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부 경남FC 감독의 리더십 근본

김종부 감독이 경남FC에 온 지 햇수로 3년이다. 뭐 첫해야 벌점 10점으로 움치고 뛸래야 어찌할 방도가 없었으니 그냥 그러저러했다.

2017년 K리그2(챌린지)를 씹어먹으면서 우승하고 다이렉트로 승격했으니 ‘지도자’로서 김 감독의 커리어에 스탯 하나를 추가했다.

그리고 KEB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2018을 목하 씹어먹는 중이다.

2004년 무렵 체육 기자를 떠나 다른 분야에서 전전하다 보니 경남FC 소식은 한 다리 건너 얘기였다. 온갖 부정·비리로 구단이 망가져 갈 때도 이런저런 생각이야 있었지만 내 목소리를 내는 게 부적절하다는 – 그야말로 부적절한 – 생각에 자제했다.

그런 김종부 감독과 경남FC를 가까이서 취재하는 나로서는 정말 상쾌하게 그런 결과를 즐기고 있다. 나는 2002년 무렵 고 전형두 경남축구협회장(그는 경남FC 대표도 역임했다)과 배를 맞춰 경남에 프로축구단을 창단하고자 무지 애를 썼다. 지금의 창원축구센터 건설에도 많이 관여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잘못했다 싶은 것도 있지만, 큰 틀에서는 정말 내 인생작이다.

경남FC 김종부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그리고 작년 2017년 7월 1일부로 다시 체육 기자가 됐다. 거의 13년 만의 귀환이다. 그리고 행복한 기억이 시작됐다.

내 추억은 여기까지.

김종부 감독에게 붙는 수식어 중 단연 압권은 ‘비운의 천재’다. 그의 선수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얘기다. 내가 고등학생일 때 김종부는 ‘차붐’ 이후를 책임질 능력자였다. 하지만 그의 이름은 어느샌가 국내 축구계에서 지워졌다.

김 감독도 이런 것을 잘 안다. 그리고 아쉬움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는 ‘비운의’를 뗀 ‘천재’를 원한다.

‘천재 감독’. 이게 그가 원하는 닉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비운’은 오래전에 떨쳐냈다고 생각하고, 실천하고 있다.

그렇다. 그는 ‘천재 감독’이 맞다. 적어도 가까이서 지켜본 그는 신출귀몰했다는 제갈량 뺨 칠 정도로 천재성을 보인다. 이는 지금의 경남 선수들 스쿼드를 보면 알 수 있다. 말컹이 25골로 리그를 씹어먹으며 득점왕 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있지만, 사실 경남 선수 중 국가대표 선수 한 명도 없다.

공격수 말컹이 있다지만 함께 호흡 맞춰 경쟁력 보이는 선수는 김효기 정도다. 미드필더에서 네게바 최영준이 맹활약하고 있지만, 다른 클럽 미드필더에 비하면 뭐, 그닥이다. 네게바는 전북 강희대제 장바구니에 담겼다는 썰도 돌고 있지만, 그래 봐야 경남에는 별로 ‘돈’이 안된다. 쩝.

경남 수비의 중심은 박지수 우주성 정도다. 우주성은 워낙 들쭉날쭉하다. 박지수는 뭐, 미친 ‘골 넣는 수비수’다. 센터백이 상대 골문 앞에 가서 헤더슛 날리면 수비는 누가 하느냐고 ㅠㅠ.

원래 수비수는 아니었지만, 경남에 와서 새 옵션을 장착한 이광진 유지훈이 좌우 풀백을 맡으면서 맹활약하지만 K리그1 기준으로 보자면, 뭐 탑 급은 아니다.

이런 경남 스쿼드로 리그 2위를 몇 달 째 (위태위태하게나마) 지키고 있다. 이쯤 되면 선수 개인 능력도 능력이지만, 감독의 지휘력을 의심(? 으잉?)이 아니고 짚어볼 수밖에 없다.

‘효날두’로 불리는 김효기 기용을 보면 김종부 감독의 용병술이 대강 짚인다.

김종부 감독이 29라운드 전남드래곤즈 경기에서 뜬금없이 4-3-3 전술을 들고나왔다. 경남은 그 이전 28경기에서 한 번도 4-4-2 전술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물론 경기 중에는 상황에 따라 텐백도 있었고 버스 수비도 있었다. 3백도 때때로 나왔고 5백도 상황에 따라서는 가동됐지만 기본은 4-4-2였는데 4-3-3은 정말 ‘뜬금포’였다.

이 경기에서 김효기가 득점에 성공했다. 사실 김 감독은 4-3-3 포메이션을 테스트하고 있다. 말컹 뚝배기에만 기대해서는 내년 ACL에 진출해서 국내 K리그와 병행할 때 믿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어쨌거나 김효기는 이 경기에서 득점했지만, 이후 김 감독이 기대하던 활동량에 미치지 못했다. 말컹이 굉장한 득점력을 보이지만 수비 가담은 진짜 ‘젬병’이다. 그 공백을 효날두가 메꿔줘야 하는데 후반 10여 분 만에 3골을 헌납하는 동안 효날두의 움직임이 평소답지 않았다는 게 김 감독의 판단이었다.

그리고 이후 리그 2경기 동안 효날두 이름은 스타팅멤버 리스트에서 사라졌다.

효날두, 느끼니?

이게 김 감독의 리더십 근간이다. 여차하면 빼버린다. 김 감독은 최근 나와 만난 자리에서 “싫으면 싫다고 말해라. 그러면 빼줄게”라고 선수단들에 호통쳤다고 말했다. 그렇다. 김 감독은 그냥 ‘배제’하는 것으로 선수단을 꽉 틀어쥔다. 김종부 매직이 무서운 이유다.

디지로그

경남도민일보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 체육부에 와서 경남FC, 내셔널리그 등 축구를 담당하고, 겨울시즌에는 창원LG세이커스 농구도 담당합니다. 물론 전국체전이나 각종 아마추어나 학교스포츠도 맡아 합니다. 원래는 뉴미디어, IT 등에 관심이 많고, 그에 따른 글을 많이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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