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떡국 이렇게 끓여도 되더라고요

이래저래 요리에 관심은 많은데, 자주 하지는 못합니다. 그저 캠핑가서 아내 조금 거들어 주는 정도?

하지만 기회가 왔어요. 아내가 일이 있어 처가에 갔고, 나 혼자였으면 그냥 대강 라면 끓여먹고 말았을 텐데, 딸래미가 방학이라고 집에 와 있네요. 딸바보 안하고 싶긴 한데 어쩌겠어요. 내가 안챙겨주면 과일 대충 먹고, 과자로 때울테니 나설 수밖에.

아내는 육고기가 국물에 들어간 것은 딱 질색입니다. 냄새도 못맡는데, 아이 둘 나았을 때 울 엄니는 미역국에는 쇠고기 들어가야 맛있다며 줄기차게 쇠고기 미역국만 끓여 대령했으니 그야말로 ‘고문’이었겠죠. 그렇다 보니 나도 결혼 전에는 쇠고기 미역국, 쇠고기 떡국 정말 좋아했는데 결혼하고는 거의 못 얻어 먹었네요 ㅠㅠ

어쨌거나, 싫어하는 아내 없을 때 쇠고기 떡국을 끓여먹어 보기로 했습니다.

준비물은

  • 쇠고기 150그램
  • 떡국 떡 2인분이 400그램이라는데, 딸래미 양이 적은 관계로 300그램 조금 넘게
  • 진간장 1큰술
  • 다진마늘 1/2술
  • 대파 15cm 정도
  • 육수 낼 멸치, 새우, 다시마
  • 구운 김 1장
  • 달걀 1개

먼저 쇠고기 핏물을 뺍니다. 30분동안 뺐는데, 중간에 물을 5~6번 갈아줬습니다.

쇠고기는 핏물을 빼야 합니다. 30분 정도 빼면 되는데, 중간 중간 피가 우러난 물을 따라 버리고 새 물로 바꿔주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5분 정도마다 한번씩 갈아주는 게 좋더군요.

핏물을 빼는 동안 떡을 물에 담궈 불립니다. 보통은 30분 정도가 좋다고 하는데, 떡국을 끓였을 때 쫄깃한 식감이 좋다면 그보다 덜 불려도 되고, 조금 말랑말랑한 게 좋다면 더 불려도 됩니다. 나는 40분 정도 불렸습니다.

떡 315그램을 물에 불렸습니다. 1인분으로 200그램 정도가 적당하다는 데, 울집 딸래미 뱃골이 그리 크지 않은지라 조금 줄여서.

이 둘을 처리해두고 진국을 우려냅니다. 떡국 2인분 끓이는데는 1000cc정도 물이 필요한데, 1500cc 물에 멸치, 새우, 다시마를 넣고 팔팔 끓여냅니다. 500cc는 쫄아들 것을 예상하고 물을 넉넉히 잡았습니다.

멸치, 새우는 다시망에 넣고 다시마는 그냥 물에 넣어 진국을 우려냅니다. 거품은 걷어내주는 쎈스도 필요하죠

쇠고기 떡국을 끓이려면 굳이 저렇게 진국물을 우려내지 않아도 됩니다. 특히 말갛게 맑은 국물을 원한다면 그냥 이 과정은 생략하고 건너뛰는 게 더 좋습니다. 하지만, 깊은 맛을 원한다면 진국물을 넣는게 더 좋습니다.

진국물이 끓고 있는동안 부재료를 장만합니다. 김을 구워 잘게 썰고

김은 이렇게 썰어도 되고, 또는 구워서 손에 쥐고 부스러뜨려도 괜찮습니다. 오늘은 김 1장만 해도 될 것을 2장 구워서 잘랐다가 많이 남았습니다.

달걀을 풀어둡니다. 떡국에 달걀을 넣는 방법은 두가지인데, 하나는 프라이팬에 얇게 전을 구워서 지단을 만드는 것이고, 하나는 나처럼 풀어서 끓는 물에 서서히 투하하는 방법입니다. 왠지 나는 라면 끓여먹을 때도 그렇고 떡국도 그렇고 달걀을 저렇게 미리 풀어뒀다가 끓는 물에 넣는 것이 푸근하고 푸짐해보여서 좋아한답니다.

달걀도 미리 풀어놓습니다. 달걀을 깨어 그릇에 담으면 ‘심’이라고 하는, 질긴 부분이 있습니다. 이것까지 풀리게 열심히 저어주는 게 좋습니다.

대파는 15cm정도를 어슷썰기 해둡니다.

드디어 쇠고기 핏물 빼기 30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맑은 물로 여러차례 갈아줬습니다. 여기에 양념을 합니다.

쇠고기 150그램에 다진마을 반숫가락, 간장 1숫가갈, 참기름 반숫가락을 넣었습니다. 후추도 조금 넣으면 좋은데, 마침 집에 후추가 없어서 그냥 패쑤.

저렇게 양념 한 것을 10분 쯤 그냥 둬 숙성시킵니다.

이후 냄비에 저것을 넣고 따글따글 볶아줍니다.

양념한 쇠고기에 간이 배어들었다 싶으면 중불의 냄비에 넣고 따글따글 볶아줍니다.

이 상태에서 오늘 떡국 비주얼은 망했다는 감이 퐉 옵니다. 핏물이 제대로 안빠져 국물 색깔이 엄청 탁합니다. 저기에 누런 육수까지 붓고 나면 색깔은 생각만 해도 폭망입니다. ㅠㅠ

멸치, 새우, 다시마로 우려낸 육수 1000cc 정도를 익은 쇠고기 위에 붓습니다.

그리고 끓기 시작하면 떡국을 넣어야죠. 아까 불려놨던 떡국.

30분을 기본으로, 원하는 떡 식감에 따라 가감해서 물에 불린 떡을 끓는 물에 넣어야죠.

떡을 넣고 한소끔 끓이면 됩니다. 팔팔 끓으면 위로 뜨는 거품은 걷어냅니다. 뭐, 한때는 이런 거품이 건강에 안좋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만, 그건 모르겠고 이 거품을 걷어내면 한결 깔끔한 맛이 나는 건 내가 해봐서 압니다(으잉? 이건 MBC 화법?).

모든 끓이는 음식에서 팔팔 끓을 때 떠오르는 거품을 걷어내면 훨씬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냥 두면, 뭐랄까, 깊은 맛이라기에는 쫌 거시기 하고, 걷어냈을 때모다는 푸짐한 느낌이 듭니다.

아, 떡을 넣기 전에 거품을 먼저 걷어냈군요. 이 순서는, 내 생각에는 그다지 중요하다고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떡을 넣고 팔팔 끓는동안 소금으로 간을 합니다. 간장으로 간을 해도 되지만, 이 상황(앞서 쇠고기 핏물을 제대로 빼지 않아 탁한 국물을 예상)에서 간장 간은 그야말로 비주얼 최악이겠죠.

헉, 저렇게 많은 소금을? 간은 한꺼번에 많이 하는 게 아니라 조금씩 하는 거라는 진리를 다시 깨우치는 중 😭ㅠㅠㅠ

이제 거의 다 됐습니다. 팔팔 끓으면 썰어둔 파를 넣고 풀어둔 달걀을 넣으면 기본은 끝.

파는 0.5cm 두께로 어슷썰어 넣습니다.

달걀도 넣어야죠.

저렇게 푼 달걀을 넣을 때 국물을 젓는 사람도 있는데, 절대 노 노. 그냥 슬슬 돌려가며 골고루 뿌려주면 됩니다

이제 떠서 먹으면 되죠. 그릇에 떠서는 잘라놓은 김을 위에 뿌리면 됩니다. 요리는 끝.

마지막 김 고명까지 얹었습니다.

맛있게 먹어야죠.

깨끗이 비웠습니다.

떡 분량을 400그램보다 더 적게 한 게 오늘 요리에서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역시나 국물 비주얼은 최악입니다. 맑은 국물은 원한다면 멸치 육수나 굴, 또는 내가 어릴 때 자주 먹었던 닭육수를 강추합니다.

디지로그

경남도민일보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 체육부에 와서 경남FC, 내셔널리그 등 축구를 담당하고, 겨울시즌에는 창원LG세이커스 농구도 담당합니다. 물론 전국체전이나 각종 아마추어나 학교스포츠도 맡아 합니다. 원래는 뉴미디어, IT 등에 관심이 많고, 그에 따른 글을 많이 썼습니다.

%d 블로거가 이것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