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앞둔 ‘노무현 드라마’ 결말은?

공전의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가 종영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청와대 성 접대 의혹’이나 ‘장자연 성 상납 의혹’ 같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컸던 드라마도 이 드라마의 위력 앞에 맥없이 일찍 종영하고 말았다.

지난 3월 ‘박연차 전방위 로비’로 시작된 드라마는 지난달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백(?)을 하면서 제목도 아예 ‘노무현 게이트’로 바꿔 공전의 히트를 했다. 스토리 라인이 워낙 탄탄할 뿐만 아니라 주연도 당대 최고 인기 배우인데다 꽤 명성을 날리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므로 인기는 예고된 것이었다. 그렇지만 이처럼 크게 히트한 것은 아무래도 언론, 특히 거대 보수 언론의 역할이 컸다. 그들이 앞서 예고편을 전해주고 분석하고 에피소드를 제공하고 ‘마땅히 드라마는 이렇게 진행돼야 한다’고 훈수까지 두면서 드라마의 흐름을 ‘배후조종’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금까지 드라마 진행을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이라는 구조로 살펴보면 이렇다. 지난해 12월 ‘박연차-노건평 드라마’에서 이번 ‘노무현 드라마’는 예고됐던 바다. 당시 구속되면서 막을 내렸던 드라마 주인공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서서히 입을 열면서 ‘노무현 드라마’는 시작됐다. ‘발단’에 해당한다. 추부길 전 청와대 비서관이나 송은복 전 김해시장, 이정욱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 등이 구속되면서 서서히 드라마가 전개된다. 이때부터 훈수꾼들의 까탈스런 훈수도 중구난방으로 터져 나온다. 하지만, 아직은 스토리가 어느 쪽으로 전개될지 예측하기는 어려웠다. 3월 말, 검찰이 ‘잔인한 4월’을 예고하면서 ‘위기’가 임박했음을 알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위기’는 전혀 예측지 못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 때문에 스토리 라인까지 바꾸면서 벌어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달 7일 박연차 회장의 돈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고 “검찰 조사에 응하겠다”고 밝히자 감독(검찰)마저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렇지만, 절정을 향해 위기가 점증해 가면서 드라마 시청률도 나날이 경신됐다. 그리고 절정. 전국에 생중계된 지난달 30일의 노무현 전 대통령 소환으로 드라마는 절정을 이뤘다.

이제 절정을 지나 결말을 남겨두고 있지만, 아직도 드라마의 결말이 어떨지는 예측 불허다. 예측되는 결말은 크게 3가지다. 무혐의처리, 불구속 기소, 구속 기소가 그것이다. 그러나 감독은 ‘무혐의’는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듯하다. 그러면 구속이냐 불구속이냐인데, 여러 가지 고려할 게 많은 모양이다. 불구속하자니 ‘태산명동 서일필'(泰山鳴動 鼠一匹 태산을 울리고 요동하게 하더니 겨우 쥐 한 마리를 잡았다)이라는 비난을 살까 두렵고, 구속하자니 영장을 발부받을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 형국이다. 또 이것저것 벌여놓은 에피소드도 마무리 지어야 할 것이고, 속편 준비도 해야 할 처지다.
그래서 벌써 속편 얘기가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시청자들의 관심은 이제 ‘노무현 드라마’가 어떻게 종결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만큼이나 그 속편의 주인공과 스토리 전개에 쏠리고 있다. 1편에서 조연으로, 카메오로 잠깐잠깐 출연했던 천신일 세종나모 회장, 이상득 의원, 한상렬 전 국세청장 등이 주연으로 등장할 것인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더불어 경남·부산지역의 정치인·공무원이 어느 정도 비중으로 출연할지도 이 근동 사람들이라면 궁금해한다.

그런데 속편이 제작되기는 할까? 기획·제작·감독을 맡았던 검찰로서는 전편의 시청률과 인기를 뛰어넘는 속편을 만들지 못할 바에야 손을 대지 않으려 할지도 모르겠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연만 잘 섭외한다면 전편의 후광을 입어 높은 시청률을 올릴 수 있지 않을까?

디지로그

축구가 좋은 축구입니다.

4 Responses

  1. 리카르도 댓글:

    다음 시즌엔 대통령 기록물이 주제가 될것같네요..

  2. 구르다보면 댓글:

    당장은 아니지만 ‘진실은 이랬다’라는 주제로 새 드라마가 나오지 않을까요?
    물론 국민들이 잘해야 가능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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