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익 경남 수코는 FC서울 감독 갈까?

어제오늘 해서 경남FC 이영익 수석코치(수코)가 FC서울 감독을 하러 갈 수 있다는 ‘뇌피셜’이 커뮤니티에서 회자하고 있다.

이영익 경남FC 수석코치가 지난 4월 인천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웃기지 마라. 경남FC와 이영익 수코를 흔들지 마라”다.

어제 커뮤니티에서 ‘이영익 서울 감독설’을 접하고 다양한 경로로 사실 확인에 들어갔다. 이런 일은 자칫 구체적인 정보나 근거 없이 본인에게 직접 물어보면 백이면 백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돌아온 대답은 한결같이 “그럴 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나도 올 시즌 시작되기 전 이영익 수코를 경남이 영입했을 때 직접 들은 얘기가 있었기에 ‘이영익 (??) 감독’은 쉽지 않으리라 생각했지만, 그 (??)가 ‘FC서울’이라면 다를 수도 있겠다 싶기도 했다. 당시 이 수코는 K리그2 대전시티즌 감독에서 불명예 퇴진한 뒤였다. 리그에서 단 4승만 거두고 불명예 퇴진했으니 명예회복 욕구야 있겠지만 “앞으로 프로팀 감독은 절대 안 한다”라고 바로 말했다.

그런 그지만, 그래도 ‘서울 감독’이라면? 대전에서 불명예 퇴진한 수모를 설욕하기에 꽤 쏠쏠한 옵션이기는 하다.

하지만, 두 가지 측면에서 이런 ‘뇌피셜’은 현실화하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경남 경기를 유심히 봤다면 현장 지휘를 대부분 이영익 수코가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김종부 감독은 대부분 시종일관 무표정한 표정으로 팔짱을 낀 채 벤치에 앉아 경기를 관찰하고 있고, 이 수코가 손짓·발짓 큰 목소리로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린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전략을 짜고 이를 지시하는 것은 김종부 감독이다. 이 수코라고 직접 그러고 싶은 욕심이야 없을까만, 겉으로 보기엔 경남 수코로 오면서 내려놓았다.

경남은 내년 시즌 ACL 진출이 가시화하고 있다. ACL 감독은 P급 라이선스를 보유해야 하는데 김종부 감독은 아직 없다. 올해 안에 취득 과정에 등록할 예정이다. 등록만 하면 팀을 지휘할 수 있지만 찜찜하다. 이영익 수코는 일찌감치 P급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어쩌면 경남이 ACL에 나가면 이 수코가 감독 자격으로 팀을 지휘할 수 있게 된다.

그런 기회를 눈앞에 두고 서울로 이적한다? 어불성설이다.

구글에서 ‘경남 이영익’으로 이미지 검색한 모습.

다음, 서울이 어떤 구단인가? ‘북패’라는 비아냥을 듣기는 하지만 전통의 명문 클럽이다. 올해를 비롯해 근래 썩 잘하지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명문가 자부심이 있는데 이영익 수코를 감독으로 영입한다? 이 수코는 K2리그에서 겨우 4승 거두고 불명예 퇴진한 지도자다. 경남 같은 시·도민구단이야 선수고 지도자고 가능성을 보고 영입해 성장·발전시킬 수밖에 없지만, 빵빵한 기업구단은 이미 검증된 지도자와 선수로 바로 성적을 거둬야 한다. 이영익 수코를 감독으로 영입할 이유가 없다.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동안에 이영익 수코와 통화가 이뤄졌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데, 김종부 감독이나 이영익 수코나 전화 통화하기 진짜 어려운 사람이다. 전화를 안 받는 것은 기본이고, 분명 부재중 전화 기록이 남아있을 텐데도 전화 안 해준다.)
이 수코는 서울 감독설에 대해 “무슨 미친…”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에이 내가 그럴 능력이나 되나요?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들은 바도 없어요”라며 “지금 여기 일만 해도 ACL 나가느니 마느니 얼마나 바쁘고 정신없는데 그런 말도 안 되는 얘기에 신경 쓸 겨를도 없어요”라는 말로 일축했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이영익 수코가 김종부 감독처럼 K리그1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지도자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스스로 팀을 이끌고 ACL에 나가서도 성공했으면 좋겠다. 충분히 그럴 자질은 있다고 본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김종부 감독과 정말 케미가 좋은 이 수코는 내년 시즌까지는 경남에 남아서 경남의 ACL 돌풍까지 함께 해줘야 한다. 그게 그가 지난해 대전에서 입은 깊은 내상을 치유하고 자신감을 회복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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