도구를 아무 것도 안들고 갔다가, 그냥 화장지 뭉쳐서 닦아냈기 때문입니다.

◇ 청소는 깨끗이 해주는 게 좋더라

사실 아이코스에서 파는 청소용 면봉(클리닝 스틱)은 싼 값이 아닙니다. 30개 들이 한 통이 3600원이니 한개 120원 입니다. 하루 한번 씩 청소해야 하니 그냥 담배로 치면 하루에 반개비를 더 피우는 비용이 들어가는 겁니다.

블레이드 부러지고 나서 한 번에 구매 가능한 최대한인 10통을 샀습니다. 3만 6000원을 들였죠.

청소를 하루에 한 번 씩 하다 보니 나름 요령이 생겼습니다. 청소용 면봉을 왕창 사고 나서는 열심히 청소도 했습니다. 한번 할 때마다 깨끗이 닦아내려니 한 개로는 안되더군요. 한 번 청소할 때마다 스틱 2개 씩을 썼습니다.

오늘은 문득 든 생각으로, 아이코스 클리너로 먼저 청소한 뒤 스틱으로 청소해봤습니다. 그랬더니 한 개로도 충분하네요.

청소를 제대로 안해주면 이상한 냄새가 납니다. 물론, 처음 아이코스에 적응할 때는 마른풀 태우는 냄새가 약간 역겹기도 했습니다. 한 이틀쯤 지나니 별로 그런 냄새를 느끼지 않게 되네요.

아이코스 담배는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기존 담배 연기만큼 역겹지 않다 뿐이지, 나름의 독특한 냄새는 납니다.

◇ 추우면 안되더라

아이코스도 어쩔 수 없는 전자기기입니다. 특히 배터리에 의존하는 전자기기입니다.

얼마전 영하로 기온이 떨어진 합천 황매산으로 캠핑을 간 적이 있습니다. 충분히 충전이 돼 있었는데, 갑자기 담배를 피우려니 그 공포의 레드라이트가 들어오네요. 충전기에 꽂아봐도 마찬가지였지요.

순간, 번뜩이는 생각으로 ‘아 너무 추워 배터리가 제 기능을 못하는구나’ 싶어 아이코스 홀더를 손에 꽉 쥐고 있다가 담배를 꽂으니 아무 문제 없이 작동하네요.

다 피고 홀더를 포켓 충전기에 넣었는데 다시 레드 라이트입니다. 침낭 안에 잠시 넣어뒀더니 정상 작동합니다.

결국 배터리 문제였습니다. 배터리가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요즘 쓰이는 대부분 배터리가 영하로 기온이 떨어지면 제 구실을 못한다는 거죠. 추운 데 갈 때는 보온 대책도 함께 가져가야 하겠더군요.

◇ 세금 올린대도 별 걱정 안돼

아이코스뿐만 아니라 비슷한 기능의 전자담배에 세금을 확 올리겠다고 합니다. 그래봐야 일반 담배의 90% 수준이라고는 합니다만, 사실 그대로 된다면 지금 한 갑에 4300원인 게 엄청 비싸질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아마도 3사가 비슷한 담배로 경쟁하고 있는만큼 오르는 세금을 담배 값에서 흡수해 줄 것으로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만, 아무려면 어떨까 싶습니다.

앞에서 애기 했듯이, 아이코스를 피운지 52일 됐습니다. 이 중 10일 정도는 아이코스가 아닌 그냥 담배를 피웠습니다. 또 아이코스와 그냥 담배를 병행한 기간도 일주일 정도는 됩니다.

이리 저리 제하고나니 아이코스는 이틀에 한 갑정도 피웠더군요.

담배 값이 오르더라도 한 갑에 8000원 정도까지는 예전 담배 피던 비용 생각하면 견딜 만 하겠습니다.

이처럼 흡연 양이 현저히 줄어든 것은 귀찮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일단 한 개비를 다 피우고 나면 무조건(!) 4분동안 충전해야 합니다. 줄담배를 못 피우는 거죠.

내 흡여 사이클을 보면 주로 운전 중에 신호대기하면서 담배에 불을 많이 붙였는데, 운전중 아이코스를 피우려니 이것 저것 잡동작이 많아 잘 안하게 되네요.

◇ 장식의 이유

히팅 블레이드가 부러져 AS 받으러 가서 알게 된 사실입니다.

아이코스를 쓰는 사람들은 스티커나 케이스 등으로 장식을 하기도 합니다. 그냥 호사취미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알고보니 그게 아니었더군요. 아이코스는 홀더는 홀더대로, 포켓 충전기는 충전기대로 일련 번호가 있고, 홈페이지에 회원마다 어떤 기기를 갖고 있는지 죄다 등록이 돼 있습니다.

아이코스는 두가지 새깔만 있습니다.(조만간 다른 것도 나오기는 합니다). 자칫 주변에 같은 색깔을 가진 사람과 기기가 바뀌면 AS를 받을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자신만의 독특한 스티커로 꾸며서 바뀔 위험을 헷지하는 것이라네요.

그래서 나도 케이스를 샀다가 망했습니다.

위의 그림처럼 케이스를 샀는데 고정이 되지 않아 충전케이블을 꽂으려 하면 본체와 케이스가 분리돼버립니다.

이런 젬병같으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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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나라는 나라다워야 합니다.

담배가 몸에 안 좋다는 주장이 훨씬 많으니 토 달지 않고 일단 그렇다고 칩시다.

그래서 온 국민이 담배 안 피는 세상 만들고자 하는 정부 노력도 가상합니다.

더더욱 양보해서, 담배 냄새 참 지독합니다. 담배 피는 나도 다른 사람이 피는 담배 연기는 참 역겹습니다. 그래서 담배연기 없는 세상이 되면 참 좋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선의, 그러니까 담배는 몸에 건강에 좋지 않으니 없애야 한다면 그냥 정부도 세금 포기하고 담배를 마약으로 지정하란 말입니다. 아무리 담배가 좋다기로서니 범죄자가 되고 벌금을 내거나 깜방 가는 것까지 감수하면서 필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라라면 나라답게, 좀 정정당당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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