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되면 ‘거간꾼’ 잘못되면 ‘사기꾼’

이적시장이 열린 지가 언젠데, 이렇다 할 오피셜이 안 뜬다. 팬들로서는 조바심이 날 수밖에 없다. 쟤는 제발 떠나줬으면 좋겠는데 왜 간다는 얘기가 없는 거야. 얘는 꼭 데리고 와야 할 즉시 전력감인데 하이재킹당하는 것 아냐? …

답답한데 오피셜은 뜨지 않고 자꾸만 무슨 ‘링크’만 난무한다. ‘아는 사람’이 보자니 어찌 보면 가소롭기까지 한 링크에 일희일비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축구 얘기 한대 놓고 딴 얘기 하려니 쪼끔 미안한 생각도 든다만, 딴 얘기 좀 해보자.

이 사진은 이 글과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오해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최근 경남 링크가 떠서 가져온 것일 뿐입니다.

(이건 절대 가상 상황이다. 특정한 상황을 빗댄 것 절대 네버 아니다) 아는 사람이 아프리카 광산 채굴권을 확보했다. 근데 돈이 없다. 이 광산에는 뭔가 잔뜩 있다는 소문은 있는데 뭐가 얼마나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일단 시굴이라도 해봐야겠는데, 시굴할 돈도 없다. 할 수 있나. 투자자를 모았지. ‘이거 성공하면 연 수십% 수익 난다, 또는 원금의 몇 배로 뻥튀기 할 기회다.’ 이런 식인 거지.

가능성 하나. 진짜 대박이 났어. 금도 금이지만, 그 귀하다는 희토류가 잔뜩 묻혀있는 거야. 몇 배? 껌이지 뭐. 몇십 배로 불려줄 수도 있을 정도야. 거간한 사람은 뛰어난 거간꾼이거나 경영능력이 탁월한 사람이거나, 하여튼 세상 찬사를 다 가져갈 거야. 아마.

가능성 둘. 시굴했는데 뭐 구리나 아연이나 석탄이나 이런 건 엄청나게 많은데 크게 돈 될 것은 없는 거야. 파서 팔아봐야 고만고만한 상황이니 선투자한 투자자들에게 이자는커녕 원금 환급하기도 버거워. 그렇다고 못 갚을 정도는 아니야. 그나마 투자자로서는 원금 안 떼이고 얼마 되지 않지만 이자 받으니 ‘속았다’ 싶으면서도 크게 욕은 안 하지.

가능성 셋. 시굴했더니 화강암이 온 산 지하 100m도 더 깊이 딴딴하게 받치고 있는 거야. 이건 뭐 돌덩이 파서 팔려고 보니 파내는 돈이 더 들어. 선 투자자는 이자는커녕 원금까지 떼이는 거고, 그럼 이걸 거간한 사람은 ‘사기꾼’이 되는 거야.

사실 뛰어난 사기꾼과 빼어난 거간꾼은 백지 한 장 차이일 수도 있고, 미래를 보는 혜안의 차이일 수도 있어.

이렇게 거창하게 다른 얘기를 하는 건, 요즘 이적 시장에서 이 둘 사이를 교묘하게 줄타기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야.

미리 전제하자면, 이적 시장에서 100% 확실한 것은 100% 없다는 거야. 나는 지금 K리그1 12개 구단(전남 빼고 성남 넣어서) 베스트11 명단 50~60%를 채웠어. 물론, 내 뇌피셜은 최대한 자제한 결과야. 뇌피셜 포함하면 90% 넘을 거야 아마.

앞에도 얘기했지만, 하도 어이없는 링크가 난무하다 보니 에이전트들도 장난을 많이 치나 봐.

경남 프론트에 하루에도 몇 차례씩 확인 전화가 온대. ㄱ 선수에게 경남이 영입 의사를 밝힌 적이 있나? 관심은 있나? 뭐 그런 식이래. 대부분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일이래.

근데도 지방의 한 시·도민구단에 가서는 ‘ㄴ 선수를 경남이 영입하려 했는데 우리가 거절하고 여기로 왔다’라거나 한 기업구단에 가서는 ‘ㄷ 선수를 경남이 노리는데 빨리 (계약) 안 하면 경남에 뺏긴다’라거나 이런 식으로 접근한다는 거야.

그리고, 어떻게 된 게 이런 얘기는 링크가 먼저 뜬다는 거야.

가만 되짚어보면 경남이 용병을 잘 뽑긴 했어, 그렇지? 뽀뽀 보산치치 까이끼 까보레, 그리고 최근의 말컹에 네게바, 쿠니모토까지. 그러니 그걸 활용해서 선수 비싼 값에 팔아보려는 ‘귀여운’ 술수가 보여 ㅋㅋㅋ

뭐, 경남빠인 나로서는 썩 나쁘지는 않아. 어차피 나머지 11개 구단이 다 경쟁 상대인데, 그중 한 구단이 거기에 홀딱(갱상도 사투리다) 속아 뭐 이적료니 연봉이니 손실 나면 나로서는 좋은 일(은 절대 아니다. K리그 자산이 헛된 곳에 쓰이는 것일 뿐)이어서는 안되지만, 한눈팔아주는 것은 고맙다.

근래 무슨 ‘비치’가 경남하고 링크가 뜨더라. 그 비치는 경남 링크는 100% 아니라고 100% 확률로 얘기할 수는 없지만, 내가 볼 때는 빼어난 거간꾼은 아닌 것 같애.

앞의 예에서 가능성 4가 있어. 아프리카에 광산 채굴권 같은 건 구경도 못 해본 사람이 이미 확보했다고, 투자하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거다. 이건 악의적인 사기꾼이라고 봐. ‘성선설’을 믿는다면, 이 사람도 투자자를 모아서 그 자금으로 채굴권을 매입하려고 했을 수는 있겠지. 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그 ‘선의’를 받아들이기에는 잇속이 너무 밝다는 게 문제야.

‘링크’를 믿거나 말거나는 본인 판단이다. 팬이든 구단 관계자든, 스카우트든.

나도 진짜 궁금해. 그러니 온 세상천지 사방팔방에 물어보고, 확인하고 하면서 베스트11을 그려보고, 그 그림으로 봤을 때 내년 성적이 어찌 나올까 예상해보고 하는 거야. 이 재미 진짜 쏠쏠하더라고. 올해 사실, 많이 적중했고, 맞아 들어가는 것 보면서 엔돌핀에 팍팍 솟았거든.…

열심히 추적하고 맞춰보고 예상하고. 참 재밌는 일이야. 그치만 지나치면 행복회로가 불행회로가 될 수도 있다는 건 알아줬으면 해.

디지로그

경남도민일보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 체육부에 와서 경남FC, 내셔널리그 등 축구를 담당하고, 겨울시즌에는 창원LG세이커스 농구도 담당합니다. 물론 전국체전이나 각종 아마추어나 학교스포츠도 맡아 합니다. 원래는 뉴미디어, IT 등에 관심이 많고, 그에 따른 글을 많이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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