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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지역신문 제대로 비평하고싶다

올해는 제대로 지역 신문·방송을 살펴보고싶다. 미디어 담당 기자로서 전국적인 이슈에 휩싸여 내가 발붙이고 사는 지역에 눈길을 주지 못하는 것은 이제 그만하고 싶다. 그게 새해 꿈이다.

경인년 새해가 밝은지도 여러 날이 지났다. 새삼스레 새해 소망이 어쩌고 하려니 낯 간지럽기도 하지만, 우리 조상은 설날부터 정월 대보름까지를 ‘설’로 보았다는 핑계를 대면서 새해 꿈을 풀어본다.

미디어 담당 기자이기에 올해는 정말 ‘미디어’ 그 자체에 눈길을 두고 미디어 비평을 해보고 싶다.

한국언론재단 미디어 통계정보시스템을 보면 경남에는 경남도민일보를 비롯해 6개 일간신문이 있다. 또 35개 지역 주간신문이 있다. 경남에서 발행되지는 않지만, 경남을 취재·배포대상으로 삼는 신문은 서울 발행 일간지를 빼더라도 제법 몇 개 된다. 실제로 발행되고 있는 신문은 미디어 통계정보시스템에 올라 있는 것보다 적겠지만 적어도 30여 개 신문이 있으며 방송도 공중파 3사와 지역 케이블방송까지 보도·시사 프로그램을 송출하고 있으므로 그것만 다 챙겨 보고 검토한대도 무척 바쁜 일상이 될 것이다. 그 속에서 지역에서 일어나는 핵심 쟁점에 대한 보도가 적절했는지, 시각과 논조는 어떠한지 비교도 해보고 비평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 홈페이지.

사실은 지난해에도 그런 꿈을 꾸었다. 그러나 상황은 내 생각 같지 않았다. 2008년부터 몰아친 미디어법 개악 시도, MB 정부의 언론장악 음모 현실화 같은 거대 의제에 휩싸여 당장 하고 싶은 일을 제쳐놓고 전국 상황을 주로 다룰 수밖에 없었다. 미디어법 개악과 이에 맞선 투쟁은 이 땅에서 건전한 언론이 발붙이고 살 수 있는가를 가름하는 중대 사안이었기에, 2008년 YTN 사장 선임에서 시작된 방송 장악 움직임은 언론을 신문과 방송으로 나눠 각개격파하려는 기도로 순망치한 꼴을 당하지 않으려면 힘을 모을 수밖에 없었기에 외면할 수 없는 중대 사안이었다. 지역에서 발행되는 신문들이 제대로 보도하고 있는지를 따지는 것은, MB 정부의 언론장악 계획이 성사되고 나면 허망한 짓이 되고 말 것이기에 그리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지난 연말부터는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 시한 연장과 지원방식 변경이라는 중대 사안이 발생했다. 어쩌면 방송 장악은 몇몇 부수적인 일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거의 완료됐다고 자신감이 붙은 정부가 이제는 지역신문마저 손아귀에 틀어쥐어야겠다고 나선 것일지도 모른다.

올해 시한이 만료되는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 시한을 연장해 달라는 지역 신문업계의 줄기찬 요구를 외면해오던 정부·여당은 지난 연말에야 겨우 국회에서 논의를 시작했다. 적어도 시한이 만료되기 전에 개정이나 대체입법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한 것은 참으로 순진한 생각이었다. 그걸 깨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도 필요 없었다.

법 정신에 따라 ‘선택과 집중’으로 우선지원 대상사를 선정하고 지원해오는 방식을 바꾸려는 문화부의 발상은 곧바로 ‘지역 신문 장악 시나리오’라는 것이 분명해졌다. 우선지원 대상 신문사를 크게 늘리고 사안별로 지원하겠다는 문화부 계획은 두 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지원 대상 신문사가 많이 늘어남으로써 실질적인 지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예산이 증액되지 않았는데도 지원 대상을 늘리려면 개별사에 지원하는 예산을 줄일 수밖에 없다. 또하나는 사안별 지원 대상 신문을 선정할 때 문화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함으로써 정부 입맛에 맞는 신문사만 지원할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올해는 또 새로운 문제가 떠오르고 있다. 한국언론재단을 비롯해 신문발전위원회, 신문유통원 등을 통합해 다음 달 1일 공식출범할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이미 친정부 인사 위주로 구성된 데다 언론에 대해 직접 지원 대신 간접지원을 할 것으로 예상돼 언론을 장악하고 비판언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패악질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일이 하나라도 마무리됐느냐면 그도 아니다. 미디어법 개악은 헌재 판결 이후에도 전혀 바로잡을 기미가 보이지 않아 다시 법정으로 갔으며 지역신문 발전기금은 지원대상 선정 방식마저 정해지지 않았다. 지역신문법 개정안도 일당독재 국회에서 하세월이다.

새해라지만 전혀 새해답지 않은 우울한 아침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역의 미디어를 톺아보고 싶다. 그게 꿈이다.

디지로그

축구가 좋은 축구입니다.

2 Responses

  1. 실비단안개 댓글:

    정성인 기자님
    새해는 잘 맞으셨지요?
    인사가 늦었습니다.^^/

    다름이 아니고요,
    제 블로그를 갱블에서 빼 주세요.
    다른 무엇이 있는 건 아니고요,
    그게 제가 편안할 것 같으며,
    블로그를 유지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부탁드립니다.^^

  2. 크리스탈 댓글:

    올해는 새해 소망이 이루어지길 빕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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