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신혼의 즐거움을 ‘참깨 볶는다’ 할까?

참깨를 볶다 보니 여러 생각이 든다. 왜 신혼의 즐거움을 ‘참깨 볶는다’고 하는지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리라.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아내가 출근하면서 나더러 참깨를 볶아 놓으라 했는데, 아내가 퇴근한 후에야 비로소 그 ‘명령’이 생각나 부랴부랴 참깨를 볶는다.

물에 씻어 조리질하고, 물 빠질 때까지 기다려 조금씩 볶다 보니 벌써 3시간을 넘겼다. 그동안 흘러가는 생각의 흐름을 다 쫓아갈 수야 없다만 그동안 든 여러 상념들을 정리해본다.

마눌과 나는 함께 ‘참깨를 볶을’ 연차는 한참 지난 듯하다. 큰 아들이 95년생이니 말이다. 작은 애는 97년생이다. 

아내와 진짜 참깨를 볶으며 살던 시절이 있었다. 아들이 나고 딸이 나고 그랬던 것도 참깨를 볶다 보니 부차적인 것이었지 싶다. 뭐가 그리 좋았는지….

그런데도 나나 아내나 우리 아이들에게 늘 하는 말이 있다. 

“아들아 딸아, 니 인생에 진짜 동반자다 싶은 사람, 이 사람 아니면 못살겠다는 사람 만난다면 우리 눈치 보지 말고 결혼하고 살아라. 하지만 니 엄니나 아부지에 대한 의무감으로 억지로 결혼할 생각은 안해도 된다. 그냥 너그들이 어떤 삶을 선택하든 그건 늬들의 삶이고, 엄니 아부지는 그걸 존중하고 지지한단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 아그들도 결혼해서 알콩달콩 참깨도 볶고 아그들 생겨나면 그 재롱도 보고 그런 삶을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하지만 그걸 강요할 생각도 없다.

이렇게 참깨를 볶으면서, 참깨 볶는 맛을 보는 것도 좋겠지만, 어디 그걸 모른들 어떠하리. 그냥 그렇다.

아, 몇 년 전이었다. 결혼한 후배가 신혼여행 갔다 와서 선물로 볶은 참깨를 주더라. 아내와 나 모두 빵 터졌다. 부부 근황은 모른다만 그 후배는 건강하게 자기 몫 하면서 잘 살고 있다.

디지로그

경남도민일보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 체육부에 와서 경남FC, 내셔널리그 등 축구를 담당하고, 겨울시즌에는 창원LG세이커스 농구도 담당합니다. 물론 전국체전이나 각종 아마추어나 학교스포츠도 맡아 합니다. 원래는 뉴미디어, IT 등에 관심이 많고, 그에 따른 글을 많이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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