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기 후보는 ‘단일화’ 판을 깨야 한다

이번 총선에서 야권 단일화가 최대 이슈였습니다. 우여곡절도 많았고 위기 상황도 많았지만 그래도 큰 틀에서 단일화가 이뤄졌고 새누리당 대 범 야권 단일후보간 일대일 대결 구도로 선거가 치러지는 곳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미 후보 등록까지 끝났는데 참 이상한 단일화가 진행되고 있답니다. 진주 을 통합진보당 강병기 후보와 무소속 강갑중 후보간 단일화가 그것입니다.

강병기 후보는 20대에 학생운동을 시작해 농민운동으로 잔뼈가 굵었으며 민주노동당에서 활동해왔습니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도지사 후보로 나섰다가 무소속 김두관 후보와 단일화 하면서 이후 당적을 버리고 경남도 정무부지사직을 역임했습니다. 최근 통합진보당으로 복귀해 진주을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이후 통합민주당 서소연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해 사실상 ‘야권 단일후보’가 됐습니다.

민주통합당 서소연(오른쪽) 후보와 통합진보당 강병기 후보는 지난달 16일 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주을 선거구 야권후보 단일화를 선언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DB

강갑중 후보는 원래 민주당 이기택 계로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3당 합당에 따른 정치소용돌이 속에서 민주자유당(현 새누리당의 할애비 뻘 되는 정당)에 입당했고 한나라당 공천으로 경남도의원을 지냈습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도의원 사퇴와 한나라당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했습니다.

그런데 이 둘이 단일화를 하기로 했답니다. 이미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를 끝냈으며 결과를 두고 검수하고 있답니다.

그러나, 이 단일화는 결단코 잘못된 단일화입니다. 새누리당 김재경 후보를 이 둘이 단일화 해서 이긴다 하더라도 강갑중 후보는 새누리당에 입당하거나, 입당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새누리당 2중대가 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백번 양보해서 새누리당으로 가지 않고 옛 친정인 민주통합당에 입당한다 하더라도 이 단일화는 잘못된 것입니다.

야권이 단일화를 추진한 것은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가 컸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농민·노동운동을 비롯한 진보세력이 뭉친 통합진보당원들이, 강병기 후보와 단일화 한 민주통합당원과 그 지지자들이 한나라당 출신 여권성향 무소속 후보 선거운동에 얼마나 화학적으로 결합할 수 있을까요? 결국 새누리당 김재경 후보를 당선시키는 데 이바지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참에 강병기 후보는 단일화 틀을 깨고 나와야 합니다. 진주지역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강씨 문중이 나서서 단일화 하라고 압박했다 할지라도, 그 틀을 깨고 나오지 않는다면, 그가 평생을 통해 쌓아온 명예와 신념은 되돌이킬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디지로그

축구가 좋은 축구입니다.

2 Responses

  1. king 댓글:

    쌍방이 합의아여 단일화 하기로 하였다면 약속을 지켜야죠.
    잘못된 단일화이기에 판을 깨야 한다구요/
    그렇다면 애당초 단일화 약속을 왜 했나요?
    내가 이길 줄 알고?
    그래서 졋다 하더라도 약속을 지키세요
    얼마전 모여자가 부정 여론조사의 영향이 미미하다며 우기면서 사퇴불가를 외치더니 어딘가 닮았네요.
    컨닝하다 들키면 그문제만 빵점이라고 우기는 것과 뭐가 다른가/

  2. m 댓글:

    단일화 판을 깨야 한다라… 이건 이상한 단일화라고 말씀하신건 두 후보자간의 약속을 깬다?

    단일화를 하기위해 두 후보는 협상을 했을것이고, 협상내용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분명 두후보가 서로의 상황을 확인하고 서명을 했을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시민들과의 약속도 포함될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의 시민들앞에서 약속한 것을 깬다는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이 드네요.

    또한 단일화 시점은 두 후보자간이 정할수있는거 아니겠습니까? 본선거가 시작되서 하든지, 본선거 후에 하던지 그것까지도 확인하지않고 두후보가 경선을 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글을쓰신 분께서는 반장선거 나갈때 일부러 지려고 나갑니까? 글의 요지는 알겠으나, 논리적이지 않은 억지로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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