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심판 교육 좀 제대로 해라

9일 오후 2시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숭의 아레나)에서 인천유나이티드와 경남FC 2라운드 경기가 있었다. 대강 영남권 경기는 웬만하면 직관하지만, 인천까지 갈 용기를 낸 내가 대단했던 하루였다. 아침 7시 50분에 집을 나섰는데 집에 오니 밤 9시 45분이었다. 장장 14시간의 당일치기 여행이었는데, 내가 뭔 짓을 한거지? 싶은 현타가 온다.

우선, 남준재 부상이 걱정되긴 한다. 경기 끝나고 공식 인터뷰 전에 인천 구단 관계자가 “경추가 어느 부위인지는 모르겠지만, ‘경추부 충격’이라는 1차 검진 결과가 나왔고 MRI 등 영상 판독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경추부는 목 부위다. 여기는 온갖 신경과 인대, 혈관 등이 지나는 자리라서 다치면 자칫 전신마비로 ‘식물인간’이 될 수도 있는 곳이다. 제발 큰 부상이 아니길 기원한다.

그리고 남준재를 그 지경으로 만든 경남의 조던 머치에 대해 경고로 끝난 데 대해서는 나도 불만이 많다. 그 부분은 나중에 따로 글을 하나 쓸까 싶다. 지금은 인천의 남준재 첫 골에 대한 분석을 다뤄보려 한다.

이건 내가 볼 때는 옵사이드였다. 그리고 중계화면을 다시 돌려 보는데 역시나 옵사이드가 맞다고 본다. 그런데도 골로 인정되면서 경기는 엉망이 됐다. 가장 큰 문제는 심판들(! 그렇다 ‘들’이다)의 안일한 대응이 남준재가 구급차에 실려 나가는 대형 참사를 불렀다고 점이다.

전반 19분께 인천 쪽 센터써클 부근에서 무고사가 전방으로 깊숙이 밀어준 공을 센터써클 경남 쪽 끝부분에 있던 남준재가 스프린팅으로 받아내면서 첫 골을 만들어 냈다.

이 공이 골망을 가르고 나서 이동준 주심은 이어폰과 마이크로 한참 교신을 한 끝에 골로 인정했다. 현장에서 순간 지나가는 동작이었기에 미심쩍었지만 뭐 별로 할 말이 없는 판정이었다.

하지만 집에 와서 중계영상을 다시 돌려 보니 이건 명백히 옵사이드였다. 심판 역시 나처럼, 아니 나보다는 훨씬 전문적으로 현장 상황을 파악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비디오 판독(VAR)까지 하고 내린 결론에 토를 달 수는 없었다. 하지만 현장 기록 영상은 심판의 판정이 잘못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무고사가 인천 쪽 센터 써클에서 킥 하기 직전 남준재는 스프린트를 시작했다. 경남 수비 라인에는 4명이 서있었지만, 첨부한 그림처럼, 킥 하는 순간 남준재가 경남 골문에 가장 가까이 접근해 있었다. 

더 중요한 부분은 그 라인에 부심이 서 있었다. 충분히 옵사이드를 선언할 수 있는 위치였지만 왜인지 모를 이유로 깃발을 들지 않았다. 순간적인 판단 미스일 수도 있었지만, 이건 VAR을 통해 충분히 바로잡을 기회가 있었다.

축구 경기에서 ‘첫골’의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이런 ‘반칙’으로 첫 골을 가져가더라도 일단 승기를 잡으면서 몰아칠 수 있게 된다. 

수비라인 뒷 공간을 파고드는 작전을 만들어 온 안데르센 감독의 작전은 정말 좋았다. 경남 수비라인의 허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걸 깰 방법을 완벽히 준비해왔다는 걸 현장에서 뼈아프게 느꼈다. 그래서 더 아쉽다.이런 반칙성 득점은 안데르센 감독의 능력을 깎아내리는 소재가 될 수 있다. 안데르센 감독은 이미 충분히 K리그에 적응했고, 자신의 능력을 한껏 뽐내려 한다. 경남 김종부 감독도 대단하지만, 리그에는 빼어난 감독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좋다. 심판의 경기 리딩 능력이 왜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준 인천 vs 경남 경기였다.

디지로그

축구가 좋은 축구입니다.

2 Responses

  1. 김경모 댓글:

    역시나 저도 오프사이드 같아서 확인 해보니 리플레이에서 올려주신 영상은 안보여주고 뒤에서 찔러주는 패스 잡아주더군요
    방송사도 알고 있지 않나 의심 될 정도로 이상한 리플레이였습니다.

    • 디지로그포유 댓글:

      뭐, 방송까지 관여했다는 건 지나친 확대해석이거나 음모론같아 보이긴 합니다만, 어쨌거나 저날 저 장면은 오프사이드가 맞다고 지금도 그리 생각합니다.관심 가져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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